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9> 동화약방 초대 사장 민강의 독립운동과 조선약학교 설립
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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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방 초대 사장 민강의 독립운동과 조선약학교 설립
 

동화약품은 2월 25일 오전 10시 서울 순화동에 있는 신축 본사 1897홀에서 초대 사장 (당시는 동화약방) 민강(閔橿, 1883~1931)의 생애를 다룬 ‘민강 평전(評傳)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였다. 민강은 1897년 동화약방을 창립하여 우리나라 근대 제약산업의 기틀을 마련한 선구자로, 궁중 선전관이었던 부친 민병호와 함께 국산 신약 ‘활명수’를 개발하여 구한말 백성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는 또한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로서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즉, 대동청년단 활동에 참여하며 항일운동을 전개했고, 동화약방을 독립운동의 연락망과 자금 통로로 활용하였으며, 활명수 판매 수익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제공했다. 독립운동가들이 중국으로 이동할 때 활명수를 판매하여 활동 자금을 마련한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에는 동화약방에 서울 연통부(聯通府)가 설치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1963년 제약업계 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追敍)받았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큰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서울대 약대) 관계자를 비롯한 약학계 인사 약 25명이 참석하였는데, 약학계 인사들이 이처럼 많이 참여한 데에는 아마 다음과 같은 배경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첫째, 민강 사장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약학교육기관 설립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한일강제병합(1910) 이후 조선총독부는 ‘약품 및 약품영업취체령’ 제정(1912)을 통하여 근대적 약업(藥業)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에 따라 약종상과 약제사를 양성할 교육기관의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따라 1915년에 1년제의 조선약학강습소가 개설되었으나 1916년 실시된 최초의 약제사 시험에 졸업생이 한 명도 합격하지 못하자, 정식 약학교육기관의 설립 필요성이 대두(擡頭)되었다. 이에 민강을 비롯한 약업인들이 자금 마련을 주도하여, 1918년에 2년제 조선약학교를 설립하였다. 민강은 조선약학교의 6인의 상의원(常議員) 중 한 명이었다. 조선약학교는 1930년에 경성약학전문학교, 광복 후인 1946년에는 사립 서울약학대학으로 바뀌었다가 1950년에 국립서울대학교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민강은 이처럼 우리나라 근대 약학교육의 출발점에 서있던 인물이다. 
 

둘째, 동화약품이 서울대 약대와 맺어 온 인연 때문이다. 1983년 동화약품은 액면가 500원의 주식 2만 주를 서울대 약대에 기부하여 서울대 약대 연구 재단의 출범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서울대 약대 인사들의 다수 참석은 이래저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셋째, 동화약품의 역사 계승 모습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초대 민강 사장의 뒤를 이은 4대 민인복 사장은 1937년 회사를 민족기업가 윤창식에게 넘겼다. 이후 회사의 경영은 윤광열 회장과 윤도준 회장으로 이어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 윤도준 회장은 독립운동에 관여해 온 두 선친의 후손답게, 남산 일대의 일제강점기 흔적을 찾아보는 ‘남산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50회 이상 이어 오고 있다. 또한 동화약방의 초대 사장 민강의 역사를 동화약품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계승하여 기리고 있다. 사람들은 민씨 일가(一家)의 역사를 계승하는 윤씨 일가의 모습에 감동을 느낀다.
 

넷째,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에 대한 윤도준 회장의 각별한 관심 때문이다. 그는 2025년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약학사분과학회를 매년 지원하겠다고 자진해서 약속해 주었다. 더구나 학회의 요청보다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하였다. 이날 약학사분과학회 회원이 특히 많이 참석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歸結)이다.
 

평전의 뒷부분에는 1930년경 이화여고보(梨花女高普) 학생으로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민금봉 여사의 활동이 실려 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민여사의 손녀인 송지희 서울시립대 교수의 간절한 마음이 작가 고진숙을 움직인 덕분이라고 한다. 송교수의 진심도 감동적이었다. 
 

이 출판기념회는 한 제약 기업인의 독립운동이 근대 약학교육의 발아(發芽)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뜻 깊은 행사였다. 

 

<필자소개> 심창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과 서울대 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심 교수의 약창춘추 칼럼은 2007년 처음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0여 회 이상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3권(약창춘추, 약창춘추2, 약창춘추3) 책으로 묶여 순차적으로 발간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약창춘추3은 현재 교보문고를 비롯한 시중 인터넷 서점과 약업닷컴 북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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