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꼬마빌딩에 대한 국세청의 소급 감정평가가 위법하다는 판결에 대하여
김용진 세무사의 세무칼럼
편집부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26-02-10 10:18

최근 꼬마빌딩(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국세청의 소급 감정평가 및 과세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국세청이 2020년부터 시행해 온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의 법적 근거에 대해 사법부가 처음으로 제동을 건 사례이다. 이 판결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서울행정법원2021구합85600, 2025.12.15.(원고승)

[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22.2.15. 대통령령 제324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1항 단서 중 “평가기간이 경과한 후부터 제78조 제1항에 따른 기한까지의 기간 중에 감정이 있는 경우”에 관한 부분은 조세법률주의(헌법 제38조, 제59조), 법률우위의 원칙(행정기본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함. 이 사건 상속개시일과 가격산정기준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감정가액은 이 사건 상속개시일 당시의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였다고 할 수 없어, 이 사건 감정가액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함.

나. 판결내용 정리

1. 조세법률주의 위반: 세금은 국회가 만든 법률에 근거해야 하는데, 시행령(대통령령)만으로 과세 대상과 기준을 광범위하게 정한 것은 위법하다.

2. 납세자와의 불형평성: 납세자는 상속 후 6개월(증여 3개월) 내에 신고해야 하는데, 국세청은 그 이후인 '법정 결정기한(신고 후 9개월)'까지도 직권으로 감정평가를 할 수 있게 한 점이 공정하지 않다.

3. 예측 가능성 침해: 국세청이 어떤 빌딩을 감정 대상으로 삼을지 기준이 불투명하여, 납세자가 얼마의 세금이 나올지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 즉 모든 과세처분에 대하여 감정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국세청의 재량에 따라 감정평가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해마다 감정평가 건수가 다르므로 그해의 감정평가 예산이 모두 소진되면 이후 결정부터는 쉽게 감정평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 선행 대법원판결(2023. 8. 31. 선고 2023두41530)과의 차이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두41530 판결은 꼬마빌딩에 대한 국세청의 감정평가 및 과세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대표적인 국세청 승소 사례이다.

1. 시가주의 원칙 (실질과세의 구현)

대법원은 상속증여세법의 대원칙인 시가 과세를 가장 우선시했다. 즉, 상속·증여세는 재산의 실제 가치에 맞게 매겨야 한다. 꼬마빌딩의 공시가격은 실제 시세보다 현저히 낮으므로,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통해 실제 가액(시가)을 찾아내 세금을 물리는 것은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

2. 소급감정의 객관성 인정

신고가 끝난 뒤 나중에 감정평가를 하는 소급감정의 효력을 인정했다.  상속일로부터 시간이 조금 지났더라도, 감정평가사들이 그 당시의 시세를 소급해서 적절히 산출했다면 그 금액은 객관적인 시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신고 후에 이루어진 감정이라도 과세 근거로 쓸 수 있다.

3. 과세 형평성 제고

일부 빌딩만 골라서 감정하는 것이 차별이 아니라고 보았다. 아파트처럼 시가가 투명한 자산과 달리, 꼬마빌딩은 시가를 알기 어렵다는 특수성이 있다. 국세청이 예산안에서 시가와의 차이가 큰 부동산을 선별해 감정하는 것은 자산 간 형평성을 맞추려는 정당한 노력이지, 특정인을 괴롭히는 자의적인 처분이 아니다.

4. 시행령의 위임 범위 인정

국세청 사업의 근거인 상증세법 시행령 조항이 유효하다고 보았다. 법률에서 시가를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시행령은 그 시가를 확인하는 방법(감정평가 등)을 구체화한 것이므로 조세법률주의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라. 결론

선행 대법원의 판결(2023두41530, 2023. 8. 31.)은 "세금은 실제 가치(시가)대로 내는 게 정의다. 절차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는 입장이고,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2021구합85600, 2025.12.15.)은 "아무리 시가라도, 법률이 정한 명확한 절차 없이 시행령만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은 독재적 행정이다."라고 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이처럼 법리가 충돌하고 있어, 현재 진행 중인 소송들은 결국 다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올라가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세청도 시행령에 위임된 내용을 본법으로 개정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꼬마빌딩에 이어 고가주택에 대해서도 감정평가사업을 확대하려는 국세청의 입장은 속도조절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국세청이 사후 감정평가하는 기준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정 기준금액 이상만 감정할 것이라고 하나, 감정평가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는 것도 이번 판결에 따라 국세청이 개선하여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필자소개>

김용진 세무사는 세무대학(3기)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국세청 재산세국 재산세과, 분당세무서 부가가치세과장, 국세청 심사1과 1팀장 등을 거쳤다. 서기관 승진 이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 팀장, 서울지방국세청 송무국 송무1과 법인팀장, 거창세무서장, 충주세무서장, 분당세무서장, 송파세무서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메리트 세무법인 대표세무사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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