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경영 활성화를 말한다 ①
김정주 기자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08-29 11:27

분업 이후 대부분의 약국들은 더 이상 처방만으로 경영을 해나가기 어려워졌다. 이에 약국들은 의약품을 취급하는 약사의 전문성을 극대화하여 경영 다각화를 모색해왔다. 본지는 약국 경영 활성화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 한 대표적인 다각화 아이템을 집중 분석, 실효성을 짚어보고 전망해 봤다.


① 다각화의 ‘꽃’ - 약국 화장품

2000년 의약분업 실시와 더불어 화장품 법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개정된 이후 약국에서 화장품은 연 30%의 성장을 기록하며 약국경영 활성화의 ‘루키’로 부상했다.

완전의약분업을 실시하고 있는 유럽이나 부분적 의약분업 형태를 띠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의약분업 전보다 실시 후에 화장품의 약국 내 특화 비중이 높아졌으며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국내 약국 화장품 시장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이래 2000년에 들어서 약 100억원 규모였던 것이 이후 급성장하기 시작, 3년 후인 2003년에는 5배가 껑충 뛰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는 약국 화장품이 의약분업 제도 하에 있는 약국에서의 수익을 담보해주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방증 한다. 이에 따라 약국을 주 유통망으로 한 약국 화장품 전문 업체가 현재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 현황

◎ 기능성 앞세워 시장 선점
현재 우리나라 약국 화장품의 선두 주자는 비쉬, 유리아쥬, 아벤느.

이들 업체는 제품의 기능성 및 메티컬적 전문성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비쉬는 프랑스 온천수 ‘비쉬’로 만든 화장품을 상품화한 약국 전용 유통 스킨케어 브랜드. 1998년 ‘로레알 비쉬’로 국내에 상륙한 후 특히 제품에 대한 약사의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여 소비자에게 제품의 전문성을 어필하고 있다.

1996년에 한국에 상륙한 유리아쥬는 “피부 전문지식을 가진 약사의 상담에 의한 처방 화장품”을 표방한 약국 전문 화장품의 대표 브랜드. 1999년에 코오롱 유리아쥬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 현재 전국 600여 약국에 포진돼 있다.

아벤느는 프랑스 약국 판매 1위 제품으로 2003년에 유한양행이 국내에 들여와 첫 선을 보인 민감성 피부 전용 스킨케어 브랜드다.

지속적인 심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약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약사의 상담을 통해서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특징을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전문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업체가 이지함화장품.

이지함화장품은 1999년 “치료 효과를 지닌 신 개념 화장품”을 기치로 내걸고 약국에 진출한 국내 기술의 약국 화장품 전문 업체다.

이지함피부과 의료진이 임상시험을 토대로 개발한 점을 강조, 메디컬적인 요소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제약사, 약국 화장품에 ‘눈독’
이에 자극을 받아 국내 제약기업들도 자사 브랜드를 제작, 약국의 이미지를 등에 업고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작년 한국화이자는 의약품 연구개발 전문기업 한국콜마와 협력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영진약품은 코인자임Q10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출시, 근화제약은 한방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여 시장에 안착했다.

또한 정우약품은 이탈리아 업체와 손잡고 탈모방지 기능성 헤어 케어 화장품을 약국에 유통시키고 있다. 이 밖에 녹십자, 일성신약, 대웅제약 등도 가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제약사들의 약국 화장품 진출은 기존의 화장품 유통 시장의 침체 상황과 맞물려 약국이 화장품의 기능적 측면을 한 층 더 부각시켜 제품 이미지를 유지 및 보완할 수 있는 유력한 유통망이라는 견지에서 출발한다.

한국콜마 마케팅본부의 최현규 상무는 “메디컬 기능으로 무장한 화장품이 약국 등을 통해 자리를 굳혀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국 화장품 유통의 차별화를 설명했다.

◎ 코슈메슈티컬, 약국 전문성에 부합
분업 이후 약국화장품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메이커와 디자인 이외에 화장품의 기능과 효능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

웰빙과 맞물려 피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더 이상 미용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토피 등 피부질환의 완화 목적으로도 사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약국에서 파는 화장품은 민감성 또는 문제성 피부에 적합한 메디컬적 기능과 효능을 접목 시킨 이른바 ‘코슈메슈티컬(Cosmetic + Pharmaceutical의 합성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코슈메슈티컬과 같은 기능성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과는 달리 안전성과 유용성이 확보된 제품으로 약사의 전문성과 결합 시 그 효과는 배가된다.

