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손발 끝 저릿저릿…‘말초신경병증’ 포기 말고 치료해야

당뇨병 합병증으로 흔한 '말초신경병증'…대상포진 및 말초동맥질환 환자도 포함될 수 있어

기사입력 2021-10-25 06:00     최종수정 2021-10-25 14:5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손·발저림에 대표적인 원인으로 말초신경병증이 꼽힌다. 현대인들에게 흔하게 알려진 ‘손목터널증후군’도 말초신경병증에 속한다. 그런데 최근 5년간 말초신경병증 환자 수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는 291만 8976명 ▲2017년 298만 4128명 ▲2018년 310만 1594명 ▲2019년 329만 3351명 ▲2020년 321만 2945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는 전년도에 비해 다소 주춤한 기세였으나 여전히 300만명 대를 웃돌고 있다. 이에 인제대부속상계백병 마취통증의학과 임윤희 교수에게 말초신경병증에 관한 진단과 치료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직접 물어봤다.

Q. 말초신경병증은 당뇨나 항암치료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것 외에 지목되는 원인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가? 

말초신경병증에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환자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통증학회에서는 대상포진 후에 신경통을 호소하는 경우나 동맥경화나 버거병과 같이 말초동맥질환과 관련해 허혈이 생겨 말초 신경이 손상된 사례를 자주 봅니다.

물론 외상이나 퇴행성 근골격계 이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신경이상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외상 후 신경병증이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고 진행되어 통증이 매우 심하게 생기고 동반된 이상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제2형으로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염 바이러스 또는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약물로 인한 말초신경계에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으며 그 외에도 질환과 관련하여 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는 말초신경병으로 판단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면 삼차신경통이나 당뇨성 신경병증에 따른 통증, 대상포진과 관련된 신경병성 통증 등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내과질환 중 폐쇄성 혈관질환과 관련하여 발생되는 통증 질환도 결국 허혈과 이로 인한 신경손상이 동반되므로 이에 대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암성통증의 경우에는 이것이 신경병성 통증요소를 함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통증의학과에서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말초신경병증 증상은 뇌경색이나 디스크와 같이 중추신경에 문제가 있어 말초신경이 둔해지는 것 또는 다른 통증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보인다. 말초신경병증은 어떻게 진단되며 다른 질환과의 차이점과 특징은 무엇인가?

말초신경병증은 대부분 임상적 증상으로 판단을 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잠을 잘 때 발이나 손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이상한 감각을 느끼고 장갑이나 양말을 끼고 있는 것 같이 감각이 떨어진다는 증상을 호소합니다.

중추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면 척추에서 나온 신경 중에서 하나의 신경에 문제가 생겨 신체의 특정 부위에서만 이상반응만 보입니다. 보통 엉덩이부터 다리 뒤쪽으로 다리가 당긴다거나 저린다는 증상은 말초신경에서 문제가 생긴 증상과는 다릅니다.

다만 디스크는 중추신경 보다는 말초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초신경병증과 유사한 양상을 보입니다. 오랫동안 신경이 눌리고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방치되다 보면 신경 자체에서 변성이 생깁니다. 외상이나 퇴행성 변화에 의한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진행되어 신경근병증(radiculopathy)이 확인되는 경우나 수근관 증후군에서 정중신경병증이 확인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죠. 

Q. 원인이 불명확한 만큼 말초신경병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스펙트럼도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 

말초신경에 손상이 생기는 기준을 크게 나눠보면 신경에 직접적인 물리적인 손상이 있거나 다른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과 같이 간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로 들어 흔하게 볼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도 결국 따지고 보면 손목 터널 사이로 지나가는 신경이 외부의 압력으로 눌려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신경에 이상이 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초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는 기저질환이나 외부적인 환경에 따라 말초신경병증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죠.

Q. 말초신경병증 환자에 처방하는 진통제 내지는 항경련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말초신경병증을 치료하려면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해야 하겠지만 암, 당뇨와 같이 당장 주원인을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 보니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적 치료가 주를 이룹니다.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는 말초신경병증 환자의 경우 진통제를 처방하지만 반대로 감각이 무뎌지는 환자분들은 칼슘채널차단제를 처방합니다. 대표적으로 리리카 캡슐(프레가발린) 또는 뉴론틴 캡슐(가바펜틴)와 같은 약물이고, 항경련제를 비롯해 SSRI 항우울증 약물도 말초신경병증 증상 완화에 사용됩니다.

말초신경병증의 특징이라면 이질통, 감각이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신경병에서 발생하는 신경의 과흥분이나 이상흥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의 치료를 위해 항경련제를 많이 이용하는데 주로 나트륨 채널을 억제하는 약물들이 이에 해당하고 실제 이런 약물 중에 3차신경통의 치료에 1차 약으로 카바마제핀(제품명; 테그레톨)이 이용되기도 합니다. 항경련제로 분류되어 이용중인 가바펜타노이드 계열의 경우 칼슘채널의 알파 2 델타 서브유닛에 결합하여 신경세포내로의 칼슘 유입을 차단시켜 결과적으로 신경흥분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현재 이 가바펜타노이드는 가장 흔히 이용되는 치료제로 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항우울제가 보조적으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항우울제의 효과는 세로토닌이나 노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차단함으로써 통각신호에 대한 하행성 억제경로의 강화와 척수 내 신경흥분물질의 분비감소로 신경의 흥분을 줄여주며, 또 감정적인 부분을 제어함으로서 이와 관련된 통증의 강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삼환계 항우울제나 SNRI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항우울제나 항경련제를 치료에 사용한다고 환자들이 왜 이런 약을 쓰는지 거부감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일련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통증 조절을 위해서는 진통제의 이용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 일반적인 소염진통제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준마약성제제를 이용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마약성진통제 처방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마약성제제의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1차 약으로는 절대 권하지 않으며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과 같이 통증이 매우 극심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외용제제로 캡사이신 연고나 리도카인 마취제를 이용하여 통증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 뿐 아니라 통증 조절을 위한 신경블록이나 파괴술, 척수신경자극기나 척수강내 약물 주입기 삽입술 같은 보다 다양한 방법의 통증조절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Q. 말초신경병증 치료에 최신 트렌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최신 지견도 중요하지만 이 질환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우선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고, 원인이 치료로 해결이 가능하다면 우선 원인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수근관 증후군의 경우 신경을 압박하는 수근관의 압박을 해소시켜 주는 것 또는 종양 등에 의한 신경압박이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 이의 제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당뇨합병증에 의한 신경병증이 발생한 경우 우선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혈당 조절을 해야 합니다. 또 그 외 다른 전신성 질환과 동반된 합병증으로 말초신경병이 발생했다면 원인이 된 전신질환을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원인이 제거 되었다 하더라도 신경손상이 진행되어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로는 신경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위에 언급한 항경련제, SNRI, 삼환계 항우울제(TCA)를 단독 이용하고 이것이 효과가 없거나 미진할 경우 복합처방을 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말초신경병이라고 해서 반드시 감각이상이나 통증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운동기능의 장애나 장기의 기능장애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과 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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