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약이 최근 약가협상을 앞두고 있는 정부에 대해 리피오돌을 비롯해 독점권이 있는 제약사에 휘둘리지 말고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은 지난 11일 '그약이 알고싶다-리피오돌과 트럼프의 공정 약값, 그에 답하는 문재인 정부의 적정 약값'을 통해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건약은 "최근 프랑스 제약사 게르뵈는 간암 색전술에 쓰이고 있는 조영제 리피오돌 약가를 500% 인상해주지 않으면 국내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며 "높은 약가와 독점권을 정당화시키는 '연구개발비' 탓을 하기엔 민망하리만치 오래된 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만 생산할 수 있는, 나만 공급할 수 있는, 그리고 당신에게는 그것만이 당신을 살릴 수 있는 약이라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적정한 약값은 얼마인가, 그 적정한 약값을 협상할 수 있는가" 짚었다.
건약은 최근 트럼프가 이야기한 '공정한 약값'과 정부가 언급한 '적정한 약값'을 들며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독점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다라프림은 2010년까지 1달러였으나 현재 750달러가 됐고, 리피오돌은 2012년 5,000원 정도였으나 이제는 26만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적정선은 환자나 개인의 손을 떠난 문제라는 것이다.
건약은 "제약자본이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의약품을 연구 개발할 수 있도록 더 강력한 독점권과 더 높은 약가를 챙겨줘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은 그래서 위험하다"며 "WTO, FTA, TPP 등을 거치며 의약품 특허권은 점차 강화되고 약가는 천정부지로 솟고 있고, 최근 개발되고 있는 면역 항암제들은 수 백 만원을 호가하며 심지어 5억이 넘는 신약도 우리 문턱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약 개발 인센티브라는 명목으로 보장받은 독점권은 제약자본에 의약품 한 개당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게 해주고, 다시 이 돈은 돌고 돌아 더 비싼 약을 창출하는데 이용된다"면서 "우리가 현실에서 보고 있는 결과는 이익률 20%를 상회하는 제약자본의 찬란함과, 매년 늘어나는 약제비를 감당 못하는 환자와 각 국가들의 애처로운 날개짓"이라고 덧붙였다.
건약은 "그러니 더 이상 적당하게 약가를 보상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보자는 이야기는 그만두자"며 "이번(리피오돌)의 적당한 협상은 다음 번에 나올 신약의 고가를 합리화시키고 이는 또 다른 환자의 눈물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약 자본의 독점권을 지고지순한 가치인 양 인정하고 들어가는 협상장에서는 승자가 이미 정해져 있다"면서 "정부에게는 환자를 위협하는 독점권은 언제라도 해체할 수 있다는 신념을, 우리 모두에게는 제약자본의 뻔뻔한 칼놀음에 대한 분노를 기대해본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