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마약남용 유래와 남용실태
기자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09-26 18:00


이창기<한국의약품 수출입협회 상근 부회장>



목차
1. 약물남용과 약물의존
마약의 사용유래와 남용상황
 ① 고대부터 사용했던 마약식물
 ② 외국의 마약남용상황
 ③ 우리나라의 마약남용 유래와 남용실태

3. 마약조직과 국제분쟁, 전쟁과 마약
4. 마약류의 약물의존

70년대 대마초 흡연, 80년대 메스암페타민 사용 급증
약물남용 예방대책 마련 위해 정기적인 실태조사 필요


마약의 사용유래와 남용상황


우리나라의 마약남용 유래와 남용실태

대마

1970년대 초부터 대마의 흡연이 청소년층, 연예계 등에 확산되어 크게 사회문제화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대마를 흡연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해서 남용하기 시작했는지 그 유래부터 살펴보겠다. 처음엔 한국에 주둔하고 있던 미국군인들이 미국에서 암거래되는 멕시코산 대마를 우리나라에 밀수입해와서 피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67년경에 미군 기지촌에서 미국군인을 상대로 대마 담배를 한 개비씩 팔던 한국인이 이 대마초 담배가 국산 대마와 같은 것을 보고 파주 등 기지촌 주변 야산에 야생하고 있는 대마초를 뜯어다 말려서 미국군인들에게 팔기 시작하였고 한국산 대마를 맛본 미군인들은 국산 대마를 더 선호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필자가 1966년, 1970년에 `한국산 대마의 성분에 관한 연구'에서 밝혔듯이 국산 대마 중에는 환각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의 함량이 어느나라산 대마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그 효과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1960년대 말경 미국군인들과 접촉을 하고 있던 한국인 위안부, 유흥업소의 악사 등 종사자, 군부대 종사자 등이 미군인들의 유혹으로 한 두 사람씩 피우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되어 의정부, 파주, 부평 등 미군주둔 기지촌에서 “해피스모크”라는 미명으로 남용되어지다가 1970년대 초부터 순식간에 청소년층을 파고들었고 대학가에까지 잠입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


청소년 중에서도 재수생이나 고교중퇴자들이 많았고, 부유층 집안의 자녀로 미국등에서 유학중 돌아온 학생 가운데 대마 흡연자가 흔히 있었으며 이들이 주변 친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우도 있었다. 1974~1975년엔 많은 청소년, 학생들이 흡연하였고, 연예계로 확산되어 대마초 흡연 후 무대에서 열연하던 유명한 가수 등 연예인들이 구속되기도 하였다. 1975년 보건사회부의 단속실적을 보면 밀매자 234명, 사용자 718명이 검거되었다. 1973년 필자가 보건사회부 마약과장으로 있을 때 현지 확인 차 청소년들이 모여 대마를 흡연한다는 현장에 직접 나가 보았다. 명동성당 근처에 청소년들이 수십명씩 모여 밤이 이슥해지자 그 곳에서 대마초를 몰래 핀 후 명동, 충무로에 있는 그들만이 출입하는 전용다방으로 몰려갔다. 그 곳엔 바닥에 붉은 카펫트가 깔려있고 벽에는 환각화가 걸려 있었다. 그 바닥에 청소년 남녀가 뒹굴고 있었다. 대마초의 흡연은 1976년까지 크게 확대되다가 그 이후 차츰 감소하였으나, 1980년대 말부터 다시 늘어났다.

접착제등 유기용제

마약류가 아닌 접착제 본드, 매니큐어 제거제, 락카와 페인트 신나, 부탄가스, 휘발유 등에 포함된 각종 용매류를 청소년들이 흡입하여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어왔다.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는 1950년대 후반부터 10대 소년들에게 크게 유행되어 문제되었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청소년들이 흡입하기 시작하여 초등학교 어린이에게까지 파급되어 충격을 주었다.

각국에서 이들 용매의 흡입으로 사망하거나 살인, 성폭행 등 많은 범죄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본드를 흡인한 고등학생 등 12명이 세 여고생을 집단적으로 성폭행한 사건 등이 발생하였고 부탄가스를 마시다 숨지거나 가스통의 폭발로 사상자를 낸 사고도 가끔 있었다. 이들 용매는 의존성이 없으므로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지는 않으나, 그 해독이 무서운 위험약물이므로 유해화확물질관리법 (1990.8.1.제정)에서 환각물질로 정하여 섭취 또는 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하지 못하며 판매 또는 공여도 금지하는 등 엄격한 관리와 청소년들의 계도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의 남용실태

