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 분야의 산타 클로스!
50여년만에 항응고제의 대명사격 약물인 와파린(쿠마딘)을 대체할 신약이 발매되어 나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총 1만7,0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 개발 중인 후보신약이 나타낸 혈전 예방효과가 와파린을 능가했거나, 동등함이 입증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
게다가 이 후보신약은 와파린 보다 신속하게 작용했으며, 혈액검사를 자주 받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카롤린스카 병원 샘 슐먼 박사팀은 30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신약은 아스트라제네카社가 개발한 '엑산타'(Exanta; 자이멜라가트란). 아스트라제네카측은 이미 유럽에서 '엑산타'의 발매허가를 요청한 상태이며, 미국에서는 올해 안으로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슐먼 박사팀은 "무릎 치환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엑산타'가 혈전이 나타날 확률을 4분의 1 정도로 감소시켰으며, 장기적으로 다리나 폐 부위에 혈전이 발생할 확률도 뚜렷이 낮춰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는 "복용이 한결 편리한 데다 안전성을 개선한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차 '엑산타'가 와파린을 대체하는 약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와파린은 원래 살서제(殺鼠劑)로 개발되었던 약물로 지난 1950년대부터 항응고제로 사용되기 시작했었다. 특히 혈전을 예방하는 용도의 약물로는 유일하게 경구로 복용하는 제형이 바로 와파린이다.
이에 따라 뇌졸중이나 심부전 증상이 나타났거나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뒤, 다리와 폐 부위의 혈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용도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와파린은 다른 약물이나 음식물에 함유된 비타민K와 상호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용량조절을 위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뒤따라 왔다. 출혈 유발가능성을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본격적인 투약에 앞서 2~3개월 정도의 검토기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와파린이 안고 있는 또 다른 '아킬레스 건'.
반면 '엑산타'는 단 1종의 응고인자를 타깃으로 작용하는 약물이어서 다수의 응고인자들에 영향을 미치는 와파린에 비해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슐먼 박사팀은 18개국에서 충원된 1,22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엑산타'가 발휘하는 재발성 혈전 예방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했다. 이 시험의 피험자들은 다리나 폐 부위에 혈전 증상을 경험한 이들로 이미 와파린을 6개월 동안 복용했던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18개월 동안 '엑산타'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했다.
그 결과 '엑산타' 복용群의 경우 혈전 증상이 재발한 환자가 12명이었던 데 비해 플라시보 복용群에서는 71명에 달했다. '엑산타'의 혈전 발생률이 84% 낮은 수치를 보인 셈.
출혈 발생률은 두 그룹에서 모두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아울러 '엑산타' 복용群의 경우 6%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처음 4개월 동안 간 효소値가 상승하는 문제점을 나타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정상적으로 회복되었을 뿐 아니라 간 기능에 별다른 손상이 뒤따르지도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