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프로젝트 현황 - 유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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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11-08 17:33
유 향 숙
△ 서울대 약대 졸·석사
△ 피츠버그대 분자생물학 박사
△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장

2001년 인간 게놈 DNA의 서열이 대체적으로 밝혀짐에 따라 인간을 구성하는 정보가 담긴 유전자들의 종류와 수, 배열 등을 알 수 있게 되었고, 이 유전자의 DNA 서열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정상적인 기능을 가진 유전자인지 아닌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서열속에 담겨 있는 생명을 이루는 근본요소들에 대한 연구를 한 층 가속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0여년간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중국을 포함한 세계 18개 국가가 참여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서양인 게놈 DNA의 서열을 밝히는데 30억 불의 연구가 소요되었으며 이를 완성하기 위하여 생명과학분야의 여러 가지 기술들이 개발되게 되었다.

인간게놈프로젝트 결과로 얻어지고 있는 정보가 쌓여지면서 아데닌(A), 구아닌(G), 사이토신(C), 티민(T)의 4가지 염기의 화학구조 배열로 이루어진 DNA속에 담겨 있는 생명현상의 근본이 되는 유전자들이 세포안에서 어떤 기능을 함으로써 세포가 자라고 때가 되면 죽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현상을 좀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이 축척되어 가고 있다.

10여년전에는 유전자 한·두개에 대한 연구가 주 연구대상이었으나 인간게놈 DNA의 서열정보가 거의 다 알려짐에 따라 한꺼번에 수백·수천개의 유전자들을 대상으로 그 기능을 예측할 수 있게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세계 각국의 생명과학분야의 연구 및 이를 응용한 바이오산업은 게놈정보를 기본으로 하고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신의약품개발의 대상이 되는 신규유전자들의 발굴에는 유전자들의 염기서열 정보 및 이들의 기능정보가 필수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인간게놈속에 담겨 있는 유전자들의 기능을 하나씩 하나씩 밝혀 내는 일이 우리앞에 놓여 있다.

서열정보가 대부분 밝혀지면서 지금까지 밝혀내기 어려웠던 유전자들의 구조를 분석하여 그 기능을 예측하고 실제로 인체 세포안에서 작용하는 기전들을 빠르게 밝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결과로 얻어지는 정보는 곧 생명현상의 이해, 인간질병치료, 노화방지, 수명연장 등 인류가 바라는 무병장수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나 방법들의 개발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생명공학기술은 끊임없이 개발될 것이며 특히, 정보와 생물학, 의학 등이 접목되는 접경에서 새로운 개념과 기술이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추진되어 온 인간게놈프로젝트가 게놈의 서열을 밝히는데 초점을 두어 진행되었으나 앞으로는 밝혀진 서열정보에 담겨 있는 대부분 아직 모르고 있는 유전자들의 기능을 밝히려는 포스트 게놈프로젝트 즉, 기능게놈프로젝트( Functional Genome Project)가 주 연구방향이 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생물학, 의학분야의 연구자뿐만 아니라 정보학, 전산학, 화학, 기계학분야의 연구자나 나노기술분야 연구자들도 유전자나 생체를 대상으로 관련 연구를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즉, 생물학과 정보학, 생물학과 물리학, 생물학과 기계학, 생물학과 화학, 생물학과 나노기술학 등 생물학을 바탕으로 특히 게놈정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축적되어 갈 것으로 본다.

누가 빨리 새로운 유전자의 기능을 부여하고, 그 원리를 캐어내어 이를 생체에 잘 적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지적 재산권의 부여가 가능해 질 것이다.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될 게놈을 이용한 연구방향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생물학의 정보화

생명현상의 기본변화가 A, T, G, C 4가지 조합으로 구성된 DNA속에 있음이 밝혀진 이래 인간을 비롯하여 각 개체의 특성을 부여하는 DNA의 서열정보가 쌓여 가고 있으며 단순한 화학물질의 조합이 생명체를 이루게 하며 살아 움직이는 개체가 되게함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있다.

