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사프란
Medicinal Plants from the B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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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8-02-20 09:14

지난해 (2007) 9월 미얀마의 승려들이 주동이 된 반정부 시위 때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동남아 승려들의 승복(僧服)의 색상인 선황색의 사프란에 착안, 이번 사태가 미얀마 내 정권교체를 가져온다면 사프란 혁명(Saffron Revolution)이 될 것이라 진단한 기사가 생각난다. 사프란은 붓꽃과에 속하는 사프란(Crocus sativus)이란 약용식물이며 일명 蕃紅花라고도 부른다.

구약전서 아가 4장 14절에 「나도와 번홍화와 창포와 계수와 각종 유항목과 몰약과 침향과 모든 귀한 향품이요, nard and saffron, calamus and cinnamon, with every kind of incense tree, with myrrh and aloes and all the finest spices」또 구약전서 이사야 35장 1절에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The desert and the parched land will be glad ; the wilderness will rejoice and blossom. Like the crocus,」위의 아가 4장 14절에 나오는 Saffron은 성경에서 단 한번 나오는 낱말로서 고대 유럽에서 널리 재배되어 온 사프란의 영명이고 중국語로 蕃紅花라고도 하는데 번홍화 보다는 잘 알려진 사프란으로 개정하는 것이 좋고 또 Aloes는 침향이 아니기 때문에 알로에로 바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이사야 35장 1절에 있는 Crocus이다. Crocus는 사프란의 학명(學名)인 Crocus sativus의 속명(屬名)이다. 따라서 Crocus는 백합이 아니라 위의 사프란을 뜻한다. 백합의 영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Lily가 아닌가, 때문에 「백화같이」가 아니라 「사프란과 같이」로 바로 잡아야 한다. 일본성경도 사프란으로 되어있다.

사프란은 지중해(地中海)연안으로부터 인도에 이르는 지역이 원산이며 약용 또는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하는 다년생 초본(草本)이다. 구경(球莖)은 직경 약3cm이며 가을에 가는 잎이 여러개가 다발로 되어서 나온다.

잎의 주맥(主脈)은 백색이고 화경(花莖)은 10cm 정도이며 꽃은 1~3개이며 향기로운 꽃이 10~11월에 세 잎의 사이에서 핀다. 화관(花冠)은 자색으로 깊게 갈라진다. 암술의 끝은 선명한 황적색(黃赤色)이다.

약학에서 사프란 꽃의 화주(花柱)와 주두(柱頭)를 모아 사프란(蕃紅花, Croci Stigma)라고 한다. 사프란 건조한 것 1온스(28.35g)를 모으는데 최저 4,000개의 암술이 필요하다. 약효성분은 Carotenoid 색소그룹인  -,  -,  -Carotene를 비롯하여 Crocin, 고미성분인 Picrocrocin, 방향성분인 Safranal 등 다양하다. 옛날부터 사프란은 진정, 진통 및 통경약(通經藥)으로 사용해 왔으며 그밖에 황색염료, 과자와 식품의 향료, 그리고 황색염료의 원료가 된다.

중국의 고전(古典), 本草綱目에는 사프란을 蕃紅花, 藏紅花로 기재되어 있으며 호흡장해, 구토, 오한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어혈, 월경불순, 갱년기 장해 등에 사용한 역사가 깊다.

최근 암술에 함유된 Crocin 색소성분에 중추신경의 활성화, 기억력의 증강 등의 작용이 밝혀졌다. 즉 Crocin을 투여한 쥐는 알코올에 의한 기억장해가 개선되었고 기억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海馬)의 전기신호의 활성도 투여한 Crocin의 양이 많을수록 커진다는 연구보고가 나왔다.

이런 연구결과로 현재 Crocin, 은행잎 엑스, Vitamin E 등을 배합한 이른바 "健腦食品"도 개발되었다.

사프란과 비슷한 약용식물에 국화과에 속하는 홍화(紅花, Carthamus tinctoria)가 있다. 붉은 색의 꽃에서 색소를 채취하여 견직물(絹織物)의 적색염료로서 시리아, 이집트 등 성지지역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에 성경에 나오는 사프란에 관계되는 가능성도 있다는 설도 있다.

이집트에서는 미이라를 매장할 때 입히는 수의(囚衣)를 홍화의 색소로 염색했다는데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희랍신화에 의하면 Krokos라는 미남청년이 Smilax라는 미녀에 빠져 짝사랑하다가 죽어서 그가 변신한 꽃이라고 전해졌고 또 가우카소스산에 갇힌 프로메테우스에서 나온 꽃이라고도 한다. 로마사람들은 욕조나 연회석(宴會席)에 사프란을 뿌려 그 향기를 즐겼다고 한다.

사프란은 연애, 마술, 그리고 죽음과 인연을 맺은 꽃이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이나 청춘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영국에는 12세기 헨리1세때 십자군(十字軍)의 손에 의해서 반입되었고 당시의 여군들이 염발료(染髮料)로 남용하였기 때문에 금지령이 내렸다는 고사(故事)도 있다.

 고대 유럽 사람들은 사프란과 포도주를 섞어서 극장바닥에 뿌리기도 하였고 또 결혼의 피로연에도 많이 사용하였다. 동양에서는 향수(香水)로도 사용했으며 집에서 손님을 맞이할 때 손님의 의복에 살포(撒布)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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