[인터뷰] 배경은 KRPIA 회장, "신약 접근성 확대·가치 인정 절실"
"사후관리 및 지출구조 개선 등 정부와의 소통 이어갈 것"
"느린 신약 도입, 코리아 패싱 우려도 생길 수 있어"
입력 2024.05.23 06:01 수정 2024.05.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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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5주년을 맞이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의 15대 회장으로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가 선출됐다. 배 신임 회장은 다국적 제약사 출입기자 모임을 만나 15대 협회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 KRPIA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orean Research-based Pharmaceutical Industry Association, KRPIA)의 15대 회장에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배경은 신임회장은 1994년 제약업계에 처음 입문해 지난 30년 간 글로벌 제약사의 사업부 총책임자, 미국 지역 글로벌 프로덕트 디렉터(Product Director), 항암제 및 전무의약품 사업부 총괄 등의 경험을 쌓아왔으며, 한국노바티스, 젠자임 코리아의 대표이사직을 거쳐 현재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이자 한국·호주·뉴질랜드 제약 총괄 다국가 리드를 맡고 있다.

특히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에서는 이미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장 자리를 지키며, 회사의 백신사업부인 사노피 파스퇴르와 스페셜티케어 사업부의 일환인 사노피 젠자임 등을 단일 브랜드로 통합화는 과정을 주도하는 등의 활약을 보였다.

KRPIA에는 지난 2013년 이사진으로 선출된 이후 2015년 2월부터 부회장 일원으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오고 있다. 또한 2022년 이후부터는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보건의료 위원회(Healthcare Committee) 의장직도 역임하고 있다.

약업닷컴은 최근 삼성동에 위치한 연회장에서 맡은 임무가 많아도 너무 많아 매일 잠 잘 시간도 아껴가며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배경은 신임 회장을 직접 만났다.

그는 “현재 KRPIA는 해외경험도 많고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 대한 좋은 통찰력을 갖추고 있는 등 이전보다 강해졌다”며 “이영신 부회장을 비롯, 최인화 전무 등 훌륭한 멤버들을 주축으로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환자들이 폭넓은 혁신 신약의 치료 혜택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정부와의 긴밀하고 활발한 소통도 이어 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Q. 이번 KRPIA에서 지향하는 정책적 방향성은 무엇인가?
정부가 올해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신약 가치인정’이라는 문구가 처음으로 들어갔다. 신약의 혁신성 및 가치인정, 중증 환자의 보장성 강화 등 환자 접근성 향상의 토대가 만들어진 것 같아 좋은 출발이라 생각한다.

KRPIA가 지향하는 부분과 이번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공통점이 많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신약이 신속하게 공급되고, R&D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KRPIA는 폭넓은 해외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건설적인 제안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Q. 정부에 제안할 사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구체적인 부분이라면 두 가지가 가장 핵심적인 이슈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은 신약 도입이 여전히 너무 늦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같은 신약이 동일한 시기에 허가를 받아도 2~3개월 안에 보험이 급여되지만, 국내는 아무리 빨라도 18개월 길게는 2년이 걸린다. 보완사항까지 있다면 4~5년은 걸린다. 미국, EU 등 최초 허가 기준으로 1년 안에 한국에 도입되는 신약의 비율은 일본과 미국에 비해 매우 낮은 5% 수준이다.

