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배송업체특집 - 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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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11-08 16:40
 소포장·다빈도 배송, 물류비도 못 건지는 액상제, 의약품을 라면 상자 던지듯 부리는 배송사원들의 책임 불감증 등으로 그동안 의약품 배송은 약국의 끊임없는 민원으로 제약사의 골칫거리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약품 전문 위탁배송업체가 하나 둘씩 늘면서 서비스 질이 향상, 이러한 고민을 차츰 해소하고 있다. 더불어 제약사의 계획경영 실현과 이미지 제고에도 한몫하고 있어 배송 아웃소싱을 하는 업체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위탁배송이란?

 말 그대로 제약사는 연구개발과 제조·판매에 전념하고 물류 분야는 전문 업체에 아웃소싱을 하는 것을 말하며 광의의 개념으로는 3자 물류라고 한다.

 미국기업의 경우 65%('99년), 유럽기업은 76%('96년)가 제3자 물류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10%에 육박하는 의약품 물류비 비중은 전체 산업 중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의약품 유통개혁안을 마련할 때마다 과도한 물류비로 인해 제약사의 R&D 분야 투자가 위축돼 경쟁력 약화와 약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류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기업활동의 마무리 단계로 시스템화 된 기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연결사슬(chain)'이다.

 이런 점에서 어느 위탁배송 업체를 선택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제약사 이미지와 생산 의약품의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현황

 최근 의약품 위탁배송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업체로는 용마유통, 고려택배, 장수물류, 동원통운 등이 있다.

 대기업 계열 대형 물류업체들도 일부 의약품 배송을 하고 있지만 특화된 서비스 면에서 전문업체에 비해 다소 소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면에서 용마유통이 부동의 수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3개 업체가 시장을 황금분할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의약품 전문 또는 단일품목 취급이라는 특화 서비스를 앞세우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문위탁업체 등장 물류비 절감
용마·장수·동원·고려 등 시장경쟁 치열
배송사원 친절도·배송시간 단축 등이 선택 포인트
 

용마유통과 고려택배를 제외한 장수물류, 동원통운 등 2개 업체는 의약품만 배송하고 타 상품은 일절 취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용마유통과 고려택배는 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되 일부 화장품 업체 물류를 위탁받아 처리하고 있다.

 의약품 위탁 배송시장 규모는 약 700∼8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으며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박스당 배송단가는 약 2,000원에서 2,200원 선이 적정가로 형성된 가운데 위탁배송 업체마다 거래처별로 1,700∼2,7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통운 이종부 사장은 “집하, 1차분류, 구간수송, 2차분류, 배송, 사후처리 등 원가구성체계를 고려한다면 약 13∼20% 낮게 책정된 가격이 형성돼 있다”며 “이는 서비스 질 저하와 업체 경영 압박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제약사의 부담으로 돌아 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사 입장

 제약사가 위탁배송업체를 선택하는 기준은 2가지 측면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독점이 아닌 경쟁체제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서비스 측면이 가격과 대등하게 중요시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배송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보유 여부, 지역 거점망 현황, 사후조치 등의 서비스 분야가 선택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경쟁체제 속에서 배송단가 차이 폭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배송 시간' 선택성을 크게 좌우하고 있다.

 전량을 위탁배송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는 보령제약 전략경영팀 이호진 팀장은 “현재 배송단가 측면에서는 만족하고 있다”며 “중소업체의 경우 서비스 분야를 보다 향상시켜야 대형업체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점

 위탁배송업체를 지정하고 물류분야를 맡길 경우 자체 배송 때 보다 비용 절감 효과는 약 7%선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추계인 9%대 상위제약사의 물류비 2%대의 차감분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제약사의 경우 배송과 관련된 인력과 차량 운용 등에 소요되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 보다 중요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호되고 있다.

 또 시시각각 변하는 거래선으로 인해 항상 불완전 추계에 의존했던 물류비용을 정확히 산정할 수 있어 계획 경영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제약사와 위탁배송업체의 교차확인으로 소위 `밀어넣기' 영업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점논리 중요

 위탁배송업체와 제약사간의 계약은 업종 특성 상 우선 계약을 통한 선점 논리가 적용된다. 수천개에서 많게는 1만여개가 넘는 약국 거래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송업체를 수시로 변경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제약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또 배송업체와 제약사간의 전산시스템을 연계해서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교체하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어서 폐업이나 중대한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계약을 자동 연장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서비스와는 질적으로 틀린 특출한 서비스와 배송 단가에서 메리트가 있을 경우는 업체 변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제약사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개선점

 3자 물류는 자가물류에서 나타나는 경기변동과 수요 물량의 불안정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이지만 하주업체인 제약사의 저비용·고품질 물류서비스 요구를 부응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불친절한 배송사원, 지역 거점망 부족으로 인한 배송 지연, 사후처리 미숙 등 아직 풀어야할 숙제들이 많다.

 특히 업체간 가장 비교의 대상이 되는 부분은 배송사원의 친절도라는 것이 제약사와 약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배송사원의 서비스에 따라 자사 이미지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친절도가 향상되면 배송단가가 소폭 상승하는 것쯤은 감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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