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6일 모더나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를 상대로 하여 메사추세츠 지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뉴스가 나왔다. 독일에서도 소송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팬더믹 기간 중 COVID-19 백신에 관련된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서약을 한 기업들이 여럿 있었는데 모더나도 그 중 하나로 2020년 10월 팬더믹 기간 중에는 COVID-19 백신에 관한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했었고, 올 3월에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92개 국가에서는 특허권 행사를 하지 않겠지만 그 외 국가 들에서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하는 발표를 한 적이 있다.
팬더믹 기간 중에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서약을 하게 된 배경에는 인간의 생명(모든 생명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과 건강이 기업의 이익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기업에 압력이 가해진 것도 있고 특히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구성된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연구나 개발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기업이 그 연구 산물을 독점하거나 이익을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매우 높았었다.
일부에서는 Bayh-Dole법을 발동하여 정부가 연방 정부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발명을 포함하는 특허에 대해 무상 통상실시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이 경우 정부가 통상실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보장되어 있는 것과, 실제 그 권리를 행사하여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고 실제 실현이 되기에는 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한 것이어서 실효는 없었을 것이다.
모더나가 소송을 시작한 것과 관련하여 그럼 이제 팬더믹이 종료되었는 지, 팬더믹의 종료 여부를 누가 결정할 것인지 등의 이슈가 떠올랐고 소송에서도 만일 아직 팬더믹이 끝나지 않았다고 하면 모더나가 공개적으로 한 특허권 불행사 서약을 번복한 것이 되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런 번복이 소송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등에 대한 이슈 제기도 이루어지고 있다.
모더나가 미국에서 특허침해를 주장한 특허는 10,898,574호, 10,702,600호, 10,933,127호 등 세 개이다. 이중 574특허는 2011년 3월 21일 출원되었고 600특허와 127특허는 2016년 10월 21일에 출원된 동일한 우선권 주장 출원의 패밀리이다. 574특허는 1-methyl-pseudourindine을 포함하고 목적 폴리펩타이드를 코딩하는 영역을 포함하는 변형된 메신저 RNA-함유 조성물을 투여하여 생체 내에서 목적 폴리펩타이드를 생산하는 방법과 mRNA를 포함하는 지질 나노입자 (lipid nanoparticles)-함유 약학 조성물을 청구하고 있다.
600특허와 127특허는 베타코로나바이러스 S 단백질 (spike 단백질) 혹은 S 단백질 서브유니트를 코딩하는 오픈 리딩 프레임을 포함하며 지질 나노입자로 제제화된 메신저 RNA를 포함하는 조성물과 특정 성분을 포함하는 지질 나노입자를 투여하여 베타코로나 바이러스 S 단백질 혹은 S 단백질 서브유니트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법을 청구하고 있다.
특허침해 소장에서 모더나가 구하는 구제책 (remedy)에는 가처분 신청 (injunction)은 들어있지 않다. 화이자 바이오앤테크가 고의적 침해를 하였으며 2022년 3월 8일부터 발생한 매출 (미국 정부에 판매된 것과 중저소득 국가 92개국에 판매된 것 제외)을 기준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도 mRNA 백신과 관련된 특허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소송에 대응하여 자사 특허를 모더나가 침해한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많고 이 소송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mRNA 백신/치료약의 적용이 무척 넓은 것을 생각하면 CRISPR 특허 분쟁과 더불어 약 35년 전 암젠과 제넨텍 사이의 재조합 EPO 특허분쟁 처럼 전 세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필자소개> 이선희 변호사는 30여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출원 뿐만 아니라, 특허성, 침해여부, 및 Freedom-to-operate에 관한 전문가 감정의견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또한 생명과학, 의약품, 및 재료 분야 등에서 특허출원인이 사업목적에 맞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자문을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한미약품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대상으로 하여 승소하였던 미국뉴저지 법원의 에스오메프라졸 ANDA 소송을 담당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