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니콜과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브랜드로 군림했던 LG피처폰의 주인 LG전자가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올 7월이면 스마트폰사업에서 완전철수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초일류기업이자 모바일 통신분야 세계적 강자인 모토로라 노키아 소니의 몰락을 지켜본바 있지만 믿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자기업인 LG조차 글로벌시장의 냉혹한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모바일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점은 시사하는바 매우 크다. 4차산업혁명 생태계의 일원으로 변화와 혁신에 동참하지 못하고 소비자의 선택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면 아무리 과거의 성취가 크다 하더라도 결국은 도태되고 만다면 냉엄한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초일류 첨단경쟁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명제는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비록 미래먹거리이자 성장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과연 대규모 투자와 R&D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개발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이미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탄탄한 기초과학과 유슈기업을 보유한 일본, 최근 급격한 기술진보를 이루고 있는 중국 등 주변 경쟁상대와 비교해 우위 요소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수한 인력에 대한 기대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또한 회의적이다.
생존을 위한 R&D투자 열기는 메이저 글로벌제약을 통해 확인된다. 136년 역사를 가진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R&D 투자가 지난해 집행되었는데 전체매출의 25%에 달하는 37억 유로에 달하는 거액를 투입,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분야의 혁신의약품 및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투자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항암제, 호흡기, 면역학, 중추신경계, 망막 질환 분야에서 전 연구 단계를 포함, 모두 1백여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바이오‧제약 산업 분야에서 이미 8천여명의 인력이, 10년뒤 2030년에는 4만명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 되며 이같은 현상은 신제품 R&D, 생산 품질관리 분야에서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체계가 미흡하고 의약품 인허가, 의약품 경제성 평가, 제약 기술경영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 과학 등 융합 분야의 인재가 필요함에도 불구, 기존 학술‧임상 중심의 의‧약학 교육 등을 통해서는 고급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약개발을 향한 R&D투자의 정석은 우수한 인력확보에 달렸다는 지적에 신경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