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이 여러가지인 약물(cholestyramine)의 상담사례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외래약국 제민영 약사
복약 상담 배경
정○○환자는 63세 남자로 약 1년 전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 후 계속 진료를 받으면서 외래약국에서 약을 타던 중 새로운 약을 처방 받게 되어 전화로 약사에게 문의하게 되었다.
혈액검사 결과 수치
Albumin 3.9 g/dL(정상) , Total Bilirubin 1.0 mg/dL (정상) , AST 71U/L (높음)ALT 112 U/L(높음) , Cholesterol 185 mg/dL(정상) , Serum Creatinine 1.22mg/dL (정상), BUN 21.6mg/dL(정상) , 그 밖의 혈액학적 수치는 정상이었다. |
외래 약처방 내용
Aspirin 100 mg 2 C × 1 × 14 (아침 식전) |
Beszyme ® 1 T × 3 × 14 (매 식후 30분) |
Ursodesoxycholic acid 100 mg 1 T × 3 × 14 (매 식후 30분) |
Cholestyramine 1 T × 2 × 14 (아침, 저녁 식사 전) |
Mycophenolate mofetil 100 mg 1 C × 2 × 14 (12시간 간격) |
Tacrolimus 100 mcg 1 C × 2 × 14 (12시간 간격) |
상담내용
업무가 종료되기 직전인 오후 무렵, 환자로부터 외래약국에 문의 전화가 왔다.
〔약사〕안녕하세요. 외래약국 ○○○ 약사입니다.
〔환자〕네. 오늘 외래약국에서 약을 받은 환자인데요, 이전에는 받은 적 없는 새로운 약이 있어 그 약에 대해 알고 싶어 전화 드렸습니다.
〔약사〕네. (전산으로 환자 분의 처방을 조회한 후 오늘 투약한 약에 대해 살펴보고 이전에 없던 약을 찾아냄) 환자 분이 오늘 처음 받으신 약인 "퀘스트란(Cholestyramin)"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환자〕네. 맞습니다. 그 약이 어떤 약인가요?
〔약사〕네. 이 약은 고지혈증약이예요. 쉽게 말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환자〕(의아하다는 듯) 네? 고지혈증약이라구요? 저는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지 않은데요. 오히려 현재 저체중이라 영양사와 상담할 때는 칼로리 높은 음식 섭취를 권장 받았을 정도인데요. 제가 이 약을 먹어야 하는 게 맞나요?
〔약사〕 (약사는 환자의 반응을 듣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였다. 퀘스트란이 간질환 환자에게 처방된 것임을 상담시 미리 고려하지 않은 것을 깨닫고 다시 상담을 시작하였다.)
정○○님!, 혹시 오늘 선생님께서 어떤 증상 때문에 약을 주신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환자〕음.... 그러고 보니 가려움에 먹는 약을 주신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담도가 막혔다고 하면서…
〔약사〕그렇군요. 그렇다면 제가 환자 분께 약에 대해 다시 다시 설명을 드려야겠네요. 제가 약의 다양한 적응증 중 한가지만 말씀드린 것 같아요. 오늘 환자분께서 받으신 퀘스트란은 처음에 말씀드렸듯, 우리 체내의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데에도 쓰이지만 환자 분처럼 담도폐쇄로 인한 가려움증 개선에도 드시는 약이 맞습니다. 퀘스트란이 간질환 환자에게 발생하는 가려움증의 원인 물질과 결합하여 체내 배설을 도와준다고 보고되어 있어서 간질환으로 발생하는 가려움증을 개선하는 데에 많이 쓰입니다.
〔환자〕(그제서야 안심을 한 듯) 아 네.. 맞아요. 정말 가려움이 너무 괴롭다고 말씀드렸었죠.
〔약사〕네, 그러셨어요?. 그럼, 환자 분께서 이 약을 처음 드신다고 하니 주의사항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약은 무엇보다 복용 시간에 주의하셔야 됩니다. 보통 식사 1시간 전 또는 식사 후 4~6시간이 좋습니다. 특히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이 있는 약이기 때문에 다른 약은 퀘스트란 드시기 최소 1시간 전, 또 2~4시간 후에 드셔야 합니다.
