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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조직의 손상이나 결핍이 있는 경우에 자가조직으로 채워질 수 없다면 보형물을 사용하게 된다. 가장 흔한 것은 치아의 손상 시에 쓰이는 금속이나 세라믹 등일 것이다. 내과적으로 심박동기를 착용하고 체내에 배터리까지 장착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정형외과 치료에서 쓰이는 인공관절이나 스크류 등 매우 많은 종류의 이물질들이 체내에 사용된다. 성형외과적으로 쓰이는 것은 인체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용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그 위험성을 쉽게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몸속에 있는 보형물 들은 정말 안전성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한 번 고민해 보자.
◇수술한지 10년이 지났는데 문제가 생긴 ‘이마보형물’?
한때 볼록 튀어나온 이마성형술이 유행한 적이 있다. 주로 납작한 실리콘 보형물을 이마에 넣어 봉긋한 모습을 만들어 주는데 환자의 만족도는 매우 큰 편이다. 인상도 좋아지고 여성적이며 이마가 예쁘게 나오니까 똑똑해 보인다는 소리도 듣게 된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서 보면 실리콘 보형물 가장자리의 경계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구축 반응도 있고 피부가 처지면서 위치의 변화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체액이 고이거나 멍이 들어서 오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잘 모르지만 어딘가 조직의 손상으로 혈관을 다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하여튼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보형물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하게 된다.
◇보형물 노출 문제가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귀족수술’
보형물은 체내에 존재하는 것이며 환자의 조직과 통합되는 것이 아니다. 인체는 이물질을 인식하고 섬유세포를 보내어 캡슐 형태의 콜라젠 방을 만들어 준다. 보형물이 콜라젠 방에 있으면 고정이 잘된 상태이지만 근육의 움직임이나 중력에 의하여 힘을 받게 되고 자극으로 인해 연약한 부분 찢어진다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귀족수술에서는 보형물 노출 빈도가 비교적 잦아 수술 시 스크류를 사용해 뼈에 고정시키는 방법이 사용된다.
귀족수술을 오래 전에 받았더라도 갑자기 잇몸에 뭔가 삐져나온게 느껴지거나 코나 뺨 주위가 먹먹하고 통증과 열감이 생길 수 있다. 보형물이 노출되기 전 초기엔 작은 구멍으로 염증이 생기기 쉽고 노출 정도에 따라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수술 부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빠른 시일내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간혹 발생하는 ‘코끝 보형물’ 노출
코의 보형물도 가끔 빠져나온 경우를 볼 수 있다. 코 보형물의 노출은 알아차리기 쉬워 일찍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로 코 안의 얇은 부위인 피부나 점막을 통하여 빠져나온다. 코끝 성형술(tip platy)을 할 때는 주로 자가 연골을 이용한다. 자가 연골은 코끝의 연골 구조와 매우 비슷하고 여러 모양을 만들기가 수월하다. 연골을 쓰지 않고 실리콘으로 된 코끝 보형물도 있는데 주로 L자형 보형물을 일컫는다. 비교적 삽입하기가 편해서 사용되는데, 코의 피부는 얇은 편이라 삽입 위치가 정확하지 않다면 코끝의 피부를 자극한다. 이 경우 피부가 점점 얇아지면서 결국에는 노출되는 것이다.
◇자가진단이 아닌 자가증상 체크가 필요한 ‘턱 끝 보형물’
턱이 너무 앞으로 나오면 주걱턱이라고 하는데 반대로 덜 발달되어도 무척 어색하다. 입 주위만 튀어나오게 되고 턱이 없으면 목과의 경계도 모호해지기 쉽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교정 법이 턱의 실리콘 보형물 삽입술이다. 입안의 조그만 절개를 통하여 다양한 크기의 보형물을 삽입할 수 있는데 그 효과는 매우 좋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보면 그 위치가 이동된 경우도 볼 수 있다. 또 뼈에 가해지는 압력이 꽤 강하기 때문에 턱 끝 뼈가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얼굴 뼈 중점적으로 수술하는 의료진은 보형물을 이용한 수술보다는 절골술이나 자가뼈이식을 이용한 수술을 더 선호한다. 그 방법이 좋긴 하지만 수술이 크고, 부작용 또한 없는 것이 아니니 보형물을 이용한 수술도 나쁘다고는 말하기 곤란하다. 혹시라도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함이 생겼다면 스스로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보형물이 체내에 있다는 것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몸에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실리콘 등의 보형물의 안전성은 인체에 특별한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생물학적 불활성(Inert)의 의미일 뿐, ‘건강하다’의 의미가 아니다. 모든 보형물은 안전하지만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충분히 있다. 문제가 생기면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의료 상식이 많고 시중에 약이 매우 흔하다. 따라서 스스로 약을 먹고 염증을 가라앉히려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만약 통증이 생기거나 이물감으로 불편하고 발열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특히 보형물이 노출되었다면 빠른 시일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일단 수술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조직을 잘 보존한 뒤 나중에 언제라도 다시 수술 받으면 된다. 겉보기에 멀쩡하다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조직이 많이 손상된 상태로 병원에 방문한다면 돌이키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기 쉽다는 걸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