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오후 2시경, 38세의 산모가 엠뷸런스에 실려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산모 남편에 의하면, 현재 임신 32주째인 산모는 집에서 점심을 먹고 안정을 취하던 중 갑자기 10 여분 간 generalized tonic clonic seizure (전신성 강직 강대성 발작)이 일어 났고 발작이 멈춘 후 수 분 동안 자신에게 일어났던 발작을 기억 못하는 post ictal phase (발작후 기억 상실)과 함께 얼굴 왼쪽 부위 마비(Bell’s palsy) 증상을 경험하였다.
이번이 세번째 임신으로, 20살 첫번째 임신 기간 중gestational diabetes(임신 당뇨병)이 생긴 후부터 지금까지 sulfonylurea 계통 혈당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역시 첫번 째 임신 중 생긴 preeclampsia (전자간증)으로 인해 임신 기간 중 혈압을 규칙적으로 체크해 왔는데 오늘 아침 수축기 혈압은 165 그리고 확장기 혈압은114로 나왔다고 한다. 또한 산모는 응급의에게 말하기를, 지난 몇 주 동안 산발적으로 Bell’s palsy를 경험하고 있다고 하였다.
응급실 도착 후 산모는 정신 혼동(altered mental status)이나 시야 이상(abnormal vision) 음성 반응을 보였으며, 손발 부종(edema)과 proteinuria(단백뇨) 검사에도 음성으로 나오는 등 검사 결과 (physical examination and lab results)는 정상으로 나왔지만, 응급전문의는 산부인과 전문의를 호출하여 상의한 결과, 환자의 현재 상태를 eclampsia 로 진단하고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속히 제왕 절개 수술이 필요함을 환자에게 설명하였으며 산모와 남편의 동의를 얻은 후 산모을 산부인과 수술실로 이송하였다.
간질 방지 (seizure prophylaxis) 를 위해, 응급실에서 magnesium sulfate (황산 마그네슘) 6 그램을 bolus로 30분안에 투여한 후 시간당1그램을 투여 (continuous intravenous infusion)하였다. 또한 수술 후 24 시간 동안 황산 마그네슘 지속적 투여를 산부인과 전문의는 처방하였다.
임신 전 혈압이 정상이었던 산모가 임신20째주가 넘어서면서 혈압이 140 (수축기) /90(확장기) 이상으로 올라가는 증상을 gestational hypertension(임신 고혈압)이라 하는데 이때 혈압 상승과 함께 여러 이상 증상을 동반할 경우 이것을 preeclampsia (전자간증)라고 한다. 만약 preeclampsia 환자에게 발작 증상(seizure)이 나타나면 이것을 eclampsia (자간증)이라 한다 (Eclampsia = Preeclampsia + Seizure).
전자간증(preeclampsia) 동반 증상을 살펴보면, proteinuria (단백뇨), edema (부종), 시야의 흐려짐(blurred vision), 빛에 민감함 (light sensitivity), 순간적 시력 상실 (temporary loss of vision), 심한 두통, 복통, 구토증(nausea/vomiting),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뇨 배출양 감소 (decreased urine output), 호급 곤란증 (respiratory distress), thrombocytopenia (혈소판감소증), 간의ALT/AST 효소의 수치 증가이다.
혹 산모가 이전 임신 기간 중 preeclampsia 병력이 있거나, 당뇨, 편두통, 다산 (multiple pregnancy), 비만, 고령 임신(40세 이상)일 경우 eclampsia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preeclampsia 초기 발견 실패 또는 약물 과 바이오피드백 (biofeedback)등을 이용한 혈압 상승 조절이 효과적이지 않다면, 임신고혈압 (gestational hypertension)은 산모의 신장 또는 다른 장기 기관 손상을 야기시켜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인 해 (morbidity/ motility)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산부인과에서는 조산(preterm labor)이 아니라면 유도 분만을 시도하거나, 위의 산모와 같이 상태가 심각하여 (eclamptic seizure) 시간적 여유가 없을때는 제왕 절개를 시도하는 것이 산모와 태아를 위한 현재까지 알려진 최선의 방법이다.
황산마그네슘 (magnesium sulfate)는 임상 현장에서 자간증 치료/예방 외에 다양한 적응증에 사용되고 있다. 병원마다 정해놓은 magnesium protocol에 의해 혈중 마그네슘이 일정치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일회성 또는 산발적 정맥 투여(intermittent infusion)를 하여 hypomagnesemia를 치료/ 예방한다. 임상적 무증상일 경우(asymptomatic) 산화마그네슘(magnesium oxide) 이나 염화 마그네슘(magnesium chloride) 경구 투여가 가능하지만 심할 경우에는 근육 주사나 정맥 주사로 4 그램내지 8 그램까지 사용한다.
Eclampsia 적응증 외에 산부인과에서는 황산마그네슘을 tocolytic (분만 지연제)로도 빈번히 사용한다. 태아의 폐가 정상 발육(lung maturation)이 미처 되기도 전에 조기진통이 시작되는 preterm(premature) labor일 경우(보통 임신 37주 전), 산모에게 황산마그네슘을 투여하여 분만을 48 시간에서 최대 7 일까지 지연시킬 수 있다.
분만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킴으로써 (1) 상태가 중한 산모를 산부인과 전문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간적 여유를 얻는 동시에 (2) 태아의 폐기능 성숙(pulmonary maturity)을 촉진시키기 위한 스테로이드제(antenatal corticoids) 투여를 가능하게 하여 미숙아의 RDS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황산마그네슘의 acute tocolysis 사용에 대한 적응증은 아직까지는 FDA 정식 승인이 안된 off label use (오프 레밸)이다. 황산마그네슘과 함께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많이 쓰는 또 다른 tocolytic는 기관지 확장제로 쓰이는 terbutaline 인데 이 또한 오프레벨 적응증이다.
실제 응급 상황에서는, 조기 진통을 시작한 산모가 triage에 도착하면, 혹 산모가 특정약에 민감한지 여부 (drug allergy), 증상의 현재 상태 및 심각한 정도 (clinical status and severity), IV line accessibility (정맥투여 가능 여부), 약의 부작용 (혈압, 전해질 이상 야기)등을 고료하여 적절한 tocolytic 을 선정한다.
Tocolytics 사용은 preeclampsia나 eclampsia가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을 신중히 고료해야 할 것이다. 미숙아의 lung maturation을 위하여 tocolytics을 이용한 분만 지연 시도는 곧 시간 지연으로 인해 eclampsia산모와 태아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결국은 benefit vs. risk (어느정도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효과를 최대한 얻음)를 고려한 산부인과 전문의의 임상적 판단일 것이다. 위 산모의 경우 황산마그네슘을 투여하였다 하더라도 곧 제왕 절개 수술을 하였기에, 이경우 황산마그네슘은 eclampsia의 치료와 예방에 쓰인 임상 케이스라 할 수있다.
덧붙여 황산마그네슘은, 심장이 빨리 뛴다고 응급실로 달려온 ventricular tachycardia (심실 빈맥)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다. 응급실에서 실시한 ECG 검사 결과가 torsades de pointe 로 나온 경우이다. 또한 흔히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근육통 완화에 쓰이는 soaking aid (물에 풀어서 사용)제제가 바로 황산마그네슘이다. Epsom Salt라고 흔히 불리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