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존립 위한 ‘약국네트워크’ 유지 키워드
<기획> 약국, 다각화도 진화해야 한다! ①
김지호 기자 kimjiho@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1-12 14:57   수정 2008.01.18 15:29

의약분업 이후 처방 조제를 넘어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한 취급 품목의 다각화가 약국가의 화두로 등장한지 여러 해가 지났다. 본지가 두 번의 신년특집을 통해 진단해 본 약국경영 성공전략에서도 다각화는 대형화, 인테리어 강화, 전문성 강화, 소비자 중심 서비스 마인드 확충 등과 함께 중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너도나도 다각화를 부르짖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뚜렷한 성과를 본 사람은 많지 않다. 과연 다각화는 여전히 약국경영활성화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진화해 가야 할 것인지 진단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각화는 앞으로도 개별 약국경영활성화의 핵심 화두 중 하나이고 전체 약사 정체성의 존립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할 과제다. 단, 그 의미는 확장·진화되어야만 하며, 이런 진화의 징후는 이미 개국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장에서의 징후와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다각화의 진화형은 공통적으로 전체 시장에 존재하는 ‘약국 유형의 다각화’로 설명될 수 있다. 개별약국 수준에서 품목다각화를 발전시킴과 동시에 전체 구조 차원에서 유형의 다각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업, 처방조제로 유형 획일화 초래

사실 유형의 다각화가 비단 의약분업 이후에 새롭게 등장한 혁신적 개념은 아니다. 이미 분업 이전에도 시장통이나 번화가, 문전의 대형약국과 매약과 조제를 적절히 병행하는 동네 소형약국으로 유형상의 분류가 가능했다. 그러던 것이 분업과 함께 온통 처방조제에만 목을 매는 획일화된 시장이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약국들이 좋은 입지를 찾아 ‘골드러시’에 동참했고 남은 약국들은 재정이나 연령 등의 요인으로 변화를 따라가기 힘들었거나 다른 길을 선택 한 소수다. 물론 개별 구성원으로서는 거스르기 힘든 제도적 환경의 영향이 컸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획일화의 결론, 경쟁심화와 양극화

이유야 어찌됐건 너도나도 처방조제에 집중하는 약국 경영은 이미 극단적인 경쟁 심화와 양극화로 자기 파괴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입지를 잘 잡은 소수의 약국은 엄청난 처방전을 유치해 돈을 긁어모으고(?) 있고 그렇지 못한 약국은 굶어 죽기 딱 좋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로컬 인근이나 동일건물 약국은 층약국의 출몰로 순식간에 위기로 내몰리고 있고 병의원이 이전해 버리면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버린다. 새로운 명당 입지는 천문학적인 임대료, 분양가, 권리금으로 어지간한 사람은 쳐다보지도 못할뿐더러 운 좋게 자리를 잡아도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상황이 허다하다.

약사 정체성 존립이 위협받는다!

당장 개별 약국의 입장에서는 이런 경영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부분은 ‘약의 전문가’로서의 약사 정체성 존립을 위해 다각화가 꼭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단 약의 전문가로서 약사 정체성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전국에 의약품의 공급을 원활히 책임져 줄 충분한 숫자의 약국네트워크가 유지되어야 한다. 의약품 공급에 있어서는 안전성과 함께 접근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거대한 영토 때문에 미국에서는 약국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접근성을 확보해 주지 못했고, 이 때문에 의약품의 판매권이 상당부분 약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접근성을 확보해주지 못하는 약국네트워크로 인해 안전성을 포기하고, 결국 약사 직능 축소와 정체성 변화가 강요된 것이다.

유럽의 경우 2가지 형태를 병행하고 있다. 약국 1곳 당 환자 수가 5000명 수준일 때는 판매 루트를 약국 범주 밖으로 풀어주고, 2500명 수준일 때는 풀지 않고 있는 것.

유형 다각화가 접근성 유지의 포인트

대한약사회 엄태훈 기획실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약국 1곳 당 환자 수가 2,500명 수준이다. 때문에 일반약수퍼판매와 같이 접근성을 근거로 안전성을 포기하는 정책이 약국시장을 붕괴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의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약국네트워크(숫자)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와 같은 획일화와 양극화는 결국 자본논리에 의한 약국 존립을 심화시킴으로써 다수 약국의 도태와 점진적인 약국의 거대화를 조장하게 될 뿐이다.

때문에 접근성을 확보해 줄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약국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국 유형의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입지에서 다양한 유형의 약국들이 안정적인 경영 모델을 구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연재 순서>
① 약사 정체성 존립 위한 ‘약국네트워크’ 유지의 키워드
② 약국... ‘건강’의 드넓은 블루오션으로 나가라!
③ 끊임없는 혁신 & New-age 약사에서 희망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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