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오가논, 母그룹과 결별 수순
제약 따로·화학 따로 사업분리 방침 따라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2-08 17:59   수정 2006.02.08 18:02
네덜란드의 종합화학그룹 악조노벨社(Akzo Nobel)가 자사의 제약사업부인 오가논社를 별개의 회사로 분리하기 위한 첫걸음을 이미 내디뎠음을 7일 공개했다.

세계 최대의 피정(coatings) 메이커로 손꼽히는 악조노벨측은 이날 "그룹을 피정·화학 사업부문과 제약 사업부문으로 양분키로 했으며, 구체적인 시기는 올해 하반기 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로브 프론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회사를 분리하기에 최적인 시점이 지금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오가논으로부터 동물약 사업부인 인테르베트(Intervet)까지 떼어낼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악조노벨측의 발표가 나오자 투자자들로부터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암스테르담 증권시장에서 악조노벨의 주가가 6.4% 뛰어올라 유럽 전체 화학株 가운데 가장 높은 반등률을 기록했을 정도.

악조노벨株는 오가논을 매각하거나 분리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던 지난해에 이미 25%나 급증했었다.

애널리스트들도 최근 유럽에서 잡화상식(hybrid) 기업들에 대해 주력사업 위주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어 왔고, 대표적인 기업들이 그 같은 분위기를 선도해 왔음을 들어 악조노벨측의 방침을 지지하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지난 2000년 독일 BASF社가 제약사업부를 분사한 데 이어 같은 해 스위스 노바티스社와 영국/스웨덴 아스트라제네카社가 농화학 사업부를 처분하고 헬스케어 사업 위주로 재편을 단행했었다.

지난해에는 독일 바이엘社가 화학사업부를 매각했고, 최근에도 독일의 중견 제약기업 알타나社(Altana)가 화학파트에서 손을 뗄 방침임을 공개한 상태이다.

네덜란드의 파이낸셜 서비스업체인 라보 뱅크의 마르크 반 데 기스트 애널리스트는 "악조노벨의 제약사업과 화학사업은 그 동안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했다"며 "이번 결정은 지난 10여년 동안 줄곧 학수고대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악조노벨측은 오가논에 대한 분리시기가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정신분열증 치료용 신약후보물질 아세나핀(asenapine)의 개발진척도에 따라 다소 조정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분리가 단행될 경우 악조노벨측이 증권시장 상장(上場)을 통해 제약사업부측 지분을 처분하고, 지금까지 제약사업부를 관장해 왔던 툰 윌더비크 이사가 새로 설립되는 오가논 바이오사이언시스社(Organon Biosciences)의 경영을 총괄케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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