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와 의약품 상담을 위한 코너: SGLT2 억제제 (2)
7. SGLT2 억제제는 어떤 당뇨병 환자들에게 사용되나요?
SGLT2 억제제는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심근경색, 뇌경색의 병력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순환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개의 다른 기저 질환과 고령의 당뇨병 환자들에게 유용합니다. 또 SGLT2억제제는 심부전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심부전 등의 병력을 가졌거나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선택입니다. 뿐만 아니라 SGLT2 억제제는 만성신장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키므로 만성신장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단 SGLT2억제제의 혈당 강하 효과는 신장기능에 비례하므로 신장기능이 너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 SGLT2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제로서 또 신장기능보호제로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SGLT2억제제는 체중을 줄이고 저혈당의 위험이 낮으므로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지 않은 당뇨병 환자들 중 저혈당의 위험이 높거나(예, 저혈당의 병력을 가졌거나 노인) 과체중인 분들에게 SGLT2 억제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8. SGLT2 억제제의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비뇨생식기 감염(genitourinary infection), 저혈압, 정상 혈당을 동반한 당뇨병성 케톤산증(euglycemic diabetic ketoacidosis)이 SGLT2 억제제의 가장 중요한 부작용들입니다. 이외에도 방광암, 골절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었습니다.
1) 비뇨생식기 감염
SGLT2 억제제는 비뇨생식기 주변 피부의 감염증, 특히 곰팡이에 의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비뇨생식기 주변 피부에 사는 곰팡이와 세균의 에너지원도 포도당인데 SGLT2억제제에 의해 오줌으로 포도당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뇨생식기 주변 피부에 오줌이 그대로 묻어 있는 경우 곰팡이 또는 세균 감염이 더 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비뇨생식기의 구조적인 이유 때문에 비뇨생식기 주변 피부의 감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합니다.
비뇨생식기 주변 피부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변을 본 다음 휴지나 물로 닦아 생식기 주변 피부에 오줌이 묻어 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뇨생식기 주변 피부가 가렵거나 벌겋게 되면 의사를 만나야 합니다. 만약 세균이 요도를 따라 방광으로 올라가게 되면 방광염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방광염 증상이 나타나면 - 열이 나든지 소변을 자주 보아야 하거나 소변을 볼 때 따끔따끔하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 – 의사를 만나야 합니다.
또 비뇨생식기 주변의 감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리는 사람은 SGLT2억제제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저혈압
SGLT2억제제가 혈압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는 SGLT2억제제가 오줌의 양을 늘려 몸으로부터 물을 빼내기 때문입니다. SGLT2 억제제에 의한 저혈압은 노인이나 이뇨제를 함께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주로 나타납니다.
SGLT2억제제를 복용하는 동안 어지러움,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혈당과 혈압을 측정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저혈당의 증상 중 일부가 저혈압의 증상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어지럽거나 현기증의 증상을 느끼는 경우, 앉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을 꼭 붙잡아서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히게 되면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SGLT2억제제를 복용하는 동안 어지러움, 현기증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 의사를 만나 야 합니다.
3) 정상 혈당을 동반한 당뇨병성 케톤산증
정상혈당을 동반한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흔하지는 않지만 사망률 약 1.5%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의 증상은 메스꺼움, 구토, 복통, 정신 혼미, 숨에서 나는 과일냄새 등입니다. 그리고,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구급차를 빨리 불러서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
정상혈당을 동반한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탈수, 감염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고 감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감염이 생겼을 때에는 빨리 의사를 만나 치료해야 합니다.
SGLT2억제제가 정상혈당을 동반한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일으키는 기전은 약간 복잡합니다. SGLT2는 췌장에도 분포합니다. 췌장에서 SGLT2는 포도당을 췌장에 들여 췌장으로 하여금 인슐린을 분비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SGLT2 억제제는 췌장에서 인슐린 (insulin)이 분비되는 것을 줄입니다. 이로 인해 췌장은 대신 글루카곤 (glucagon)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간으로 하여금 포도당을 만들게 하며 몸의 지방을 분해시킵니다. 몸이 주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적은 것으로 판단하여 스스로 포도당을 더 만들고 그동안 축적해 놓은 지방을 분해하여 하는 것이지요. 지방을 분해하면 궁극적으로 케톤 (ketone)이라는 화학구조를 가진 물질들이 생기게 됩니다. 케톤 물질들은 산성 (acidic)을 띄고 있어 혈액 pH가 산성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ketoacidosis). 그런데, SGLT2억제제를 복용하지 않는 당뇨병 환자는 고혈당도 함께 나타나는데 비해 SGLT2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혈당이 정상이거나 정상에 가깝습니다. 그 이유는 SGLT2억제제에 의해 포도당이 오줌으로 많이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euglycemia).
]4) 방광암
방광암은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들에게서 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들은 흡연 등으로 방광암의 위험이 원래 높았기 때문에 다파글리플로진이 실제로 방광암을 일으키는 지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5) 골절(bone fracture)
골절은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시험에서 주로 관찰된 부작용입니다. SGLT2 억제제가 실제로 골절을 일으키는 지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9. SGLT2 억제제을 시작하기 전과 후에 어떤 검사들을 받아야 할까요?
당화혈색소와 혈액을 이용한 신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당화혈색소는 SGLT2 억제제가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SGLT2 억제제을 시작하기 전에, 그리고 시작하고 나서 3개월 뒤에 다시 측정합니다.
신장 기능은 보통 혈중 크레아티닌(creatinine)의 양을 측정하여 사구체 여과 속도를 계산함으로써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신장 기능은 SGLT2 억제제를 시작하기 전과 후에 체크를 해야 합니다. SGLT2 억제제를 시작하고 얼마나 빨리 신장기능을 체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 견해로는 복용 시작후 1~2주 안에 체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약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신장기능이 저하되어 있었거나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좀 더 자주 신장기능을 체크받아야 합니다.
검사는 아니지만 혈압도 SGLT2억제제를 시작하기 전과 후에 측정해야 합니다. 혈압은 SGLT2억제제를 시작한 뒤 1-2 주 안에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10. SGLT2 억제제를 얼마나 오래 복용해야 할까요?
많은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들이 인슐린을 시작할 때 특히 식사전에 맞는 인슐린을 시작할 때 중단되지만 SGLT2 억제제는 인슐린과도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발생해서 중단해야 하기 전까지 SGLT2 억제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슐린을 맞기 시작하면 그 자체가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복용할 약의 갯수를 줄여주기 위해 SGLT2 억제제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GLT2억제제를 심부전 치료에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때까지 복용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심부전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SGLT2억제제를 만성신장질환의 진전을 지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 신장기능이 어느정도까지 떨어지면 SGLT2 억제제를 중단해야 하는지는 아직까지 잘 연구되어 있지 않지만 신장투석 직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1. SGLT2 억제제를 하루 중 언제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SGLT2 억제제는 오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SGLT2억제제가 오줌의 양을 늘려 소변을 자주 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12. 함께 복용할때 SGLT2 억제제에 의한 효과를 줄이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는 약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SGLT2 억제제가 일시적으로 신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신장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다른 약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런 약들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는 것으로는 이부프로펜 (ibuprofen), 나프록센 (naproxen) 등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들이 있습니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