우리나라는 약물남용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기관이 없고 조사된 자료도 거의 없어 남용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최근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가 하나 있으나 한 지역에 단 한번 조사한 것이어서 이 자료만으로 실태를 알아보기에는 미흡한 것이다. 이 자료는 1999년 한국마약퇴치본부 대구광역시 지부인 대구약사회가 그 지역 중학생 1,180명, 고등학생 1,631명을 대상으로 약물남용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것으로 고등학생의 경우 환각 등을 체험할 목적으로 약물을 남용한 학생이 조사대상자 중 진통제 1.8%, 흡입제 1.4%, 수면제 1.0%, 각성제 0.5%, 신경안정제 0.3%, 진해제 0.1%, 항히스타민제 0.1%, 이뇨제 0.2%로 나타났고, 중학생의경우도 약물에 따라 0.1∼1.3%의 사용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남용의 동기를 보면 공부할 때 잠을 쫓기 위해, 괴로움이나 우울감을 잊기 위해, 불안감 해소, 호기심, 심심해서, 살을 빼기 위해, 친구의 권유, 신비감을 체험하려고 등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에서 조사대상 약물 가운데 수면제인 바르비탈, 세코날, 신경안정제 아티반, 리브리움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서 마약류에 속하고 그 밖의 약물들은 모두 마약류가 아닌 의약품으로서 지난날 약국에서 자유로이 판매하던 약물이다.

이 조사결과만으로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물남용은 외국에 비해 양호할 만큼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도 지난날 대마, 흡입제, 각성제, 신경안정제 등이 유행적으로 크게 남용되었고 앞으로도 남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예방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도 정부주관으로 전문기관의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외국의 약물남용 조사자료에는 그 나라에서 남용되는 모든 마약류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정부주관으로 스텐포드대학 연구소 등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청소년에 대한 체계적 실태조사를 하고 있고 그 밖의 다른 대학에서도 많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정기적으로 조사하여 약물남용 실태를 파악하여 예방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1989년 주왕기 교수가 남녀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약물남용실태를 조사한 자료가 있으나 이와 같은 1회성 조사자료만으로 약물남용실태를 파악하기엔 미흡하므로 검찰청이 제공한 최근 5년간의 마약류사범 단속실적자료에 의해 최근에 남용되고 있는 마약류의 실태와 그 증감추세를 파악해 보고자 한다. 다만 이 단속실적자료는 검거자만 집계된 자료이므로 실제로 은밀히 남용되는 실상을 정확히 알 수 없음을 말해둔다.

검찰이 밝힌 마약류사범 단속실적을 보면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최근 10년간 단속한 마약사범수는 총 65,226명으로 그 이전인 1981년부터 1990년까지의 10년간 단속사범수 20,916명에 비해 무려 211.8%가 증가하였다. 마약류별로는 주종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의 최근 10년간 단속사범수가 37,055명으로 이전 10년간보다 229.5% 증가하였으며, 대마사범은 15,366명으로 107.7% 증가하였다. 최근 10년간에 마약류사범이 급증한 것은 검찰이 주장한 것처럼 검찰을 비롯하여 경찰, 세관 등의 공조수사에 의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활동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마약류 남용이 늘어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특히 메스암페타민 남용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60년대까지는 아편계 마약인 헤로인, 모르핀과 합성마약 메사돈 등이 남용되었고, 1970년대에는 대마초가 주종을 이루었다가 1980년대부터 메스암페타민 사범이 급증하면서 지금까지 중심 마약류로 남용되고 있다.

1960년대 말부터 국내에서 밀조되어 대부분 외국으로 밀수출되던 메스암페타민은 정부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밀수출 루트가 거의 와해되자 국내시장으로 그 판로를 돌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국내에서의 밀거래가 급증하면서 많은 중독자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한 환각범죄까지 빈발하여 큰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었다.


최근 5년간(1996~2000)의 마약사범단속 결과를 보면 사범비율은 향정신성의약품사범이 68.6%를 차지하고 대마 및 마약사범은 각각 22.2%, 9.2%를 점하고 있으며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중 메스암페타민 사용자(남용자)가 71.5%를 차지하고 있고, 압수품을 보아도 메스암페타민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마약류의 주종임을 알 수 있다. 메스암페타민의 원료와 반제품을 제외한 완제품 물량만도 매년 25~40kg씩 적발되고 있고 2000년에는 전년대비 162.5%나 증가하고 있어 메스암페타민의 남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다.

외국에서 마약류의 밀반입현황을 보면 메스암페타민은 국내 밀반입량의 99.5%가 중국으로부터 밀수입되고 있고 그 밖에 필리핀, 홍콩, 태국에서 반입되었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인 7명이 마약범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들도 메스암페타민의 밀조·밀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마약류사범의 직업별 점유비율을 보면 무직, 농업, 상업, 유흥업종사자, 노동, 회사원 순이었다. 연예인은 남 0.8%, 여 0.1%로서 1970년대에 비하여 많이 낮아졌지만 유명인이기 때문에 가끔 언론에 크게 오르내리고 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