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아기공룡?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2008-01-15 14:47

만화영화 주인공 아기공룡 둘리는 장성하고 나면 사납고 두발로 직립하는 육식공룡 케라토 사우르스가 될 것이라 한다. 모가지가 길고 네발로 서는 거대한 초식공룡 브라키오 사우르스가 엄마로 그려진 것은 공룡에 대한 원작자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류라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공룡 얘기만 나오면 거의 오토매틱하게 떠올려지기에 이른 테마가 바로 M&A이다. 한 예로 화이자社는 지난 2000년 워너램버트社를 1,150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2년 뒤 파마시아社까지 600억 달러에 사들이는 2건의 M&A 깜짝쇼를 통해 일약 세계 제약업계의 절대지존이자 최대의 공룡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보면 빅딜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일만한 M&A 성사사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허사일 뿐이었다. 기껏해야 아스트라제네카社가 메드이뮨社(MedImmune)를 150억 달러대에 인수한 것이 공룡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한 케이스라 할 수 있겠지만, 그나마 예의 메가톤급 전례들과 비교하면 아기공룡 레벨에 불과해 보인다. 화이자社조차 지난해에는 마이러스 바이오社(Mirus Bio), 시그마-올드리치社(Sigma-Aldrich) 등 이름마저 생소한 BT업체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한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

양측간 합의에 따라 오간 금액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6년 10월 머크&컴퍼니社가 BT 메이커 서나 테라퓨틱스社(Sirna Therapeutics)를 인수할 당시 11억 달러를 지불했음을 상기하면 볼륨을 따질 경우 아기공룡급이란 수식어조차 과불급이다.

그러나 이들 BT업체 3곳은 알고 보면 첨단 BT기술의 총아로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는 RNA 간섭(RNAi) 분야에 일가견을 확보한 알짜라는 강점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노벨의학상 수상자들도 이 RNAi 분야를 개척한 학자들이다.

덩치만 클 뿐, 힘없는 초식공룡이 되느니 차라리 상대적으로 왜소하지만 날렵하고 기운센 육식공룡이 되는 길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쯤되면 한가지 반문이 고개를 드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 아닐까 싶다.

그 누가 말했던가 말을 했던가? 둘리는 귀여운 아기공룡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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