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왼쪽)과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제1차관.
대통령실이 지난 23일 10개 부처의 장관 후보와 국무조정실장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의정갈등 등 난제 해결이 시급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선이 늦어지며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최근까지 유력하게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배우자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코로나 관련주 투자로 수익을 올렸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실상 하마평에서 배제됐다. 정은경 전 청장 배우자의 주식투자 의혹이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방역 영웅? 재산신고는 은폐 영웅?’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 전 청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미애 의원은 SNS에서 “(정은경 전 청장의) 배우자 명의로 창해에탄올 5000주 등 코로나 관련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2022년 언론 보도로 밝혀졌지만, 진단키트‧마스크 기업 주식도 추가 보유하고 있었음이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검증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한다”며 “일부 주식은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닌,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회피‧신고 의무 위반 소지가 다분한 사안”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백경란 직전 청장이 주식 논란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고 결국 사퇴했으므로, 정 전 청장도 예외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지난 23일 대통령실이 발표한 10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사 발표에는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포함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국가보훈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경제 부처를 제외한 장관 후보자 인선을 단행했지만 복지부 장관 후보는 없었다. 유력 후보자로 거론됐던 정 전 청장이 배제되면서 후보자 인선에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부산시의사회가 공식 추천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과 의사 출신 정치인인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 강청희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양성일 전 복지부 1차관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복지부 실무 경험을 지닌 관료 출신인 김강립 전 식약처장과 양성일 전 복지부 1차관이 유력한 차기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강립 전 식약처장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제33대 행정고시를 통해 공무를 시작해 복지부 제1차관과 식약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을 맡았다.
양성일 전 차관은 2020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복지부 제1차관을 지냈으며, 복지부 대변을 비롯한 연금, 보건산업, 건강정책국, 기획조정실장 등 보건‧복지분야를 두루 역임했다.
대통령실이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을 단행하고 있는 만큼, 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 정부의 초대 복지부 장관은 환자 중심의 의료개혁과 의정갈등 해소,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 막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전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자리다. 실제로 지난 16일 마감된 국민추천제에서는 법무부 장관에 이어 복지부 장관이 두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