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혈당강하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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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12-21 16:42
설포닐요소계·메글리티나이드계…췌장의 베타세포 자극
비구아니드계·티아졸리딘다이온계…인슐린 저항성 감소
아카보즈·미글리톨…이당류 분해 저해해 혈당상승 방지



2형 당뇨(type 2 diabetes mellitus)를 치료하는 약물

2형 당뇨(성인성 당뇨)의 초기 치료방법은 혈당조절을 위한 식이요법, 체중감소 그리고 운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혈당을 정상치로 낮추는데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때 약물을 사용하게 되며 경구용 혈당강하제(oral hypoglycemics)와 인슐린제제가 있다.

경구용 혈당강하제 및 작용기전

당뇨 환자들의 혈당치는 매우 높다. 세포 안으로 들어가야 할 포도당이 혈액 중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세포 안으로 포도당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고 이 호르몬이 부족할 때 세포들은 포도당에 굶주리게 된다. 1형 당뇨(소아성 당뇨) 환자의 경우는 인슐린을 만들지 못한다. 따라서 혈당을 정상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주사를 맞아야 한다. 한편 2형 당뇨 환자들은 두 가지 문제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충분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거나 세포들이 포도당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경구용 당뇨 치료제는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기 혈당을 낮추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첫 번째 그룹의 당뇨약은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물이다. 이 약물들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므로 저혈당(hypoglycemia)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술이 당뇨약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고 의사나 약사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 예로 클로르프로파마이드의 경우 술과 반응하여 구토와 안면홍조를 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목덜미가 뻣뻣해지고 혈압이 상승하는(이와 같은 반응을 disulfiram-like reaction이라 함) 등 부작용이 심할 수 있다.

1. 1950년대부터 사용되어 온 설포닐요소(sulfonylurea)계 약물은 1세대 약물과 2세대 약물로 구분할 수 있다. 클로르프로파마이드(chlorpropamide, 상품명은 다이아비네즈 Diabinese)는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1세대 약물이다. 2세대 약물들은 1세대에 비해 적은 용량을 사용할 수 있고(따라서 효력이 강하다) 현재 세 가지 약물이 시판되고 있다: 글리피자이드(glipizide, 상품명은 글루코트롤 Glucotrol, 글루코트롤 엑스엘 Glucotrol XL), 글리뷰라이드(glyburide, 상품명은 글리네이즈 Glynase, 다이아베타 Diabeta), 글리메피라이드(glimepiride, 상품명은 아마릴 Amaryl). 일반적으로 이 약물들은 하루에 한 두 번 식전에 복용하면 된다. 설포닐요소계 약물들은 모두 혈당조절에 비슷한 정도의 약효를 나타내지만 복용 횟수, 부작용,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에는 차이가 있다.

2. 설포닐요소계와 화학적으로는 상이하지만 기전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은 같은 약물 두 가지가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메글리티나이드계(meglitinide) 약물로 레파글리나이드(repaglinide, 상품명은 프란딘 Prandin)와 아미노산 유도체인 나테글리나이드(nateglinide, 상품명은 스탈릭스 Starlix)가 있다. 이들은 설포닐요소계 약물에 비해 약물작용 발현이 빠르고 작용지속시간이 짧아 식후 혈당(postprandial blood glucose)을 조절하는데 유리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그룹의 약물은 인슐린의존성 조직들(근육이나 지방 조직)이 인슐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물로 흔히 인슐린감응제(insulin sensitizer)라고 불리우는 약물군이다. 이들은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감소시켜 인슐린저항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증후인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이들을 총칭하여 X 증후라고 부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탁월한 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인슐린저항성 경감제(insulin resistance reducer)라고도 부른다.

1. 비구아니드(biguanide)계 약물로 메트포르민(metformin, 상품명은 글루코파지 Glucophage)이 있다. 이 약물은 주로 간에서 인슐린이 잘 작용하도록 도와주어 혈당을 낮춘다. 보통 하루에 두 번 복용하며 식후 복용할 경우 설사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다.

2. 티아졸리딘다이온(thiazolidinedion)계 약물로 로지글리타존(rosiglitazome, 상품명은 아반디아 Avandia)과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 상품명은 악토스 Actose)가 있다. 이들은 근육과 지방조직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도와준다. 하루에 한 두 번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된다. 혈당을 조절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드물게 간에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이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간 기능 검사를 규칙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계열 약물로 최초로 개발된 트로글리타존(troglitazone)은 간독성 때문에 시판이 중지되었다.

세 번째 그룹의 약물은 전분과 설탕 등의 이당류 분해를 저해하여 식후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이다.

