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 고향 야로에선,
옆집의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고 있었고
길흉사에서는 함께 기뻐하고 슬퍼했다.
서로가 서로를 믿으며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삶의 평안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적 연결망을 가지고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래의 일이 예측 가능한 안정된 이상적인 사회였다.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엄격한 개인 중심의 경쟁 사회가 되었다.
경제적으로는 풍부해졌지만
이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은 힘들어한다.
마을 안에 이웃들이 살듯
마음 안에는 여러 생각들이 산다.
생각들은 각(角)이 많아서
가끔은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착한 끈으로 연결된 마음의 마을엔
서로가 서로에게 눈물인 마음들이 산다.
우리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
별들의 강이 흐르고,
나,
그 마음의 마을에 다다르고 싶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