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체내 공간 탓에 성인 대비 적용이 까다로웠던 소아 단일공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시행 가능성을 입증한 국내 첫 다기관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양희범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외과 정은영 교수)은 2023년 8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양 병원에서 복부질환으로 ‘다빈치 SP’ 단일공 로봇수술을 받은 18세 이하 소아 환자 21명의 초기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성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빈치 SP는 단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카메라와 3개의 수술기구가 탑재된 로봇 팔을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기존 다공 로봇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적어 흉터와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체구가 작은 소아 환자는 복강 내 공간이 협소해 고정된 로봇 팔 관절이 장기에 충돌하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보조 장치(Access Port Kit)의 설치 위치를 변경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로봇 팔이 통과하는 관을 피부 표면에서 약 5cm 위로 띄워 고정함으로써, 로봇 팔의 직진 구간 일부를 몸 밖에 위치시키고 좁은 배 안에서도 관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작업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이 치료 전략을 적용해 담관낭종 절제술, 비장절제술, 항문직장성형술 등 난이도 높은 수술을 포함한 소아 복부수술을 시행한 결과, 수술 중 출혈량 중앙값은 약 10ml 수준에 불과했다.
전체 환자 21명 중 합병증 발생은 6명이었으나 모두 조절 가능한 범위 내였으며, 개복수술 전환은 단 1건에 그쳤고 관찰 기간 내 사망 사례는 없었다. 이는 보조 장치 조절을 통한 단일공 로봇수술이 소아 환자에게도 충분히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양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인 위주로 시행되던 단일공 로봇수술의 적용 한계를 넘어 다양한 복부질환 소아 환자에게도 정교하고 흉터가 적은 수술을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한 첫 단초”라며 “향후 대규모 환자군 대상의 후속 연구를 통해 소아 로봇수술의 표준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로봇수술 분야 SCI급 학술지인 ‘국제 의료 로봇 및 컴퓨터 보조 수술 학술지(The 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Robotics and Computer Assisted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