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풀은 논두렁 또는 냇가 근처나 습기 있는 양지바른 빈터에 무리지어 자라는 한해살이풀로서 콩과식물에 속한다. 줄기가 30-60cm 정도 자라는 작은 식물로서 잔털로 덥혀있고 가냘프다는 인상을 준다.
차풀의 잎은 새의 깃털처럼 15-35쌍 정도의 기다란 작은 잎이 잎맥을 중심축으로 조밀하게 서로 마주나 있어서 예술작품처럼 예뿐 모습에 감탄을 자아낸다. 이러한 잎의 모양을 전문용어로 짝수깃모양겹잎(偶數羽狀複葉, 우수우상복엽)이라 한다.
해가 지고 나면 밤에는 마주 보고 있던 작은 잎이 서로 포개진다. 포개진 모습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남녀가 부둥켜 않고 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차풀의 꽃말은 ‘연인’이다.
이처럼 잎이 포개지는 식물 중에 자귀풀과 자귀나무가 있다. 자귀나무는 합환목(合歡木)이라 부르기도 한다. 꽃은 늦여름인 7-9월에 잎겨드랑이에 짧은 꽃자루를 가진 노란 꽃이 1-2 송이 핀다. 꽃받침은 5개로 피침형이고 꽃잎 5개, 수술 4개 그리고 암술 1개이다. 꽃이 지고 나면 납작하고 기다란 꼬투리 열매가 열리며 겉에는 털이 많고 씨는 네모지고 검다.
차플은 농가에서 잡초 정도로 인식해서 제거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동물사료 등 쓰임새가 많은 자원식물이다. 콩과식물인 관계로 척박한 땅에도 잘 자란다. 식물에서 질소는 인 칼륨과 함께 3대 영양소 중의 하나로서 매우 중요한 비료성분이다.
이 세 가지 성분이 골고루 섞인 비료가 양질의 비료다. 콩과식물에는 뿌리에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서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고정시켜 질소화합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작용을 질소동화작용이라 하며 스스로 질소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에 농촌에서 콩밭에는 특별히 질소비료를 주지 않아도 콩 농사가 잘 되는 이유이다.
차풀을 며느리감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옛날에는 차(茶)가 충분치 않아 차풀 말린 것을 차대용으로 이용했기에 차풀이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고 전한다. 말린 것을 검게 변할 정도로 가마솥에서 볶으면 커피 못지않게 향기와 맛이 난다고 한다.
어린 순은 쓴맛이 없음으로 데친 후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속명 카시아(Cassia)는 희랍어로 콩과식물이라는 뜻이다. 한방에서는 건조한 줄기와 잎을 산편두(山扁豆) 또는 산다엽(山茶葉)이라하고 뿌리를 산편두근(山扁豆根) 씨앗을 산편두자(山扁豆子)라 하며 산편두자는 눈을 밝게 한다는 결명자 대용으로도 사용한다.
산편두는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 이뇨장애에 효능이 있어서 이뇨제로 사용되며 열을 내리는 해열작용, 만성변비, 황달에도 사용한다. 특히 체중감량에 효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서양에서는 체중감량 용 건강기능식품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방분해효소 억제작용으로 인해 지방이 분해되지 않아 섭취된 지방이 흡수되지 않고 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알려진 성분으로 에모딘(emodin), 안스라키논(anthraquinone) 유도체가 있다.
차풀을 닮은 식물 중에 자귀풀이 있다. 생김새, 자생지, 꽃 피는 시기, 쓰임새가 모두 닮은 관계로 혼돈해서 이름을 바꿔 부르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자귀풀도 습기가 있는 곳에 잘 자라며 꽃 피는 시기와 꽃모양이 비슷하고 꽃 색도 노랑으로 동일하다. 쓰임새도 차풀처럼 차대용으로 사용한다.
차이점은 자귀풀이 조금 크다는 정도이고 줄기 속이 비어있고 마디가 있다. 차풀은 줄기 속이 비어있지 않고 마디가 없다. 자귀풀에는 잔털이 없지만 차풀은 줄기와 열매에 잔털이 있다. 꽃모양에서 자귀풀은 나비모양이고 수술의 수에서도 차이가 있어서 자귀풀은 10개 이고 차풀은 4개이다.
씨 모양도 차이가 있다. 차풀의 씨앗은 네모지고 검다. 자귀풀은 씨앗이 계란모양으로 둥글다. 남미에서 귀화한 식물인 미모사도 차풀과 닮은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