아카보즈(acarbose, 상품명은 프리코즈 Precose)와 미글리톨(miglitol, 상품명은 그라이셋 Glyset)이 있다. 이들은 소장에서 빵, 감자, 면류에 많이 들어있는 전분이나 설탕 같은 이당류의 가수분해에 관여하는 효소인 알파 글루코시데이즈(alpha-glucosidase)라는 효소의 작용을 저해하여 결과 식사 후 혈당치가 서서히 올라가도록 하여 식후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따라서 이 약물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식사 시 첫 숟갈을 뜰 때 복용해야 한다. 가스가 차거나 설사와 같은 부작용이 약물 사용 초기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약물을 사용하면서 차츰 없어지지만 계속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심해 질 경우에는 식사 시 탄수화물의 함유량을 줄이면 된다. 이 약물들은 단독으로 사용시에는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이 발병할 위험은 없으나 다른 약물과 병용하여 투약한 후 저혈당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혈당을 높일 목적으로 단당류인 포도당을 투여해야 한다. 설탕과 같은 이당류를 줄 경우에는 이들의 가수분해를 저해하기 때문에 목적하는 바 혈당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

복합처방

위에 언급한 약물들은 각기 다른 기전으로 혈당을 낮추기 때문에 병용하여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구아나이드계와 설포닐요소계 약물을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한가지 약물을 사용하여 목적하는 바 약효를 얻지 못하였을 때 다른 약물로 바꾸는 것보다 다른 기전의 약물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이 증가하고 약값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경구용 혈당강하제가 필요한 경우

2형 당뇨환자만,이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약물들은 식사 및 운동요법과 병행시에 약효가 극대화될 수 있다. 즉 식사요법, 운동요법과 함께 약물을 사용하는 세가지 방법을 같이 사용할 경우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한편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모든 사람에게 약효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약물을 사용하는 초기에는 혈당이 떨어지지만 정상치까지 떨어지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경구용 혈당강하제가 과연 어떤 당뇨환자에게 약효를 나타낼까?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이 넘었거나 하루에 20 단위 이상의 인슐린주사를 맞고 있는 환자라면 경구용 혈당강하제가 뚜렷한 약효를 나타낼 확률은 낮다. 반면 최근에 당뇨병이 발병됐거나 인슐린을 맞고 있지 않는 경우라면 그 확률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수개월 혹은 수년동안 약물을 복용 후 때때로 약이 더 이상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약이 더 이상 듣지 않는다고 해서 당뇨병이 더 악화된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경우 일반적으로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다른 종류의 약을 추가한다고 하여 상태가 나아지지는 않는다.

경구용 혈당강하제가 혈당을 거의 정상으로 낮추었다고 하더라도 만일 심한 감염증이 발생하였거나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우리 신체의 인슐린 요구량이 크게 증가하여 인슐린주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는 혈당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먹는 당뇨약으로는 혈당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계획이 있는 경우에도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는 먹는 당뇨약을 인슐린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임신 중에는 신체의 인슐린 요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2형 당뇨치료에 가장 좋은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종류 이상의 약물을 시도해보거나 두 종류 이상의 약물을 병용하여 사용하거나 혹은 먹는 약과 인슐린을 같이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여 본인의 혈당조절에 어느 방법이 최적인지를 알아내어 치료를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슐린주사는 필요한가?

2형 당뇨환자의 경우 인슐린주사를 사용하기 전에 먹는 약을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인슐린주사를 맞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당뇨병을 얼마나 오래 앓았는지' `혈당치가 얼마나 높은지' `다른 약을 사용하는지' `전반적인 건강상태는 어떠한지' 등이다.

먹는 당뇨약은 우리의 신체가 인슐린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 중에는 인슐린주사와 먹는 약을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같이 사용할 경우 인슐린이 약효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먹는 당뇨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

전반적으로 이 약들은 안전하고 약효를 잘 나타내지만 다른 약과 마찬가지로 사용에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 있다. 모든 당뇨약은 다른 약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의사 혹은 약사에게 미리 얘기하는 것이 좋다. 당뇨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필요에 의해 다른 약을 복용하기 전에(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구분없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설포닐요소계 혹은 메글리티나이드계 약물들은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다. 메트포르민이나 글리타존계열 악물은 인슐린주사나 인슐린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물과 같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저혈당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아카보즈나 미그리톨은 처방대로 복용할 경우 저혈당을 일으킬 위험은 없으나 다른 당뇨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에는 역시 저혈당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럴 경우 저혈당을 해결하기 위해 설탕을 먹으면 안되고(왜냐하면 아카보즈가 설탕이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포도당 젤 혹은 정제 또는 우유 등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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