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인제약이 공익재단 설립을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 오너인 이행명 회장은 개인돈 350억원(현금 100억,비상장주식 250억)을 출연, 다문화가족자녀지원 장학사업 등 사회발전 기여를 목적으로 하는 '명인다문화장학재단'을 설립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금껏 제약기업 본연의 사명감으로 우수의약품 개발에 매진해 왔다. 이제는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고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좋은 약을 통해 건강한 세상을 만들고 더불어함께 하는 나눔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하며 이번 장학재단 설립을 계기로 다문화가정과 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때 장학재단이나 문화재단 등 여러형태의 재단 설립에 대해 사회 저변의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았다. 오너일가의 재산 빼돌리기라는 빈축을 사거나 지배구조를 유지 또는 강화할 목적으로 비영리법인을 통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다는 오명과 함께 재산세 상속세 탈세는 물론 불법증여의 수단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업계 오너중심 공익재단 설립을 통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적어도 한치 의혹이나 물의를 야기하지 않았고 모범적이며 투명한 운영을 통해 사회적 존경을 받고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명인제약에 앞서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설립 운영하고 있는 유한재단, 고촌재단, 석천재단, 중보재단,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임성기재단, 가산문화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박사와 관련된 유한재단과 보건장학회 두 재단은 우리나라 모든 공익재단의 표상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1963년 설립된 보건장학회는 유 박사가 기탁한 유한양행 주식 5천주를 종잣돈으로 삼아 60년이 넘은 현재 500억이 넘는 기금운영으로 누적인원 1500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바 있다. 또 유 박사와 그의 외동딸인 유재라선생의 전재산 사회환원 및 기부를 통해 설립된 유한재단은 장학사업을 비롯한 교육지원, 사회복지,재해구호,봉사상 제정 등의 사업을 통해 1970년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각계각층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유망한 인재발굴을 통해 국가동량으로 성장하게끔 하는 마중물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운영은 신용과 정직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기업활동을 통해 모은 이윤은 전부 국가와 사회공동체에 환원해야 한다는 유일한 박사의 신념과 경영철학은 2대에 걸친 공익재단 설립을 통해 실천되었고 봉사, 교육, 복지의 이념을 기업경영의 첫번째 덕목으로 삼은것은 현대 기업가치의 핵심이 된 ESG경영을 이미 반세기전에 선도적으로 내다본 혜안이 아닐수 없다. 신약개발과 우수의약품 생산 못지않게 사회발전과 안정을 위해 사회적 약자와 봉사자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온 제약업계 공익재단의 활동과 공적에 대한 재평가도 꼭 이뤄져야 할 것이며 이와 함께 더 많은 기부와 재원 조달을 통해 지원을 넓혀가는 것도 함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