〔환자〕(어렵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그렇다면 제가 먹고 있는 약들이 많은데 다른 약들을 어떻게 복용해야 하나요? 정확히 복용시간을 좀 정해주시면 편할 것 같은데요.
〔약사〕그렇다면 제가 환자 분께서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를 오전 8시, 오후6시쯤 드신다고 가정하고 말씀드릴께요.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보다 담즘 분비에 도움을 줄 것 같다는 판단을 하며) 퀘스트란은 식사를 드시기 직전에 각각 드시구요. 셀셉트(Mycophenolate)와 FK 506 (Tacrolimus)은 12시간 간격을 지키되 퀘스트란의 복용을 고려하여 아침 7시, 저녁8시쯤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아침에는 퀘스트란 복용 한시간 전에, 저녁에는 퀘스트란 복용 후 두시간에 면역억제제를 드시게 되는 거죠. 소화제와 우루사는 식사하시고 약 30분 이후 드시면 되구요. 아스피린은 특별히 아침 식전에 드실 필요없이 아침 약 드실 때 우루사와 함께 드셔도 됩니다.
〔환자〕 (다시 한번 시간을 꼼꼼히 재 확인하며......)
그러니까 면역억제제와는 한 시간에서 두 시간정도 간격을 두고 먹으라는 거죠?
〔약사〕 네. 맞습니다. 복용시간 외에 주의 하실 것은 특별히 없구요, 복용하실 때에는 물에 잘녹여, 덩어리가 잘 풀어지게 한 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 이 약은 변비를 유발 할 수 있으므로 물은 충분히 드시는게 좋고 맛이 안 좋아 불편하시면 오렌지 주스 등도 같
이 복용하셔도 괜찮습니다. 이제 궁금하신 점이 해결이 되었나요?
〔환자〕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약사〕 처음에 제가 받으신 약의 대표적인 적응증만 말씀드려서 혼란을 드린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퀘스트란은 환자분의 증상에 맞게 처방된 약이니 복용시간 잘 지켜 드시기 바랍니다.
〔환자〕 네.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복약상담 POINT!!
흔히 복약상담 중 약사는 환자에게 약의 많은 적응증 중 가장 대표적인 적응증만을 설명하기가 쉽다. '혈압약','소화제'라고 간단히 표현하는 것이 보다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환자의 질환에 대한 배경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적인 한가지 적응증만 설명하는 것은 환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위의 복약상담 사례는, 환자는 담도폐쇄로 인한 가려움증을 겪고 있었고,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이며, 체력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쓰는 약이라고만cholestylamine을 설명하는 것은 환자에게 혼란을 주며, 나아가 불안감과 불신을 초래하게 되어 결국 복약 이행율을 낮추게 되는 결과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에게 일방적인 복약 설명을 하기 전에 반드시 '개방형 되질문'을 통해서 정보를 얻거나, 환자의 진료내역을 세심히 확인하여 질병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와 본격적인 상담을 하기 이전에 "오늘 어떤 질환 때문에 진료를 받으셨나요?" 또는 "의사 선생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등 환자의 상태를 유도할 수 있는 질문을 사용할 수 있다. 환자는 무엇보다 자신의 상황에 필요한 약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높은 복약의지를 가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환자의 상황에 맞는 복약설명을 하여야겠다.
또한 복용시간이 중요한 약물의 경우, 예시를 통하여 복용시간을 제시하면 환자의 이해도도 높아지고 혼란없이 정확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특히 면역억제제와 같이 복용 간격에 주의해야 하는 약물의 경우 더욱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으며, 오늘 사례에서 보여지듯 "퀘스트란과 한 시간에서 두 시간 간격"과 같이 중요한 부분을 환자에게 재차 확인시킴으로써 환자의 이해도를 확인하며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