화학물질에 생물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이 무수한 ATGC의 배열정보의 통합적 처리 기술의 힘으로 가능하게 되었으며 많은 화학적 정보의 축적과 이의 통합적 분석기술, 통합정보의 해석 등은 컴퓨터 기술의 개발에 의존하게 되었다.

미래의 생물학의 이해와 이의 기술 발전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술의 발달과 비례할 것이며, 이를 위한 고성능 컴퓨터 개발, 생물학적 정보처리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개발 등에서 컴퓨터 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으로 될 것이다.

30억쌍이나 되는 DNA 염기 데이터를 슈퍼 컴퓨터의 초 연산능력으로 그 서열을 정확하게 맞추어 인간 게놈 DNA의 모습을 드러 내놓게 했듯이 미래에는 이 안에 담겨 있는 각각의 서열의 생물학적 의미를 하나씩 하나씩 부여하는데도 컴퓨터의 힘을 빌어야 가능하게 될 것이다.

10여년 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만해도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단위인 DNA 염기서열만 알아내면 인간에 대한 정보를 다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막상 이 서열이 완성된 후의 현시점에서 이 분야의 미래를 볼 때 더욱 복잡한 생명현상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전자 하나하나의 기능이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고 이들 유전자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야만 세포성장, 대사, 사멸 등 일반적으로 생명이 살아 움직이는데 필요한 조건들을 이룰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생명현상은 더욱 복잡한 연결성을 갖고 있으며 이제는 하나하나씩의 유전자 기능을 알아 이들을 서로 조합하여 새로운 세포의 기능을 부여하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생명현상을 이해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며 이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향후 게놈프로젝트
유전자기능 해독 초점


유전자들의 기능을 하나씩 하나씩 밝히는데도 유전자들로부터 생산되는 단백질의 구조를 3차원적으로 분석하고 분석된 구조를 통해 이 단백질의 기능을 유추하며 이들의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들을 찾는데도 컴퓨터의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현재 가장 바라는 것은 질병없이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고 볼 때 이러한 유전자들의 기능이 잘못되어 제기능을 하지 못할 때 병을 얻게 되는데 이 때에도 미리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하여 그 질병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때에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가상세포(simulated cell or virtual cell)" "가상조직" 등 만들어 그 예측이 가능하다.

컴퓨터기술은 이제는 생물학분야에서 사용되는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이며 이와 관련된 기술분야는 아주 빠르게 발전 될 것이다.

유전자 기능 규명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내놓은 결과는 일차적인 DNA의 구성요소인 염기들의 서열을 밝힌 것이다.

이 염기들의 서열에 따라 그 서열의 일부분으로 구성된 유전자들은 그 기능이 결정되어진다.

서열 하나하나는 기능을 부여하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단위인 아미노산의 서열을 결정하게 되고 아미노산의 서열은 곧 단백질의 성질을 결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 단백질이 만약 치매를 방지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 중에 하나라면 이의 DNA의 서열이 일부분이 바뀌거나 없어져 변형된 경우에는 곧 아미노산의 서열이 바뀌게 되고 따라서 단백질의 성질이 변하게 된다.

변화된 단백질은 치매방지능력이 떨어지거나 또는 반대로 치매방지능력이 월등하게 증강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모든 유전자들은 일정한 서열을 갖고 있지만 만약 이들의 서열이 변화되면 이로부터 나오는 단백질들의 기능이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기능에 대한 연구는 곧 단백질의 기능규명과 일치한다고 본다.

현재까지 그 기능이 알려진 유전자는 인간의 경우 전체 유전자 (3-4만개)의 10% 미만이기 때문에 대부분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들에 대한 기능연구가 활발해 질 것이다.

특히 인간게놈프로젝트 완성이후 인간의 DNA 서열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서열정보를 통해 각각의 유전자의 기능을 예측할 수 있고, 유사한 기능을 할 것이라는 유전자들을 그룹지어 그 기능을 세포차원에서 분석하거나, 모델동물을 이용한 시스템속에서 그 기능분석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에 따라 단백질구조 규명에 필요한 기술 (예 : X-ray, NMR, Synchrotron 등의 단백질 분석 장비를 이용하는 기술, 단백질 정제기술 등), 세포의 생물학적 현상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고전적인 세포생물학 (cell biology) 기술, 동물을 이용한 유전자 기능연구에 필요한 유전자 knockout 기술, 형질전환동물 (transgenic animal) 생산기술 등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기술이 된다.

