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지 않는 이유 있다…식약처 오유경 체제 계속된다
산업계와 규제기관 사이 균형자…식약처 유임 인사의 ‘정책 시그널’
학계·산업·관가를 두루 경험한 약학 전문가, 오유경이라는 인물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30 05:30   수정 2025.06.30 05:35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

이재명 정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오유경 현 처장을 유임시키기로 하면서, 식의약 규제와 산업 성장이라는 두 축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포석을 마련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돼 역대 최장수 식약처장을 기록하고 있는 오 처장은 규제 당국자이자 바이오 산업 전문가로서 식약처의 ‘균형 있는 실용행정’을 대표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오 처장은 29일 유임 소식이 발표된 후 “국민 생활 속 안전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며 “국민 식의약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 처장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어 윤석열 정부 고위직 중 두 번째 유임 사례가 됐다.

규제와 산업 사이…이재명 정부의 ‘안정 인사’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산업계와 학계, 관가를 두루 거친 전문가이며, 해당 분야에서 보여온 유능함을 고려해 유임을 결정했다”며 오 처장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오유경 처장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출신으로, SK케미칼, 보령제약 등 민간 제약사와 특허청 심사관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실무형 전문가’다.

그는 식약처장 임명 전 서울대 약대 첫 여성 학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약제학회 첫 여성회장,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 등 학계의 중추적 역할도 도맡아왔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후 현재까지 식약처장으로 재직하며 역대 최장 임기를 경신 중이다.

제약바이오 산업 불확실성 속 ‘안정 카드’ 부상
이번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적 인사 원칙이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약품 수입 고관세’ 발언 등으로 글로벌 제약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는 식의약 산업의 주무 부처 수장을 교체하기보다는 기존의 리더십을 유지하며 안정적 대응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식약처는 산업 규제를 주도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조율’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오유경 처장이 산업과 규제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라는 점은 이 지점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국민 안전과 규제 혁신의 균형자
오 처장은 국민 식의약 안전과 직결된 현안에도 직접 나서며 책임 행정을 강화해왔다. 대표 사례로는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관련된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이 꼽힌다. 2023년 부산을 직접 방문해 방사능 모니터링 현장을 점검하는 등 ‘현장 중심’의 소통 행보를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오 처장은 국내외 인허가 제도 개선, 의약품 품질관리 강화, 식품첨가물 안전기준 개선 등 다양한 규제 혁신도 병행 추진해왔다. 학계 및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식약처의 규제 역량을 높이면서도 기업 부담은 줄이는 조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다.

실용성과 연속성 담은 ‘식약처 시즌2’
이번 유임 인사는 식약처가 당면한 과제들—신약 인허가 단축, 의료기기 디지털 전환, 식의약 국제 협력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연속성'의 확보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규제기관 수장의 교체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산업계 혼란이나 정책 연속성 저하 우려도 함께 따른다.

이재명 정부가 오유경 처장을 유임시킨 배경엔 바로 이 ‘불확실성 회피’ 전략이 깔려 있다. 안정 속에서 실용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기조다. 특히 현장 이해도가 높은 오 처장은 규제당국과 산업계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평가된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