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AI 신약개발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AI 신약 분야의 전문인력 부족을 체감하고 있으며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과 현장중심실습 교육을 통해 융합형 현장형 인재를 공급해 줄 것을 강력주문했다. 2020년 산업통산자원부 조사에서도 제약바이오산업의 인력부족은 소프트웨어산업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할 정도이며 특히 허가제도, 보험급여, 사업개발, 해외영업 파트의 인력 미충원률이 가장 높은 상태로 이 쪽 분야의 전문인력 확보가 각 기업들의 숙제가 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분야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제품개발 단계부터 인허가·보험 등재와 같은 규제과학 지식이 요구되는 산업으로 관련산업의 전 주기적 지식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요청에 따라 지난 2012년부터 특성화대학원이 운영돼 오고 있다. 석사급 중간관리자 인력양성의 요람으로 높은 취업률을 동반하며 최대 6개 대학까지 늘었던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특성화 대학원은 현재 3개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산업계의 요청에 따라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에 나서 일부대학의 호응으로 출발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당초 취지만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대학원 교육이 학술연구 중심으로 운영된 반면 특성화대학원은 사회적 수요에 맞춰 실무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 등 차별화를 통해 학생 역량을 성장시키고 또 취업으로 연결시키는데 기여함과 동시에 업계가 필요로 하는 우수 인재들을 공급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국내외 40여 곳의 기관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으며 풀타임 학생의 경우 3~6개월 간의 인터십을 의무화하고 미국 USC, 일본 동경대 등 해외 대학의 교육을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졸업논문을 대체할 수 있는 프로젝트 형식의 졸업트랙을 만들어 졸업 요건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성공적 운영의 모범사례로 주목된다.
바이오, 데이터, 글로벌 등의 키워드와 관련된 인재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관련업계의 분석을 토대로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이 원하는 실무형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관련학과 특성화대학원을 포함한 대학들이 보다 전향적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현장의 수요에 걸맞는 전문인력 배출에 적극성을 보야야 한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현장의 목소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복지부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정부차원에서도 특성화대학원 인력양성 모델을 본보기 삼아 의료기기나 다른 규제과학 대학원을 만드는 데 대학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할 필요가 있다. 인재양성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