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구 중 75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이에 더해 급속한 고령화로 그 규모는 더 커져 3년 뒤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치매에 대한 뚜렷한 치료제가 없고 발병 기전도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매는 환자 본인에게나 사회적으로도 난제로 남아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의 치매 치료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힐 만큼 잘 구축돼 있는 편이며 중등도 이상의 치매환자들도 대부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해외의 경우 치매 치료제에 대해 보험 적용을 해주지 않는 국가도 많지만 국내에서는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치매 환자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많이 확대되었음에도 가정 내에 치매 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와 그의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은 여전히 크기 때문에 항상 치매에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할 일이다. 이에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에게 치매 진단과 치료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Q. 젊은 사람도 치매에 걸리는가?
유전적인 원인에 따라 발생하는 경우 젊은 사람에게도 치매가 발생한다. 치매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약 10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40대부터 유전적 요인 등으로 치매가 시작된 경우에는 50대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70대 이후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그러나 정상 노화와는 분명 다르며,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치매 발생은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치매의 발생이나 진행 자체를 막을 방안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Q.
치매임을 알 수 있는 징후가 있다면?
노화로 인한 건망증과 치매를 헷갈리기 쉽다.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사실 이 부분은 개인이 스스로 알아채기는 것은 쉽지 않다. 각각 사례를 들어 구분하자면, 건망증인 경우 약속을 깜빡하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치매인 경우 약속을 했다는 자체를 잊어버린다.
Q.
이러한 치매 증상의 유무를 가장 잘 알아차리는 것은 환자 본인인가? 또는 가족인가?
본인이 가장 잘 알 수 있으나, 질환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치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우울증과 굉장히 비슷한 측면이 많다. 우울증의 경우 유전적 기질이나 성장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 경우 본인이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아채기 어렵다. 치매도 마찬가지로 서서히 시작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본인이 치매임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했다고 해도 보통 치매로 진단을 받는데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자녀가 부모의 치매를 의심해 병원에 모시고 왔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Q.
진료 현장에서 치매 환자들을 주로 초기 단계에서 진단하는가? 혹은 중기나 말기 등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하는가?
‘정상’이라고 하는 상태에는 완전한 정상인 상태와, 뇌 안에서는 이미 변화가 일어났으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 2가지로 나뉜다. 증상이 초기에 나타난 경우에는 기억력이 저하되기는 하나 일상생활이 모두 가능하다. 이 단계를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이하 MCI)라고 일컬으며,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구별이 어렵다. 이 단계에서 2~3년이 흐르면 초기 치매 단계로 진행되며, 약 10년에 걸쳐 중기 치매, 말기 치매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즉, 치매가 발생하면 약 20년 정도를 앓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자와 환자를 보호하는 가족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Q.
궁극적인 치매 치료는 어려우나, 현존하는
치매 약물들로 진행 시기를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약제들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현재 시판 중인 치매 치료제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NMDA 수용체 길항제 2가지로 나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란 뇌 안에서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어 없어지는 것을 담당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뇌 안의 아세틸콜린의 양을 증가시키고자 개발된 약물이다. 이 중 임상을 통해 효과가 확인된 약물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이 있고 이들은 경증·중등도 치매 치료에 사용된다.
올해에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에 작용하는 신약이 연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그마저도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약가 산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990년대 초 타크린이라는 약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출시됐으나 이상반응이 심해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후 도네페질과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이 출시되어 현재까지 사용 중이며, 이 중에서는 도네페질이 압도적으로 많이 처방되고 있다.
![]() |
Q.
치료가 개입되는 시기에 따라 치매의 예후가 달라지는가?
현재 치매 치료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이다.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더 나아가 말기 치매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도 없다. 그러나 치매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병이 발생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우나 치매 증상의 발생을 약 2년 정도 낮출 수 있는 약물이 있다.
아직까지 기존 약제들은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데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으나, 치매의 진행을 늦춘다는 것 자체가 환자 및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Q.
그렇다면 현재 치매는 예방이 최선인 것인가?
현존하는 치매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 발생과 말기로의 진행을 2년 정도 늦출 수 있다. 2년은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환자 및 환자를 돌봐야 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긴 기간이다. 치매가 말기로 진행되면 환자 스스로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는 자존감을 잃고, 환자 가족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수천 시간과 수천 만원 이상이 들기 때문이다. 치매 약물 치료는 이러한 말기로의 진행을 늦출 뿐 아니라 치매 증상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
Q.
치매의 약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환자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 규칙적으로 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실 이런 면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치매 환자의 행동심리증상이나 우울증 등에 맞춰 치료하면 환자 케어에 도움이 된다.
Q.
보호자들이 약물 치료 외에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환자가 계속 퇴행하는 질환임을 인지하고 아이를 돌보듯 해야 한다. 환자를 돌보다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따지거나 화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듯이 치매 환자를 아이라 생각하고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식으로 돌봐야 한다. 또한 신규 치매 환자 가족은 돌봄 환경 조성이나 환자를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해 교육이 필요하다. 환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치매 말기가 되기 전까지 환자의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도록 종합적으로 케어해야 한다.
Q.
치매 예방을 위해 스스로 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즐기며,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꾸준히 생각하려고 한다. 학력이 낮은 사람일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크고, 학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치매가 더 늦게 발견된다. 치매란 본인이 갖고 있던 것을 잃어가는 질환이기 때문에, 학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기존에 뇌에 갖고 있던 것이 많기 때문에 잃고 있어도 크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Q.
치매 환자 및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치매라는 질환은 환자 본인만이 감당해야 하는 질환이 아니며,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까지
부담이 가중된다. 치매 치료에도 다양한 방안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행동심리증상 등 도움 받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부에서도
치매 단계에 따라 다양한 지원책을 갖추고 있다. 치매안심센터나 데이케어센터부터 요양병원 입소까지 여러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이 외에도 노인정이나 복지관 같은 노인 시설에서 타인들과 교류하고 사회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01 | KOTRA, 독일 기업 에보닉과 함께 국내 화장... |
02 | 퍼스트바이오, 중기부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 |
03 | 인트론바이오, 그람음성균 타깃 '엔도리신 ... |
04 | '제6회 희귀유전질환심포지엄' 9월 22~23일 ... |
05 | 에이비엘바이오-아이맵, 국제 유수 학술지에... |
06 | 인트론바이오, 그람음성균 타깃 엔도리신 신... |
07 | JW홀딩스, 창립 80주년 맞 ‘모두가 건강 안... |
08 | 건일제약, 문희석 공동 대표이사 선임 |
09 | 보령-삼성바이오에피스, 골질환 치료제 ‘엑... |
10 | 지노믹트리 ‘얼리텍-B 검사’, 상부요로상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