특히 한두개의 유전자들로만 실행했던 과거와는 달리 유전자 서열정보가 이미 알려진 수 많은 유전자들을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형태의 기능연구 시스템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다. 예를 들면 한번에 3-4만개의 인간을 구성하는 유전자를 놓고 이들 중에 어떤 유전자가 특정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그 기능을 발휘하는지, 또는 이중에서 세포의 성장이나, 사멸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어떤 것인지 등을 DNA칩 기술을 이용하여 한꺼번에 알아 낼 수 있게 되었다.

미래에는 고밀도의 DNA 칩 제조기술이 개발될 것이며 이를 이용하여 아직 그 기능을 모르는 대부분의 유전자들의 세포에서의 기능이 아주 빠르게 밝혀 질 것이다.

형질전환동물의 생산기술도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유전자의 기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될 것이며 세포차원에서의 유전자 기능규명도 모두 게놈정보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의 기능연구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다.

유전자 진단·치료 기술

유전자기능이 밝혀지면 이 유전자들의 구조변화에 따라 그 기능도 변화됨이 확실하게 되며 이 유전자들의 구조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변화된 기능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유전자의 변화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정밀한 분석기술이 필요로 하며 이 기술은 현재 각 개인의 DNA 서열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SNP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단일염기다형성) 분석기술 발달과 더불어 점점 정확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래에는 더욱 많은 종류의 유전자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신기술들이 개발될 것이다.

변화된 유전자를 정상의 유전자로 대체 할 수 있는 유전자 대체 기술, 즉 유전자 치료 기술은 정확한 유전자의 기능을 알고 그 유전자의 서열 정보분석이 빨라짐에 따라 한층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현재 변화된 유전자를 정상의 유전자로 바꾸어 놓는 유전자 치료 기술의 한계는 변화된 유전자 부위만 정상의 유전자로 대체하는데 필요한 정확한 세포내 전달체 시스템이 문제이며 이것이 해결되면 유전자 치료기술은 미래의 질병치료기술을 대표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정확한 유전자의 서열정보로부터 그 유전자기능이 제대로 규명되고 세포내에서의 그 유전자의 역할이 무엇인가가 알려지면 이 유전자 서열이 바뀌어 나타나는 현상을 예측할 수 있고 이를 방지하거나 수정하는 유전자 대체기술, 또는 그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새로운 약물의 적용 등을 통해 본래의 유전자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의학적 측면에서 새로운 개념의 질병진단, 또는 치료의 방법이며 미래에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화학요법에 의한 치료가 줄고 거의 유전자 치료법이 보편화 될 날이 올 것으로 본다.

유전자에 대한 서열, 기능 정보가 곧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의 기본수단이 될 것임이 확실하며 이러한 게놈정보를 기본(genome-based)으로 하는 치료기술에 필요한 신기술들이 끊임없이 개발될 것이다.

신약개발기술

새로운 치료용 약물의 개발에 있어서도 특정 유전자를 대상으로 이의 기능을 높이거나 낮추는 약물의 개발이 시행착오의 실수없이 정확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각 제약회사들은 게놈정보로부터 신약개발의 대상이 되는 유전자들을 모아 놓고 초고속으로 (high-through-put) 그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을 대량으로 스크리닝하고 있다.

한꺼번에 수십만 종류의 물질들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스크리닝 대상 유전자가 나오면 곧바로 약물을 스크리닝할 수 있게 되어 가고 있다. 스크리닝 대상약물도 과거의 단순한 화학합성에 의한 물질이 아니고 이들의 엄청난 조합을 통해 (combinatory chemistry) 그 수를 늘리고 있으며, 합성된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 또는 해양물질로부터 얻은 물질들을 스크리닝이 대상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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