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쌍꺼풀 수술을 하는 이유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기자 @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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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쌍꺼풀 수술은 성형수술의 대명사로 존재한다. 그런데 성형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쌍꺼풀 수술은 별로 없고 코 수술이나, 가슴 수술, 지방 흡입 등이 많다. 인류 최초의 성형은 잘려진 코를 복원해주는 수술이었으니 성형의 대명사는 쌍꺼풀이 아니라 코 수술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유독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쌍꺼풀 성형이 많은 이유는 뭘까?

1950년대 전쟁 이후 서방국가들에게서 원조를 받았던 한국에게 미국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한국에 주둔해 있는 미군들을 위해 공연을 하거나 장사를 하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백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쌍꺼풀을 만드는 수술이 시도되었다. 미국에서도 아시아계 이주민들이 미국 주류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백인들의 외모를 흠모해 쌍꺼풀을 가지고 싶어 했다는 해석이 있다. 썩 달가운 의견은 아니지만 그 시대에 백인에 대한 선망과 열등감이 잠재해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60년, 70년대에 영화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미인들이 나타났는데 이 당시 활동했던 배우들을 보면 거의 다 자연산의 아름다운 쌍꺼풀을 가지고 있다. 한국 여성이 선천적인 쌍꺼풀을 가진 경우는 30%도 채 안되고 아직 수술로 만든 예쁜 쌍꺼풀이 등장하기 전이었으므로 결국 이때부터 소수의 ‘미인’=흔하지 않는 ‘쌍꺼풀 소유’가 공식처럼 굳어지게 되었다. 사실 쌍꺼풀이 없어도 눈 자체가 크고 눈두덩이 적당하고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긴 눈매를 갖추고 있다면 꽤 아름다운 눈에 속하겠지만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눈 성형이 재미있는 것은 쌍꺼풀 수술 하나 만으로 인상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갓 스무 살이 된 대학생이 있다. 눈두덩이 두꺼워 눈이 시원스럽게 떠지지 않으니 습관적으로 눈썹을 치켜 뜨게 된다. 그래서 아직 젊은데도 이마에 주름이 잡혀있다. 그에게 쌍꺼풀 수술을 해주니 눈이 20%커지는 대신 눈과 눈썹과의 거리는 20%가 좁혀졌다. 그리고 이마는 8%가 늘어났다. 이렇게 쌍꺼풀 수술 하나 했을 뿐인데 상안면부위의 수치와 비율이 다 바뀌어 균형감과 인상이 달라진다.

만약 그가 수술을 하지 않고 60살이 되었다면 얼굴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 눈두덩은 점점 무거워지고 눈썹은 계속 치켜 뜨니 이마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하루에도 수천 번씩 자극이 가서 피부가 늘어난다. 눈과 눈썹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지고 눈은 더 작아 보인다. 만약 이 사람이 60에 쌍꺼풀 수술을 하게 되면 일시에 눈과 눈썹 사이는 50%이상이 줄어들고 이마는 30%가 늘어난다.

하지만 눈을 치켜 뜨는 잘못된 습관으로 3,40년을 살면서 늘어난 피부는 줄어들 수 없어 고스란히 주름으로 남는다. 그래서 이때는 주름제거 수술을 같이 해주지 않으면 눈은 커졌는데 주름은 도드라져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그러므로 기왕 할 수술이라면 하루라도 젊었을 때 하는 것이 좋은 인상을 위해서나 경제적인 면에서 더 낫다.

쌍꺼풀을 가진 사람이 예뻐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쌍꺼풀 수술을 하면 눈동자를 가로막았던 눈꺼풀이 마치 커튼 열리듯 젖혀지면서 눈이 시원스럽게 드러나고 눈의 표정이 살아나 한결 생기 있어 보인다. 그리고 속눈썹 뿌리가 눈꺼풀 살에 눌리지 않고 밖으로 뻗어나가니 속눈썹도 길어 보인다. 또한 기능적으로도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걸 막아주고 나이가 들었을 때 눈 주변이 짓무르는 문제를 해결해준다.

쌍꺼풀 수술을 안 해도 예쁜 눈은 많지만 쌍꺼풀 수술을 해서 못생겨지는 눈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수술이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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