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 성형외과는 패스트푸드점이 아니다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기자 new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18-11-14 09:28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우리에겐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 상식은 이성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의 상식 중의 하나는 병이 걸리면 아프다는 것이다.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도 상식이다. 우리 몸의 수많은 신경세포들은 외부의 자극에 즉각 반응한다.

손가락을 베이면 피가 나고 신경세포들은 뇌에 아픔을 전달한다. 베인 손가락이 온전히 아무는데 1주일은 걸릴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이 성형외과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프지 않다. 금방 회복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말들은 상식에 어긋난다. 그러나 사람들은 쉽게 그런 말을 믿는다. 사실 수술에 있어 통증이 수반될 수 있다는 말을 해 주는 것이 좋다. 통증이 있다고 여길 때, 느끼는 통증의 강도와 통증이 없다고 믿었을 때, 느끼는 통증의 강도는 다르다.

아픔을 준비한 사람은 덜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아픔을 맞으면 더 큰 아픔을 느끼게 된다. 성형수술은 아무런 고통 없이 순식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상식이다. 

중국의 속담에는 ‘십전십미(十全十美)는 없다.’는 말이 있다. 십전십미는 모든 것이 완벽한 완전무결한 상태를 이야기한다. 문제는 만족의 정도다. 보통 다른 수술은 성공과 실패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준이 존재한다. 하지만 성형 수술에서 성공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형은 암세포가 퍼진 장기를 잘라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수술결과에 대해 불 만족하는 것도 부작용이 될 수 있고, 흉터, 염증, 색소침착, 비대칭 등 나아가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성형수술의 결과는 변화된 신체기관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고 1차적인 외상이나 불편함이 없다 손 치더라도 성형하고자 한 사람이 만족하지 못하면 성공했다 말하기 어렵다.

보편적 미의 기준은 언제나 존재해 왔지만 사람마다 아름답다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아무리 본인이 원한 대로 신체기관이 변화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고 그토록 원했던 새로운 얼굴은 또 다른 마음의 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전문의를 찾아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성형수술하게 된다면 1차적 외상이나 불편함은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하루아침에 모든 상처가 아물고 어떤 부작용도 없는 성형수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눈을 성형했을 경우 양쪽 눈이 완벽하게 똑같을 수는 없다. 쌍꺼풀이 풀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 확률은 약 3%정도가 된다. 이러한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에도 인내가 필요하다. 만약 풀려서 다시 수술을 할 때는 흉터가 본연의 피부처럼 부드러워졌을 때 수정해야 한다. 성형은 상담에서부터 수술, 그리고 보완에 이르기까지 의사와 상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성형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수술시간과 절차가 단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잘 담근 김치의 맛을 보기 위해서 참고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성형수술 후 바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급성붓기는 1~2주 정도면 없어져 수술 후 회복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수술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아물고 수술부위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 데는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환자는 수술 부위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물론 통신판매에서 신상구두를 구입하듯 수술 후 곧바로 꿈꾸던 얼굴로 변화하고 싶은 욕구는 이해하는 바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인간의 육체는 한낱 작은 점일지라도 쉽게 변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술 직후에는 당연히 상처도 있고 붓기도 하며, 붕대로 칭칭 감아야 하기도 한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비로소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사는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도록 하도 또 조금의 고통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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