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CEO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주총서 최고의 회사로 화려한 부활 공언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4-26 16:38   수정 2006.04.28 10:53
▲ 리차드 T. 클라크 회장
"우리 승리하~리라!"

머크&컴퍼니社의 리차드 T. 클라크 회장이 회사의 화려한 부활을 공언하고 나섰다.

미국 뉴저지州 노스 브랜치 소재 라리탄 밸리 전문대학 캠퍼스에서 25일 열린 연례 주주총회 자리를 빌려 환자와 의사들에게 최고로 손꼽히는 회사, 의료계와 학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회사,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회사로 화려했던 명성과 이미지를 회복시키겠다는 결의를 밝힌 것.

이를 위해 클라크 회장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공표했던 '승리의 길'(Plan to Win)이라는 이름의 전략 플랜을 거듭 강조했다.

클라크 회장의 언급은 머크가 블록버스터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의 회수조치 이후 줄이어 제기된 1만1,500여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 나온 것이다.

이날 클라크 회장은 "현재 회사가 직면해 있는 위기상황과 환경을 직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위기를 최선의 기회로 활용해 나가기 위한 준비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음에 주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따라서 제약업계의 발전을 선도했던 과거의 리더 자리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

다행스럽게도 머크는 그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과 치밀한 업무수행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클라크 회장은 이날 참석한 600여명의 주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클라크 회장은 자신의 호언장담이 확실한 근거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1/4분기 경영실적과 5개 전략적 실행계획, 미래의 성장을 이끌 유망신약 현황 등을 상세하게 밝혔다.

1/4분기(3월말 기준) 경영실적과 관련, 클라크 회장은 "전년동기의 13억7,000만 달러보다 10% 이상 증가한 15억2,000만 달러의 순이익과 78센트의 주당순이익을 실현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크 회장은 이 같은 결과가 미국시장에서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심바스타틴)와 천식치료제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 등 주력제품들의 호조, 백신과 파트너십 부문의 선전에 힘입은 것임을 지적했다.

아울러 머크가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4~6%의 매출성장이 가능할 것이며, 차후 3~5년간 두자릿수 이익증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했다.

경영전략의 변화와 관련, 클라크 회장은 "5개 실행계획들로 구성된 플랜이 이미 순조롭게 실천에 옮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 실행계획은 ▲알쯔하이머, 죽상경화증,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백신, 비만, 암, 통증 및 수면장애 등 9개 질병분야를 치료제 개발의 타깃으로 삼아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실행하는 방안 ▲R&D 모델의 재구성 방안 ▲중국·인도·동유럽·러시아 등 한창 개발도상중인 시장을 선점하는 방안 ▲새로운 사업모델 확립 방안 ▲유연한 비용절감 방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비용절감 방안은 앞으로 2~3년 안에 5개 공장의 매각 또는 폐쇄, 전임상 연구소 2곳 및 기초연구센터 1곳의 운영중단, 약 7,000명 수준의 인력감원을 단행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담고 있다.

클라크 회장은 "회사의 실행능력에 무한한 신뢰감을 갖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가장 존경받고, 최고의 가치를 지닌 제약기업으로 거듭 나는 날이 올 것을 믿는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머크의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한국系 피터 S. 킴 박사는 회사의 제품 파이프라인 현황과 미래의 기대주 신약 전망 등을 자세히 공개해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였다. 킴 박사가 이날 재론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골다공증 치료제 '포사맥스'(알렌드로네이트)의 주 1회 복용용 신제형인 '포사맥스 플러스 D'(Fosamax Plus D; 알렌드로네이트/콜레칼시페롤)가 지난해 4월 FDA의 허가를 취득했다.

둘째, 미국 최초로 1회 접종을 통해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즉, 볼거리), 풍진 및 수두 등 4가지 감염성 질환을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 '프로쿼드'(Proquad)가 지난해 9월 FDA로부터 허가를 얻어냈다.

셋째, 항구토제 '이멘드'(아프레피탄트)와 천식 치료제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에 지난해 새로운 적응증이 추가됐다.

넷째, 지난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Gardasil), 소아용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테크'(RotaTeq), 성인용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Zostavax) 등이 허가가 신청되었거나, 이미 승인을 취득해 발매되기 시작했다.

다섯째, 6개 신약후보물질들에 대한 막바지 단계의 임상시험이 '현재진행형'이다.

여섯째, 올해 안으로 2형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Januvia; 인산염 시타글립틴), 림프종 치료제 보리노스타트(vorinostat), 항암치료시 수반되는 구역·구토 부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인 'MK-0517' 등 3개 신약에 대한 허가가 이미 신청되었거나, 신청서가 제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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