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개발 중인 대장암(colon cancer) 치료제 '아바스틴'(Avastin)이 장차 한해 2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로슈社의 프란츠 휴머 회장이 23일 가진 한 인터뷰에서 자신있게 밝힌 말이다.
'아바스틴'은 로슈 계열의 미국系 바이오테크 업체 제넨테크社가 개발을 진행 중인 항암제. 로슈는 미국을 제외한 세계시장에서 '아바스틴'을 발매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휴머 회장은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종양 부위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기전을 지닌 '아바스틴'이 '맵테라'(MabThera; 리툭시맙)에 비견되는 항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맵테라'는 로슈가 올해 20억 스위스프랑(15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는 항암제이다.
이처럼 한때 메이저 제약기업 대열에서 밀려날 가능성까지 우려되었던 로슈가 다양한 제품 파이프라인을 무기로 올들어 부쩍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며 재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비타민 가격담합 문제 등의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그리고 '아바스틴'의 임상시험 결과 중간발표는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을 더욱 부추기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로슈株는 주식시장에서 5월 중순 이후로 18%가 뛰어올랐다. 이는 유럽系 주요 제약기업들의 평균 주가상승률를 17%까지 상회한 수치.
지난 23일에도 전체 제약지수가 1.5% 뒷걸음질친 반면 로슈株는 0.8%가 상승한 97.55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도이치 방크는 5월 말에 들면서 로슈株를 매입권장株(buy)로 상향조정했다. 한동안 로슈를 인수할 가능성까지 회자되었던 노바티스社와 동등한 반열에 올라서게 된 것.
휴머 회장은 "항암제와 진단용약 부문의 세계적 선두주자라는 명성을 지키기 위해 그 동안 R&D에 아낌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마케팅력 향상과 비용절감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 이제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슈는 지난해 일본 쥬가이社를 인수함에 따라 '톱 10' 제약기업 대열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C형 간염치료제 '페가시스'(Pegasys)와 AIDS 치료제 '후제온'(Fuzeon) 등이 시장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끊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 '보니바'(Boniva)도 지난 20일 FDA의 허가를 취득해 날개를 단 셈이 됐다.
휴머 회장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은 '페가시스'가 쉐링푸라우社의 '페그-인트론'에 맞설 수 있을지 여부에 의문을 표시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페가시스'가 현재 미국의 처방약시장에서 28~30%의 마켓셰어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50%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제온' 또한 한해 20,000달러 정도의 높은 약제비 부담수준에도 불구, 다른 치료제들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