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글리타존과 로베글리타존에 대해 환자가 알아야 할 사항들(하)
<지난회에 이어 계속>
5. 글리타존은 어떤 당뇨병 환자들에게 사용되나요?
글리타존은 메트포르민(metformin)의 단독요법 또는 메트포르민과 다른 혈당 강하제의 복합요법으로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색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들에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글리타존은 저혈당의 위험이 낮으므로 저혈당의 위험이 높은(예, 저혈당의 병력을 가졌거나 노인)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글리타존은 몸의 나트륨과 물의 양을 증가시켜 부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나트륨과 물은 신장에서 일단 걸러졌다가 다시 재흡수되는데 글리타존은 이들이 신장으로부터 재흡수되는 양을 증가시킵니다. 글리타존이 일으키는 부종의 정도는 글리타존의 용량과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종이 일어나면 글리타존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심장이 혈액을 뿜어내는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을 심장 부전(또는 심부전)이라고 부릅니다. 몸의 물이 양이 늘게 되면 혈액의 양도 늘게 됩니다. 그런데, 심장이 혈액을 뿜어내는 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혈액의 양이 늘어나면 심장은 늘어난 혈액을 제대로 뿜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심부전이 악화되겠지요. 그래서 글리타존을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게 절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글리타존은 심부전의 병력이 없는 환자들에게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리타존 자체는 심장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지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글리타존이 심부전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현재 뚜렷하지 않습니다. 글리타존이 심부전 발생의 위험을 높이므로 심부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 (예, 심근 경색 발병 이후 초음파 검사 등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이 확인된 환자들)은 글리타존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글리타존은 1년 동안 평균 2~3 kg 정도 체중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작용은 용량에 비례합니다. 또,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인 설포닐우레아나 인슐린과 함께 사용하면 체중 증가의 폭이 더 커집니다. 예를 들어, 글리타존을 인슐린과 함께 사용하면 체중이 6kg 정도 늘 수도 있습니다. 글리타존은 피하지방의 양이 늘려 체중을 증가시킵니다. 피하지방의 양이 늘수록 인슐린은 간과 근육 세포 등에 더 잘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글리타존에 의해 체중이 늘수록 혈당은 더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글리타존에 의한 체중 증가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좋아할 환자는 별로 없습니다. 특히 이미 과체중이나 비만인 환자의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글리타존에 의한 체중 증가는 용량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할 경우, 최고 용량인 45mg까지 용량을 올리기보다는 체중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30mg까지만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하루 30mg으로 피오글리타존이 낼 수 있는 최대 혈당 강하 효과의 80%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는 다른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예를 들면,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와 함께 사용하는 것도 체중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입니다.
우리 몸의 뼈는 한 번 만들어지면 죽을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녹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계속 반복함으로써 유지되는 것입니다. 마치 피부에서 오래된 피부 세포가 떨어져 나가고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피부 세포가 자라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글리타존은 뼈를 더 잘 녹게 하는 대신 다시 만드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뼈를 약하게 만듭니다. 글리타존은 환자가 넘어지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골절의 위험을 높입니다. 글리타존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골절이 생기게 되면 주로 환자의 손이나 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골절의 위험은 용량에 비례하며 폐경기 여성에게 높습니다. 글리타존은 골밀도를 낮춘다는 보고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래서 골밀도 검사로는 글리타존에 의한 골절의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좀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글리타존을 골절의 위험이 높은 환자, 예를 들어 골다공증에 걸린 폐경기 여성이나 골절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 사용할 때 주의하거나 이들에게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글리타존을 복용하는 환자는 넘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여야 합니다.
앞서 기술했듯이 글리타존 단독요법으로는 저혈당의 위험이 아주 낮습니다. 하지만, 글리타존을 글리피지드(glipizide), 글리부리드(glyburide), 글리메피리드(glimepride)와 같은 설포닐우레아, 또는 인슐린과 같이 사용하면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혈당의 증상은 심한 배고픔 (허기), 기운 없음, 빈맥, 식은 땀, 정신 혼미 등입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사탕, 설탕과 같은 당분을 섭취하셔야 합니다.
글리타존이 방광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지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연구에 따르면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하는 것이 남자에게 발생한 방광암과 관련이 있었지만 미국의 연구는 이런 관련성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광암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글리타존을 피하는 것이 현재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7. 글리타존을 시작하기 전과 후에 어떤 검사들을 받아야 할까요?
글리타존을 복용하시는 분들은 헤모글로빈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헤모글로빈 당화혈색소는 글리타존이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글리타존을 시작하기 전에, 그리고 시작하고 나서 3개월 뒤에 다시 측정합니다. 또 피오글리타존과 로베글리타존을 시작하기 전에 간기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간질환 발생이 의심되면 간기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글리타존이 혈당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피하지방 세포를 만들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약을 시작하고 첫 2주 동안 혈당이 낮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약을 시작하고 2~3 개월 후에는 혈당 강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야 합니다.
8. 글리타존을 얼마나 오래 복용해야 할까요?
9. 글리타존을 하루 중 언제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10. 함께 복용할 때 글리타존에 의한 효과를 줄이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는 약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