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성 통증 조절과 부작용 복약상담 사례
서울대학교병원 아영미
복약상담 배경
44세여자 환자로 96년 11월 non hodgkin's lymphoma 로 진단 받았으며 다른 병원에서 CHOP #6, IMEP#3 으로 항암요법 치료를 받았다. 2005년 10월 암이 재발하여 다시 R-CHOP #3, IFRT치료를 시행했으며 관해 판정을 받았다. 2006년 6월 서혜부에 종괴가 보여, 검사 결과 재발과 전이를 판정 받아IMEP 항암 치료를 시작하여, 5차 치료를 기다리던 중 흉통과 발열, 기침, 가래 등을 주소로 입원하였다. 그리고, 이 환자는 B형 간염을 기저 질환으로 가지고 있어 2005년 10월부터 lamivudine을 복용하고 있었다.
* 항암 약물요법 약어 CHOP: cyclophospamide, doxorubicin, vincristine, prednisolone R-CHOP: rituximab, cyclophosphamide, doxorubicin, vincristine, prednisolone IMEP: ifosfamide, methotrexate, etoposide, cisplatin DHAP: cisplatin, cytarabin, dexamethasone |
입원 후 검사 결과, 지속적인 통증은 골 전이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어 마약성 진통제로 조절을 시작하였으며, 폐렴 소견은 보이지 않아 항생제 치료는 시행하지 않았으나 발열,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은 호전되었다. 전반적인 상태 호전 후 DHAP 항암 치료를 받고 입원 13일째에 퇴원하였다. 통증 조절을 위해 투여한 Fentanyl patch 로 인해 시각 이상, 무호흡, 지각 저하 등의 부작용을 보여 용량을 감량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아서, 경구용 마약성 진통제로 전환하였다. 그 후에도 환자는 심한 구강건조 등의 증상을보여 pilocarpine 을 추가하였다.
복용약물 통증 조절 목적 Amitriptyline 10mg/tab 1T qd hsGabapentin 100mg/cap 1C tid Morphine sulfate 10mg/tab 1T bid Morphine sulfate 30mg/tab 1T bid식욕촉진제 구강건조 감소제 신경저림 감소제 항염제Megestrol acetate 40mg/ml 20ml qd Pilocarpine 5mg/tab 1T tid Pyridoxine HCl 50mg/tab 2T bid Fluorometholone 0.1% 5ml 안약 qd |
상담내용
상담 약사는 퇴원 약 복약지도를 위해 전자 의무 기록을 통하여 환자 정보를 습득한 후 병동을 방문하였으며, 약에 대한 인지 여부와 중요성에 대해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교육하고자 하였다. 이외에도 여러 차례 암이 재발하여 항암치료를 반복해 온 말기 암 환자이므로 감정적 격려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약사】 안녕하세요? 약사 OOO입니다. 오늘 퇴원하시죠? 현재 환자분이 드시고 계신 약에 대해서 설명해드리려고 왔습니다. 기분은 좀 어떠세요?
【환자】(많이 지쳐있는 듯 한 모습으로) 네, 그냥 그렇습니다. 약 그냥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약사】그렇습니다. 잘 드시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약인지, 왜 드시는지, 어떤 다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아셔야 더 잘 드실 수도 있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천천히 설명할 테니까 편히 들으시고, 혹시 궁금한게 있으시면 중간에 언제라도 물으시면 됩니다.
【약사】(Morphine sulfate 30mg, 10mg 정제를 같이 보여 주며) 무슨 약인지 아시겠어요?
【환자】본 적은 있지, 무슨 약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약사】전에 가슴에 붙이는 약(fentanyl patch 를 말함) 쓰신 적 있으시죠?
【환자】있지, 아휴 그거 때문에 아주 혼났어. 숨도 못 쉬겠고,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
【약사】네에, 환자분께서 그러한 부작용 증상을 보여서 그 약은 더 쓰지 않고, 먹는 약으로 바꾼 겁니다. 이 약의 이름은 모르핀이라고 합니다. 이 약들은 다른 진통제와 달리 마약성 진통제로, 환자분외에 다른 분들이 복용 해서는 안 됩니다. 마약이라고 말씀 드리면 거부감을 가지실 수 있는데, 통증을 조절할 목적으로 약을 복용할 경우에는 중독이 된다거나 하는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마약성 진통제를 드시면 흔히 집중력 감소, 변비, 입마름 등이 있고, 심할 경우에는 지난 번처럼 호흡이 어렵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뀐 약은 어떠세요?
【환자】전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입이 좀 마르고 그렇죠.
【약사】입이 마르실 때는 적당량의 물을 드시는 것도 도움이 되고, 무설탕의 껌이나 사탕을 드시는 것도 침 분비를 도와서 입마름을 해결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암으로 인한 통증을 조절할 목적으로 진통제를 드시는 경우에는 그 무엇보다도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드시는 게 중요합니다. 약을 정해진 시간에 미리 먹음으로써 통증이 시작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규칙하게 약을 복용해서 통증이 시작되면 힘드실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이 약은 효과가 나타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지만, 효과는 오래 지속됩니다. 그런 이유 때문이라도 약을 규칙적으로 드셔야 됩니다. 아침, 저녁으로 각각 1알씩 식사와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에 드시면 됩니다. 다음으로 설명드릴 약은 이 파란색약입니다. 보신 적 있으시죠?
