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보험약 축소논란 제약업계 위기감 확산
상·하 양원 엇갈린 입장 갑론을박 격화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5-27 20:54   수정 2003.05.28 09:35
독일 상원의회(Bundesrat)가 게르하르트 슈뢰더 내각에 의해 제안된 대폭적인 보험약 축소案에 반대의 뜻을 밝히고 나서 논란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슈뢰더 내각의 보험약 축소案은 공공의료보험의 적용을 받는 의약품 품목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험약 축소案은 지난 4월 초 슈뢰더 내각에 의해 제안된 직후부터 상당한 격론을 야기해 왔었다. 이 법안이 다른 의료개혁 방안들의 향배에까지 직접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전망되고 있는 현실도 논란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는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이 법안은 승인을 받기 위해 하원(Bundestag)에 계류되어 있는 상태.

이 법안의 지지론자들은 "심각한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공공의료보험이 한해 8억유로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제약업계와 보수적인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거세게 반발하는 움직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슈뢰더 총리의 소속정당인 사민당과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보수야당.

이와 관련, 현재 독일의 공공의료보험제도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의약품들을 급여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다만 '네거티브 리스트'(negative list)에 속하는 기침/감기약·완하제·멀미약 등 일부 품목들에 한해 급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새 법안은 현행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포지티브 리스트'(positive list)로 대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일부 품목만 급여대상에서 제외했던 기존의 방식과는 반대로 일부 품목들에만 급여를 적용시키는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포지티브 리스트'.

따라서 당초 예정대로 새 법안이 통과되어 7월 1일부터 시행되면 전체 보험약 숫자는 지금의 절반 정도로 감축될 전망이다.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을 옹호하는 이들은 현행 공공의료보험 재정이 치료효과가 의심스러운 의약품들에 새어나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확고한 지지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음주 새 법안의 최종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하원도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민당의 리더이자 현재 에센州 주지사로 재임하고 있는 롤란트 코흐는 22일 "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독일의 제약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며, 대대적인 감원열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며 강한 반대의 뜻을 천명했다.

에센州는 미국의 뉴저지州와 마찬가지로 제약기업들이 다수 소재해 있는 지역이다.

상원의 미카엘 비써 대변인도 "설령 하원이 다음주 '포지티브 리스트'를 승인하더라도 상원은 표결을 통해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원과 하원의 심의결과가 엇갈릴 경우 결정권은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에게 넘어가게 된다. 라우 대통령은 비록 슈뢰더 총리와 같은 사민당 소속의 정치인이지만, 새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흐 주지사는 "상원의 반대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안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기민당/기사당 야당연합은 슈뢰더 내각이 추진 중인 각종 의료관련 개혁案의 추진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사민당 소속의 마리온 카스퍼스-머크 보건복지장관은 "코흐 주지사가 독일국민의 90%를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는 공공의료보장 시스템 보다 제약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스퍼스-머크 장관은 또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이 유럽 제약산업의 중심국가인 독일의 제약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블로그 유튜브 텔레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