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 그 숫자와 순위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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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2008-01-30 09:07
▲ 정시련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해가 바뀌면서 돌이켜 보니 작년 한 해 동안 뉴스에 등장한 와인 관련 이야기는 제법 많았지만 그중 흥미 있는 하나는 우리나라 와인 수입이 급상승하였다는 것이었다.

즉 2007년 1.4분기에 사상최고로 급증하며 시작된 와인 수입 증가 추세는 변함없이 계속하여 지난해 와인 수입금액은 총 1억4천3백만 달러로 2006년에 비해 61.9% 증가하였고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급상승한 현상이라 한다(한국무역협회 발표).

그리고 2006년까지는 우리나라가 와인을 많이 수입한 국가는 프랑스, 칠레, 미국, 이태리 순이었는데, 지난해는 이태리가 미국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여기서 보여준 숫자와 순위를 생각해 본다.

와인이 급격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소비물질로 등장하게 됨은 경제 성장에 따른 국민소득의 증가와 세계화에 따른 생활양상의 변화 때문이고 보면 유럽 문화에 뿌리를 둔 와인의 수입증가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평균 3만 달러가 될 때 까지는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그때가 되면 소위 선진국형의 '문화적 평형' 특히 '기호음식문화의 이해와 충족도 평형'이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나무는 수 만 년 전 유라시아지방에서 코카서스 산맥을 넘고 흑해를 건너(노아의 방주를 따라 왔다는 전설) 기원전에 이미 희랍으로 전래되어 양조기술이 발달하며 술의 교역도 활발하게 시작되었다. 이후 와인은 다시 로마로 그리고 프랑스로 전파되어 급기야 이곳에서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운 것이다.

사실 프랑스와 이태리는 와인의 생산이나 소비 모두에서 서로 우열을 짓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지만 프랑스는 더 좋은 와인을 만드는 환경을 개선하면서도 좋은 전통을 유지해 왔다. 따라서 프랑스 와인은 '양과 질' 모두에서 세계 제일의 권좌를 유지해 오고 있다.

한편 이태리는 로마시대부터 그 풍토에서 만들어져온 나름대로 좋은 포도주에 만족하며 그들 국민 스스로가 다 소비함에 안주하다 보니 국제무대에서 프랑스 와인에 밀리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통감한 이태리 정부가 약 40년 전부터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여 "양보다 품질 좋은 와인"을 강조하여 그 결과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이태리 와인의 평판이 향상되고 있는 현실이다.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샤또 중 라핏드 로쉴드(Lafite-Rothschild)에 맞먹는 이태리 또스까나의 명주 사씨카이아(Sassicaia)의 출현 같은 것이 좋은 한 예이다. 칠레와인은 FTA 덕분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2위에 올랐고, 미국와인은 유럽산에 비해 단순하고 마시기 쉽고 가격도 합리적이라서 3위를 점했었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의 기호변화와 또 이태리의 혁신적인 노력 결과 이태리와인이 미국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국가건 개인이건 개혁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와인에서도 볼 수 있는 교훈이다.

40년 전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나 전자제품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이제 이들 상품은 '코리아'의 이미지와 함께 유럽, 시베리아, 북미,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깊은 곳은 물론 안데스산맥 속 높이, 그리고 아프리카 오지에까지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음과 마찬가지로 먼 유럽 다른 나라의 전통과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는 품질 좋은 와인의 수입 또한 급상승함은 당연한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역사 속에서 발전은 부단히 개혁하고 노력하는 만큼 이루어진다는 점을 명심하며 새해와 새 정부와 또 건국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때를 맞아 우리 모두 더욱 보람 있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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