화장품도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약의 전문가인 약사의 상담이 소비자로 하여금 강한 신뢰감을 준다는 것.

이에 대해 남서울대 김창호 교수는 “약국 화장품의 경우 대체의약학의 측면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질환예방적 역할 기능이 강한 약국의 특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문제점
◎ 약국 화장품, 그 성장의 그늘


이러한 햇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약국 화장품의 위기론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한동안 급성장하던 약국 화장품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인 것.

약국 화장품인 대표격인 비쉬도 1998년 첫 선을 보인 후 한 동안 고 성장을 기록했으나 2006년 현재 다소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벤느 역시 시장 성장 속도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이지함화장품도 기존의 거점영업방식을 유지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 대웅제약, 근화제약 등 약국 화장품을 자체 생산·공급하는 제약 기업들도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약국 활성화의 주력으로 안착하는 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약국 화장품의 성장을 그늘지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 고질적 유통구조와 약사 마인드가 큰 벽
업체들은 약국 화장품 성장과 관련해 일관된 골칫거리로 작용하는 것이 약국 시장의 “단단한 벽”이라고 말한다. 타 유통 라인과 다른 약국의 고질적 유통구조와 약사의 마인드가 그것. 이는 비단 화장품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약국에서 판매되는 다각화 품목 전반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약국 화장품의 유통은 1개월 단위로 결제되고 있는 타 유통 라인과 달리 대부분 2~6개월에서 심지어는 1년 단위로 결제되기도 한다. 판매량에 따라 대금을 지불하는 관행도 근절되지 않아 업체 측에서는 대금 미수율이 높은 실정인 것.

한 업체 관계자는 “어느 약국은 ‘매출이 100만원은 돼야 줄 것 아니냐’며 대금을 주지 않아 꼼짝없이 몇 개월 간 결제를 못 치른 경우도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따라 유통망을 대형 마트 등으로 확대, ‘양다리’를 모색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일선 약국들도 사정은 있다. “업체에 따라 한 달에 일정량 이상의 판매가 보장되지 못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편 약국의 고질적 유통구조와 더불어 약국 화장품 성장에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약사 마인드.

약국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약국은 화장품의 신뢰도와 제품의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지만 약사들의 전문성이 십분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이 치명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상당수 약사들이 약국 화장품 판매와 더불어 행해지는 상담으로 인해 약사의 전문성 실추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조제 환자와 화장품 구매 고객이 동시에 대기하고 있을 때의 어려움 등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함화장품 김영선 대표는 “대부분의 약사들이 ‘약사는 조제를, 직원은 판매를’이라는 원칙 아닌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약국경영 활성화를 위해 이러한 마인드를 과감히 탈피해야한다고 밝혔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약국 화장품의 전문가라는 것이다.

■ 전망
◎ 그래도 약국 화장품이 ‘대세’다
그러나 약국 화장품에 있어서 약국은 아직도 매력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약국 화장품은 그간 관련 업계의 극심한 불경기와 여러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해왔던 것이 그 이유.

업체들도 작년까지 약사들에 대한 교육 강화 및 제품 라인 재정비 등 내실을 꾸준히 다져왔다.

업계는 현재 약국 활성화 방안으로 피부 전문가로서의 약사 지위를 담보할 각종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제품 샘플 구비, 다양화 및 전문적 디스플레이, 매출 활성화 약국을 선별해 피부 진단 행사 등도 약국 화장품 활성화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자극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약국 화장품에 대한 약사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지난 5월9일 개강한 대한약사회 주최 화장품전문가 과정이 약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 당초 한정 공모 인원 100명을 두배 가량 초과하는 등 약사들의 인식이 상당히 전환됐음을 보여줬다.

이지함화장품 김영선 대표는 “실제로 약국 화장품의 매출이 높은 약국에는 약사가 전면에서 적극적으로 상담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약사의 전문성이 약국 화장품의 기능성과 결합할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시너지 효과 또한 크다고 밝혔다.

약국 화장품 구매 고객들은 마니아인 경우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신뢰도 높은 약사들의 전문적인 상담은 고객관리로 이어져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구매 약국에 대한 충성도 향상에도 일익을 한다는 원리.

약국 화장품 유통의 혁신적인 개선 모색과 약사의 전문성 부각 등 꾸준한 노력은 소비자에게 약국 화장품을 새롭게 각인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약국 화장품 판매의 성공 사례를 데이터화해 기준으로 활용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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