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면서
종교문학의 불멸의 명작이며 특히 기독교 문화의 중축인 聖經에는 많은 식용식물, 약용식물 등이 성구(聖句)속에 등장한다. 문헌에 의하면 초본(草本), 목본(木本)에서 균류에 이르기까지 230여종이 전해지고 있다.
이상의 식물 중에서 현대 약학적 접근으로 약용식물의 범주에 속하는 것을 한글판, 영문판 및 일어판을 비교 검 토 하면서 그 이동(異同)을 논하며 오류(誤謬)를 검토하고 또한 그 약용식물에 대한 약학적 해설과 더불어 얽힌 신화(神話)와 전설을 소개하는데 본 연재의 의의를 두고자 한다.
필자는 기독교문화의 발상지인 성지 일대의 현지식물을 관찰한 경험이 없고 다만 성경 관련문헌을 중심으로 엮어 간다는 것을 미리 일러 둔다.
성경에서 맨 처음 나오는 약용식물은 구약전서 「창세기 3장 7절」에 나오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무화과나무(Ficus carica)이다.
창세기 3장 7절에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 Then the eyes of them were opened, and they realized they were naked; so they sewed fig leaves together and made coverings for themselves」여기서 나오는 fig가 무화과나무의 영명이고 common fig라고도 하며 성격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식물이며 약용식물로서 이사야 28장 4절, 마태복음 21장 19~21절, 누가복음 6장 44절, 요한계시록 6장 13절 등 50여회 나온다.
무화과나무는 서부아세아 원산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에서 재배하며 재배과수(果樹)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낙엽관목이다. 無花果라고 부르는 것은 봄부터 여름에 걸쳐 녹색의 둥근 열매(화낭, 花囊)를 맺고 그 안쪽에 담홍색의 작은 꽃이 핀다.
꽃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데서 유래한다. 식물학적으로는 높이 2~4m이고 가지는 굵으며 갈색 또는 녹갈색이다. 잎은 호생(互生)하고 넓은 난형(卵形)이며 3~5개로 갈라지고 표면은 거칠며 뒷면에 잔털이 있고 5맥(脈)이 흐르고 있다. 특히 경엽(莖葉)을 자르면 흰색의 유액(乳液)이 나오는 것이 이 식물의 특징이기도 하다.
약학에서는 열매와 잎을 사용하며 무화과(無花果, Fici Fructus)라고 한다. 성분은 당이 많고 Citric acid, Malic acid 같은 유기산, 유액 속에는 Ficin, Peptase 등 효소, 단백질, 고무질, 스테린 및 Terpene계 정유성분을 함유한다. 주로 지중해 연안지방에서 식용과일로 쓰며 生食하고 또 건과(乾果), 동과(凍果), 쟘, 시럽 등 통조림 형태로 가공도 한다. 약효는 사마귀 또는 치핵(痔核) 등에 외용하며 비혈(鼻血), 토혈(吐血), 하혈(下血) 등에 좋다. 열매는 완화제, 잎은 회충구제 등에 민간요법적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건조한 잎을 욕탕료(浴湯料)로써 신경통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무화과는 항염(抗炎)작용이 있고 특히 후두의 통증이나 치질에도 효과가 좋다. 과육(果肉)이나 잎에서 나오는 회색의 유액(乳液)에 들어있는 Peptide는 혈압상승을 억제한다.
우리나라 「東醫寶鑑」에도 無花果는 맛이 달고 胃를 열고 泄瀉를 그친다. 無花果의 열매 빛이 靑李와 같으면서 조금 긴데 중국으로부터 移來하여 우리나라에도 종종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무화과나무의 고사(故事)나 전설에 따르면 흔히 에덴의 동산의 「지혜의 나무」는 사과나무라고 전해 오고 있지만 다른 일설에서는 그 신화(神話)의 나무는 무화과나무였다는 것이다. 즉 구약( 約)전서의 「창세기」중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따 먹은 직후 자신들의 벗은 몸을 알아채고 무화과나무 잎으로 가렸다는 것이다. 무화과나무의 열매는 성숙하기 전에는 유독하지만 완숙하면 유독물질은 없어지고 당분이 많아진다.
또 구약전서 「열왕기하 20장 7절, 이사야가 가로되 무화과 반죽을 가져 오라하매 무리가 가져다가 그 종처에 놓으니 나으니라. Then Isaiah said, 'Prepare a poultice of figs." They did so and applied it to the boil, and he recovered.」 즉 예언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의 종기를 치료하는데 건조한 무화과를 사용한 것처럼 동양에서는 의약품으로도 이용하고 흔히 종기 기타 피부발진 등에 상용해왔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무화과나무가 아주 중요하고 비싼 것이라는 것은 옛날의 예언자들이 나쁜 짓한 것을 꾸질 때 포도와 무화과가 파괴된다고 호통 쳤으며 큰 선물을 약속 할 때는 포도와 무화과가 주가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자기의 포도나무 밑에, 자기의 무화과나무 밑에 앉는다.」는 것은 유태인 사회서는 평화(平和)와 번영(繁榮)을 의미하는 격언 같은 표현이 되었다.
이처럼 무화과나무에 관한 고사나 전설은 많이 전해오고 있다. 오래된 어느 전설에 의하면 聖母 마리아가 어린 아들 예수를 살해하기 위해 오는 헤롯대왕의 병사들의 수색을 피하기 위해서 예수를 숨기기 위한 장소를 찾던 중 마침 한 그루의 무화과나무가 있어 그 나무의 줄기가 열리면서 병사들이 지나가서 마리아와 예수가 화를 면했다고 한다.
또한 전설에 의하면 무화과나무는 주신(酒神) 박카스가 만들어 냈다는 일화가 있으며 로마제국시대 로마인들은 무화과나무를 숭배하여 박카스 축제 때는 아이를 많이 낳는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여자는 무화과나무를 목걸이 장식으로, 남성은 무화과나무로 조각한 프리아프스상을 몸에 달고 다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