신약을 환자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효성이 가장 중요하다. 또 항암제와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을 보면, 알려진 질환은 7천 개 정도지만 신약이 개발된 영역은 10%도 안 됩니다. 프랑스를 예로 들면, 신약이 개발되면 허가되자마자 정부와 약가가 협의되지 않더라도 빠르게 선등재 시키고, 사후에 평가하는 제도가 있다. 신속도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런 부분을 밴치마킹해야 할 것 같다. 국내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도도 시범사업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심사기간을 단축시키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을 광범위한 관점에서 면밀하게 봐야 할 것 같다. 도입이 시급한 약들에 대해서는 좀 더 넓은 관점을 갖고 신속등재 등의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신약의 가치인정’이다. 신약 개발의 역사는 30년 정도 됐고, 신약을 개발할 때 100만 개 중 한 개만 데스밸리를 통과해 출시되고 있다. 제약사들의 동기부여는 신약 가치를 인정받을 때 나오고, 이로부터 수익을 창출해 R&D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ICER 가치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등 약가정책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 2006년 선별등재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내 의약산업의 변화와 발전과 함께 국민들의 양질의 의료에 대한 요구도 또한 높아졌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신약가치가 인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내제약사들도 R&D 쪽으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험재정은 한정돼 있으니 구조적인 부분도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약품 신약 비중의 경우 해외에서는 전체 의약품 비중에서 신약이 60~70%인 반면, 한국은 10%도 안 된다. 작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보험재정의 전체 의약품 지출 비중 중 신약은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약제 복용, 클리닉 쇼핑 등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재조정해야 한다. 그래야 보험재정에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신약 예산책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재정이 유한하다 보니 신약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선 사후관리 강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사후관리는 전체 보험 재정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일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내 사후관리 시스템은 통합되지 않고, PVA,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사후관리 등 너무나 세분화돼 있어 이로 인한 중복적 약가인하가 자주 일어나는 실정이다. 사후관리는 필요하지만, 중복적인 부분은 탈피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시스템이 간소화돼야 예측이 가능해진다. 현재 정부는 PVA 등 약가에만 치중한 사후관리 제도를 운영하는데, 그로 인해 행정적인 부담도 높다. 경증질환 치료 대비 중증질환 치료에 건보 보장을 강화하는 등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해 시스템을 운영했으면 좋겠다. 너무 약가인하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우려도 있다.

국내 신속한 신약 등재에 대한 제도 및 정책적 개선 없이 사후관리 강화는 결국 또 다른 신약 접근성을 저해할 것이다. 예로 ICER 유연성 적용 등 획기적인 경평제도 개선이 현실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는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국내도입 활성하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경평면제제도의 확대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약가 정책에 관해서는 현재 본사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한국 약가를 참고하기 시작했으며, 더 많은 국가들이 한국 약가를 밴치마킹하고 있다. 한국 약가가 매우 낮은 실정이기 때문에 ‘우선 다른 나라에서 먼저 출시한 후 한국은 좀 더 지켜보자’며 국내 출시를 못하고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코리아 패싱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사후관리제도뿐만 아니라 경제성평가도 문제다. 신약 문제도 해결이 안 됐는데, 기존 의약품의 약가도 낮추게 되면 약가의 하향평준화가 이뤄지는 악순환이 될 것이다.

Q. 최근 의대증원 이슈 등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의 R&D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R&D 투자 관련해서는 임상시험 건수만 보더라도 서울이 항상 TOP3안에 들고, 국내 대형병원의 임상시험 연구능력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1상 임상시험 및 최초인체시험(FIRST-IN-HUMAN STUDY)의 경우, 회원사들이 매우 많이 유치하고 있다.

KRPIA는 48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국내 R&D 투자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2022년의 경우 국내 임상연구에 총 8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년 약 1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계속해서 R&D를 높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

다만 우려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규 환자들이 등록돼야 하는데 코로나 때와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 때에는 한국이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 신규 환자 등록율이 높았다. 아직까지는 협회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 계획은 없지만, 상황이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병원들도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임상시험이 다른 나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 협회 차원에서도 신규환자 등록 상황과 영향력 등 전반적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저희 입장을 개진할 수 있는 채널을 통해 우려되는 부분들을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Q. KRPIA 차원의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 계획이 있는지?
생각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참여할 수 있는 국내 기업만 500개고, 바이오테크 회사는 350개가 있다. 아직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으로 R&D를 하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 이노베이션에 있어 KRPIA 회원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 연구 단계(Early Research period)에서 글로벌 치료 영역의 R&D 리더들과 연결해서 중간데이터 피드백과 컨설팅이 이뤄지기도 하고, 시딩머니 형태로 이뤄지기도 하고, 컨셉이 만들어지면 기술 이전 형태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백신 쪽이 활발하다.

KRPIA는 이런 것들을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공동개발(co-development), 공동상품화(co-commercialization), 공동생산(co-manufacturing) 과정에서 이정표를 가지고 글로벌 기업과 국내회사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의 지속적인 파이프라인이 필요하고, 국내 제약사들도 글로벌제약사들의 노하우와 경쟁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서로 윈-윈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지난 3년간 48개 회원사 중 15개 회원사가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협회차원에서도 개별회원사가 아닌 보건산업진흥원이나 KOTRA와 함께 협업하고 있다. 명확한 계획이 생기면 더 자세하게 공유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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