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리먼브라더스 파산사태 후 금융시장 전망과 대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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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8-12-02 17:57

이 컬럼을 통해 많은 약사분들께 보다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하실 기회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많은 재테크 정보들을 접하면서 빠지기 쉬운 “이렇게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의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건강한 부를 축적하실 수 있는 내용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사례> 대학을 졸업하고 한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30대 중반의 약업인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고 아내는 전업주부입니다. 아직 내 집 마련을 못하고 있고 30평대 아파트에 전세 1억 5천만 원짜리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셋집을 전전하여 살고 있는데 이제는 아이들도 커가고 해서 내 집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괜찮은 아파트 분양 일정이 잡혀 있어 청약을 할까 합니다. 현재 금융자산이 약 1억 정도 가지고 있어서 약간의 대출금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뉴스를 보니 미국에서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닥쳐온다고 하는데 과연 집을 사는 것이 좋은지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다들 "집은 부담스럽더라도 저질러야 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되는 것인지 걱정입니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신청을 한 것은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비록 1969년 이후로 리먼 패밀리가 직접경영에서 손을 뗐다고는 해도 리먼브라더스는 WASP(백인 앵글로색슨계 개신교)와 함께 월스트리트를 양분하는 독일계 유태인계열의 투자은행들 중 골드만삭스와 함께 대표주자로 군림해 왔음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무서운 이유

첫째, 파산과 함께 리먼브라더스의 주식과 채권, 둘 모두 가치가 '0'으로 바뀐다. 혹시라도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주식을 가지고 있던 개인들과 펀드들은 이것으로 많은 돈을 잃을 것이다.

둘째, 사실은 첫번째는 약과이고 그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드디어 은행들을 구해줄 '총알'이 바닥났다는 간접적인 증거이기 때문에 이번 일이 무서운 것이다.

겉으로는 지난번에 8,000억 달러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돈으로 프래디 맥과 패니매 은행을 인수한 이후 더 이상 금융시장을 구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겉모습이고 실제로는 이제부터는 파산하는 은행은 미국 정부가 더 이상 구해줄 능력이 없어진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과는 몇 가지로 나타나게 된다.

(1) 미국의 은행들이 공포에 휩싸인다. 그 증거는 일요일 오후까지도 리먼의 구제가 일어나지 않자, 또 하나의 대표적 투자회사인 메릴 린치가 일요일 저녁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인수되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더 이상 구해주지 않는다, 못한다'라는 눈치를 채고 결국 다른 은행에 헐값에 스스로를 팔아넘기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은행들이 수없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미국 은행들은 이번 일로 모두 투자 기피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월스트리트 은행들의 미래가 대단히 불안해진 것을 눈치 챈 세계의 투자자들이 일제히 미국 금융주로부터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투자펀드들도 일제히 매도로 돌아설 것이고 어쨌든 월스트리트 투자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는 전 세계의 펀드에 대한 대폭 매도가 연일 계속될 것이다. 물론 미국 정부가 다시 한번 주식시장 구제 대책을 들고 나올 수도 있겠지만, 미국 은행들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이미지는 많이 변할 것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은행들 사이에 대규모의 합병 인수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사태를 잘 관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이 상황 속에서 큰 이득을 내는 사람도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짧은 시간에 회복이 일어나느냐, 또 그렇지도 않다. 이번 기회에 지난 20년간 계속되었던 '그림자 금융'이 드디어 붕괴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년간 월스트리트의 급성장을 주도했던 것이 바로 그림자 금융이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이번 일의 심각도를 이해할 수 있다.

(3) 미국인들의 은행에 대한 신뢰가 없어져 소위 '뱅크 런'이라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망할 것 같다'는 소문이 도는 은행에서 개인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의 소위 S&L 위기라는 것으로부터 25년 만에 보는 희귀한 현상일 것이다.

(4) 장기적으로는, 결국 어쩔 수 없이 미국 정부는 불안한 증시를 구제하기 위해 이자율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는 유리할 상황이 전개될 지도 모른다. 원화 환율이 다시 1,100원대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세계의 인플레가 다시 심해지기 시작할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유동성의 공급으로 금융장세가 도래할 수도...

이번 금융위기와 관련해 무려 7,000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 금융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7,000억 달러라면 전 세계 인구를 대상으로 1인당 100달러씩 나눠가질 수 있을 만큼 천문학적 규모다. 여기에 지난해로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이후 시장에 이미 공급된 유동성 규모만 해도 엄청나다. 결국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금융업계가 유대계로의 재편과 함께 정부의 천문학적 유동성 공급이 동시에 유도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2가지를 생각에 볼 수 있다.

첫째, 유대계로의 금융재편이 이번 금융위기의 또 다른 이면이라면 결국 현재의 금융위기는 극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재편이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역으로 증시에 대한 강력한 호재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의 해결에 있어 분명한 구심점이 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금융위기는 파국으로 치 닫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또한 새로운 구심점을 바탕으로 금융권 체질개선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금융권 부실정리와 재편이 마무리되면 역으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반으로 작용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금융권 재편 과정은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원조까지 이끌어내고 있어 성공적인 체질개선으로 연결될 여지가 많다. 과거 한국에서 IMF를 거치며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성공적인 금융권 재편이 만들어졌던 상황과 그 전개과정이 유사하다.

둘째, 유동성 장세의 출현 가능성이다.

1998년도 미국은 롱텀캐피탈로 인해 금융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때 역시 롱텀캐피탈에 대한 구제 금융안이 발표되었으며 1998년 9월이 지나면서 다우존스지수가 10,000포인트를 돌파하는 유동성 흐름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의 구제 금융안에 따른 유동성 공급의 규모는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이번에 도출되는 7,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까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투입된다면 시차를 두고 강력한 유동성장세가 출현될 여지가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증시에 있어 하락요인으로 작용되었고 또한 현재도 최대 불안요인중 하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볼 때 이번 금융위기는 파국을 암시하는 시그널이기 보다 향후 증시의 강력한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역발상의 논리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급등락 장에서 단기 수익률을 노리고 거치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저가 매수와 적립식 투자를 염두에 둔 분산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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