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뷰티
K-ODM 업계, '항노화'로 미래 전략 설정
안티에이징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항노화'가 인기다. 국내 대표 ODM 기업들은 노화의 근본 원인을 연구하고, 세포 단위에서 노화의 흔적을 되돌리거나 없애는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코스맥스는 단순 안티에이징 화장품이 아닌 피부 노화 원인 규명과 노화 '인자' 감소에 적합한 화장품을 개발하는 것이 피부 항노화에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항노화 원료 및 화장품을 회사의 미래 전략으로 점 찍고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코스맥스는 최근 정밀의료 기술 기업 베르티스와 피부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학)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새로운 항노화 물질과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나섰다.프로테오믹스는 단백질을 이용해 다양한 인체 지표를 측정하는 학문이자 기술로, 화장품 업계에선 개인 피부 진단과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코스맥스는 베르티스와의 함께 피부 단백체 분석 기술을 정립하고, 데이터베이스 축적을 통해 개인별 노화 원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베르티스가 보유한 7000종 이상의 펩타이드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새로운 항노화 기능성 물질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이에 앞서 코스맥스차이나는 '생합성 레티놀 성분 독점 활용'을 위해 중국 신하이생물과학기술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코스맥스는 생합성 레티놀 활용 안티에이징 화장품 연구와 친환경 화장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레티놀은 주름 개선 및 항노화에 도움을 주는 슬로우에이징 기능성 성분이다. 코스맥스가 확보한 생합성 레티놀 기술은 친환경 바이오 기술로 레티놀 합성 과정에서 화학 성분을 배제해, 기존 레티놀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피부 자극을 낮출 수 있다.코스맥스는 신규 레티놀 소재를 차세대 안티에이징 대표 성분으로 육성하고, 새로운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선보일 계획이다.코스맥스 관계자는 "수분과 미백부터 자외선 차단까지 화장품의 기본적인 기능은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항노화 원료 개발은 화장품 시장의 핵심 미션"이라며 "코스맥스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고도화와 단백질 맞춤형 화장품 개발 등 신소재 개발은 물론 소재를 더 효과적으로 피부에 전달할 수 있는 피부 전달체 기술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21일 말했다.한국콜마는 노화의 원리를 파악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국산 소재를 통한 항노화 화장품 개발에 집중한다. 특히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업계 선두권 기업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최근 한국콜마는 한국 자생 식물인 꼬리조팝나무에서 항노화 효과를 발견하고, 그 추출물을 활용한 소재 개발에 나섰다. 이 얀구는 국제 SCI급 학술 저널 '내추럴 프로덕트 커뮤니케이션((Natural Product Communications)'에 실렸다.꼬리조팝나무에서 항노화 기능을 확인한 것은 화장품 업계에서 한국콜마가 처음이다. 과거 관절염이나 타박상 치료 목적으로 쓰인 전통 약재 식물인 꼬리조팝나무의 추출물은 하이페로사이드 성분으로 인해 항산화, 항염증, 주름개선 등 여러 피부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앞서 한국콜마는 여드름균과 피부 노화의 연관성을 전 세계 최초로 규명하기도 했다.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경북대학교와 함께 진행한 연구를 통해 한국콜마는 나이가 들수록 여드름균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SCI급 국제 저널인 ‘마이크로오가니즘(Microorganisms)’에 게재됐다.한국콜마는 여드름균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해, 유익한 여드름균의 양을 늘려주는 성분을 전달하는 전달체와, 이를 잘 스며들게 할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한국콜마 관계자는 “여드름균과 관련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의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제품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인기가 높은 만큼 한국 고유의 원료를 담으면서도 효능은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코스메카코리아는 항노화를 넘어 노화를 거스른다는 개념인 '역노화'까지 나아갔다. 역노화는 일반 야마자카 신야 교수가 세포 역분화 인자를 발견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을 발단으로 시작된 연구 트렌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노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역노화 소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그 일환으로 코스메카코리아는 화장품 소재 기업 라비오, 항노화 연구 전문가 경희대학교 황재성 교수와 함께 '세놀리틱(Senolytic)' 기반 항노화 화장품 소재 개발에 나섰다.세놀리틱은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노화를 지연하거나 예방하는 차세대 바이오기술이다. 기존 화장품 소재처럼 주름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노화의 근본 원인인 세포 수준에 직접 작용하는, 근본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코스메카코리아와 라비오, 황 교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효능 연구부터 소재 개발, 제품화까지 항노화·역노화 화장품의 전 주기를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라비오는 황 교수와 함께 자체 구축한 세포 기반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수백종의 천연 유래 물질과 복합소재의 세놀리틱 효능을 평가한다.코스메카코리아는 이 중 유망 후보 물질을 선별해 안정화 및 제형 개발을 통해 실질적 화장품 원료로의 상용화를 추진한다. 확보된 물질의 작용 기전을 분석하고 국제 학술지 논문 발표도 전개할 예정이다.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뷰티 시장을 주도해 가는 MZ세대가 30대와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슬로우에이징 케어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항노화 소재는 특히 노화에 대한 메커니즘 연구와 함께 병행해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 기관과의 연계,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연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