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바이오테크놀로지 메이커로 손꼽히는 암젠社를 둘러싸고 최근 고개를 들었던 구조조정 루머가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
암젠社는 전체 재직자의 12~14%에 달하는 2,200~2,600명을 감원해 2008년 최대 13억 달러 안팎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가 담긴 구조조정 플랜을 15일 발표했다. 암젠측은 이날 또 당초 한 주당 4.28달러선으로 제시했던 올해의 순이익 예상치도 4.13~4.23달러 수준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고 보면 암젠은 2/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10% 감소한 9억4,900만 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 상태이다. 또 회사가 소재한 미국 캘리포니아州의 대표적인 신문이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하면서 지난 9일자로 암젠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었다.
이날 암젠측은 “빈혈 치료제 ‘아라네스프’(다베포에틴 α)와 ‘에포젠’(에포에틴 α)이 안전성 문제의 돌출로 인해 매출이 상당정도 감소함에 따라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라는 말로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암젠측은 “인력감원 작업이 2008년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부 생산시설의 폐쇄와 합리화 조치 등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같은 계획들을 실행에 옮긴 결과로 올해와 내년에 줄잡아 19억 달러 내외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구조조정에 소요될 비용은 6~7억 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암젠측은 추정했다.
케빈 셰어러 회장은 “해당제품들의 주의문구 표기수위가 강화된 것이 최근 회사의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한 동안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털어놓은 뒤 “오늘 발표는 그 같은 현실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암젠측이 내놓은 구조조정 플랜이 근육과 완력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살을 빼기 위한 조치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자금흐름을 원활히 하고,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내려진 결단이라 풀이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같은 평가의 이유이다.
실제로 셰어러 회장은 이날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플랜을 공개했음에도 불구, R&D에 대한 투자를 깎아내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못박아 그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실어줬다.
과연 빈혈 치료제들의 부진에 따라 회사의 경영성적표상에 드러난 빈혈(?) 증상이 일시적인 수준의 것에 그칠는지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