【환자】그 약이야 뭐 워낙 전부터 먹던 거지, 자기 전에 먹는 거 아닌가?
【약사】잘 아시네요. 이 약은 에트라빌이라고 하는 약으로 자기 전에 한 알씩 드시는게 맞습니다. 약을 드시면 졸릴 수 있어서 저녁에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약은 손 발이 저릿 저릿한 느낌 같은 신경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복용 하시는 겁니다 . 이 약에 의해서도 입마름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소변색이 조금 변할 수 있습니다. 어떠셨어요?
【환자】글쎄 잘 모르겠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약사】이 약을 다른데서 혹시 물어보거나 하시면, 우울증 약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약이라는게 워낙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거라서, 이 약이 우울증 약으로도 쓰일 수 있고, 신경 통증을 조절할 목적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gabapentin을 보여 주며) 이 약은 뉴론틴이라는 약입니다. 파란 약과 마찬가지로 신경 통증을 조절할 목적으로 드시는 것으로, 1알씩 매 식후 30분에 드시면 됩니다. 특별한 주의하실 것은 없으십니다. (pyridoxine을 보여 주며) 피리독신이라는 비타민제 입니다. 이것도 손 발 저림 때문에 드시는 것으로 2알씩 아침, 저녁으로 드십시오.
【환자】그 약도 먹던 거야.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약사】(pilocarpine을 보여 주며) 이 약은 드시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셨는데, 아시겠어요? 살라겐이라는 약입니다. 이건 환자분께서 마약성 진통제를 쓰시면서 부작용 증상을 많이 보이셔서 쓰기 시작했고, 1알씩 매 식후 30분에 드시는 겁니다. 이 약을 드시면서 마약 때문에 나타나는 입마름이나 변비등이 좋아지셨다고 보이는데 어떠세요?
【환자】그래서 그런지 처음만큼 힘들진 않더라구.
【약사】그러시죠, 이 약 덕분에 진통제를 더 편히 드실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그럼 다음 약을 설명드리겠습니다. (fluorometholone 안약을 보여주며) 이건 병원 와서 처음 쓰셨죠? 눈도 안 아픈데 왠 안약인가 하는 의구심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항암제 주사 맞으셨는데, 그 중에 Ara-C(cytosine arabinoside) 라는 약이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걸 예방하기 위해 쓰시는 겁니다. 병원에서도 계속 쓰셨죠?
【환자】쓰라니까, 뭔지도 모르고 썼지. 이 약이 그런거였네
【약사】병원에서도 계속 쓰셨으니까, 길게 쓰실 필요는 없고, 앞으로 이틀 정도만 더 쓰시고 그만 쓰시면 됩니다. 약을 쓰실 때는 잘 흔들어서, 안약 주입구가 눈에 닿지 않게 해서 한 두방울 정도 떨어뜨리시고 눈을 지그시 5초 정도 감고 계시다가 뜨시면 됩니다. 그리고 약간 눈에 자극감이 있을 수 있는데 심하지 않으시면 괜찮으신 겁니다. (megestrol suspension을 보여 주며) 이건 밥맛 좋아지라고 드시는 약인데, 아세요?
【환자】먹으면 뭘 해 입맛도 없고, 기운도 안나.
【약사】많이 힘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용기를 가지셔야 됩니다. 무엇보다도 환자분의 의지와 긍정적인 생각이 가장 중요하고, 식사도 잘 하셔야 치료도 더 잘 받으실 수 있습니다. 환자분 체력이 저하되면 항암치료를 견디기 어려우실 수 도 있습니다. 그 동안 치료 받으시면서 그런 생각 한 번 쯤은 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약도 잘 드시고, 식사도 잘 하셔서 싸울 힘을 키우셔야 됩니다. 이 약은 식사 잘하시게 하는 약으로, 아침 밥 먹기 30분전에 20ml 드시면 됩니다. 여기 계량컵 보이시죠? 눈금에 맞춰서 따라서 정해진 양만큼 드시고, 아시겠지만, 약이 가라앉으니까 잘 흔들어서 복용하시길 바랍니다.
【환자】네에........
【약사】항암 주사 맞으신 다음이기 때문에 백혈구 수치가 떨어진다든가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열이 나면 꼭 병원에 연락하시고, 약도 잘 챙겨드시고 식사도 열심히 챙겨서 드십시오. 그럼,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환자】네에. 고맙습니다.
복약상담 포인트
말기 암 환자들을 상담 하다 보면, 약에 대해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의지를 많이 상실했을 뿐 아니라, 그 동안의 치료 실패로 인해 불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의지를 북돋워주고, 환자에게 친근하게, 쉽고 그리고, 편안하게 약에 대해 설명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약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고,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 삷의 질 향상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고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과 그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시행한 항암 요법에 의해 뒤늦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대처법도 알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