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컴퍼니社가 덴마크 H. 룬드벡社와 제휴계약을 맺고, 이 회사가 개발을 진행 중인 수면장애 치료제 가복사돌(gaboxadol)에 대한 라이센싱권을 입도선매했다고 10일 발표했다.
특히 머크가 이처럼 아직 후기단계의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약물을 입도선매한 것은 수 년만에 처음이다.
머크의 자넷 스키드모어 대변인은 "가복사돌이 기존의 수면개선제들에 비해 남용 가능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양사의 제휴가 성사됨에 따라 머크측은 우선 7,000만 달러를 선불로 지급한 뒤 최대 2억 달러를 추가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좀 더 구체적인 제휴조건을 살펴보면 양측은 임상 3상을 공동으로 진행하되, 머크측이 남은 개발절차의 진행을 주도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또 오는 2006년 말 또는 2007년 초 무렵 FDA에 가복사돌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고, 미국시장의 공략을 위한 마케팅 활동은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는 후문이다.
머크가 이 같은 내용의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한 것은 무엇보다 주요 제품들의 잇단 특허만료와 후속신약 개발의 부진, 기존 간판품목들의 매출증가세 부진 등으로 최근들어 부쩍 열악해진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회사의 레이먼드 길마틴 회장도 지난해 말 "당분간 라이센싱 계약의 체결을 통한 신제품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머크는 지난해 12월말 현재 개발 초기 또는 후기단계에 있는 80여개의 후보신약들에 대한 파트너십 구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에만 총 40건에 달하는 크고 작은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집계되어 1999년 당시의 10건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증권社의 켄 쿨주 애널리스트는 "오는 2008년경에야 본격적인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복사돌에 대해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지난해에만 막바지 단계까지 진전되었던 3개 후보신약에 대한 개발을 중단해야 했던 머크의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가복사돌이 발매되어 나올 경우 머크는 사노피-신데라보社의 '앰비엔'(Ambien), 화이자社가 뉴로크린 바이오센스社(Neurocrine)와 공동개발 중인 '인디플론'(Indiplon)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할 전망이다.
한편 머크는 지난해 11월 항구토제 '이멘드'(Emend; 아프레피탄트)의 적응증에 우울증을 추가하기 위해 진행해 왔던 연구를 막바지 단계에서 접어야 했던 데 이어 2형 당뇨병 치료용 신약후보물질 'MK-767'도 임상 3상에서 개발을 중단키로 했다고 발표하는 등 잇따라 쓴잔을 들어야 했었다.
이들은 한해 10억 달러를 상회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 왔던 케이스. 결국 머크측 입장에서 보면 미래의 블록버스터 후보신약에 대한 꿈을 거듭 접어야 하는 악재에 직면했던 셈이다.
게다가 매년 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현재 머크의 간판품목으로 꼽히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마저 오는 2006년이면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고, 2007년에는 골다공증 치료제 '포사맥스'도 같은 운명에 직면해야 할 위기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