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약국, 수가인하 타격…폐문위기
조제료 수입 20% 이상 감소, 경쟁치열 '이중고'
취재종합 기자 kam516@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3-03 06:15   

수가인하로 인한 문전약국들의 경영악화가 상상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문전약국가에 따르면 이번 3월부터 수가인하분이 적용된 조제료가 지급되면서 대부분 20%이상의 수익감소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건비와 약국임대료 등 고정지출비용이 여전한데다 더욱 치열해진 약국간 경쟁과 처방전 분산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분업 초기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문전약국이 이제는 '미운 오리'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문전약국 3월 위기설'의 허와 실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 종로와 동대문의 문전약국 각 1곳과 경기도 내 대학병원 앞 약국을 현장취재했다.

 

<종로구 A약국>

문전약국들의 경영난은 서울대병원 앞에도 여지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약국은 수가인하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가운데, 시간당 30만원에 달하는 높은 인건비와 세금, 카드수수료 문제 등 총체적인 경영악재가 겹치며 폐문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앞 대부분 약국이 전체처방전 중에 약 80%가 장기처방을 차지하고 있어 수가인하 전과 비교해 볼 때 조제료 수입은 약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병원 앞 A약국은 일 처방 300~500건 정도를 수용하는 등 비교적 처방전 수용률이 높은 편에 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가인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약국은 수가인하 전과 비교 해 볼 때 현재 1억 원 매출을 기준으로 약 1,800만원 정도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손해 액이 계속 이어진다면 정상적인 약국경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A약국의 설명.

장기처방 80%점유…조제료 20%격감
인건비라도 건지면 다행, 폐문 고려할 지경

실제로 A약국의 지출비용을 분석한 결과 상황은 생각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약국이 지난 한달 동안 올린 수입은 약 1억 원. 이중 인건비로 4,500만원이 지출됐으며 외형이 크기 때문에 기본 소득세가 2,000만원, 기본소모품과 식비 잡비를 합쳐 1,500만원, 카드수수료에 따른 손실금액이 약 800만원정도 됐다. 여기에 월 임대료 1,000만원을 합치면 막상 수중에 들어오는 금액은 전무한 실정이다. 여기에 수가인하로 조제료 수입마저 격감하자 이제는 심각히 폐문을 고려하고 있을 지경이다.

A약국 C약사는 "90일 처방(건당 5,100원 삭감, 전체처방전 중 20~30%차지)이 제일 타격이 심각하다. 소아과 90일 짜리 장기처방이 나올 경우 총 810포를 조제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정말 약 포장지 값도 안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이 약사는 "게다가 장기처방이 많기 때문에 카드결제가 전체 60%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수료 비용만 약 800만원에 달한다"며 "인건비, 관리비, 임대료, 세금 등 지출비용을 따져본다면 하루 100~150건을 받을 경우 약국문을 닫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구 모 문전약국은 줄곧 경영난에 시달리다 약국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이 C 약사의 주장이다.

이 약사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영향과 맞물려 조제료 수입은 줄어든데다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등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치닫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문전약국 매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전약국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대문구 A 약국>

문전약국의 수익이 감소하고 약국운영비용은 늘어가는 가운데 상당수의 약국들이 약국경영 자체를 심각하게 고려하는등 수가인하에 따른 문전약국들의 경영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가인하에 따른 이익 처방조제건수는 물론 일반의약품 매출까지 동시에 악화되면서 지난해 연말대비 30%정도 매출이 떨어진 이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 두 달째 계속되고 있어 어음만기와 급여지급등이 겹쳐있는 3월에 문전약국 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구 한 종합병원앞에서 D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수가 인하로 2000여만원의 매출감소를 겪고 있는 가운데 경기불황까지 겹쳐 감소 폭은 한 달에 3000.여 만원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 불황의 여파로 하루 300여건이던 처방건수도 줄어 예년의 70∼80%수준에 불과하다.인근 문전약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면서"약사들 급여지급, 임대료, 기타경비등을 제하면 이번달에 문전약국 약국장들의 한 달 수입은 거의 없다시피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음만기, 급여지급... 경기불황까지 겹쳐

카드수수료도 약국경영 악화의 주범으로 꼽으면서 " 만약 환자가 60만원어치 정도의 처방약을 사가면서 카드로 계산한다면 약사는 1만원 가까운 손해를 보게 된다. 그렇다고 약을 주지 않을 수도 없고 실익과 약사직무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위 약사들이 차라리 약국을 매물로 내놓고 싶다는 말을 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 문전약국을 하나 개설하려면 권리금 2∼3억, 시설비 1억정도가 들어가는데, 장사가 안 돼서 국을 판다는 말이라도 돌면 그나마 권리금도 못 건지는 형편이기 때문에 그냥 쉬쉬하면서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1, 2월에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급여 지급, 어음결제를 해야하는 3월중 약국의 수익성에 대한 결론이 내려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우리 약국도 3월까지 매출과 순익에 관한

계산을 해 본 후 매물로 내 놓을 정도는 아니어도 총체적인 약국경영 구조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A대학병원 앞 B약국>

"약국 내놓고 싶다"

조제료 전년 대비 1,500만원 이상 감소

경기도 지역 문전약국 역시 수가인하와 처방전 분산등의 영향으로 고사직전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A대학병원 앞에 위치한 B약국은 전년과 대비해볼 때 조제료 수익만 약 1천500만원 이상이 감소했다.

지난 해 2월의 경우 총 조제수익은 약 400건의 처방을 수용하며 약 8,500만원.

여기에 일반약 매출이 약 500만원 정도 이뤄지며 총 9,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수가인하를 기준으로 급여지급분을 계산해 본 결과 조제수익은 7,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30일 이상 장기처방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경영구조상 이번 수가인하가 치명타로 작용했다고 한다.

분업 이후 처방조제에만 집중하다 보니 일반약 매출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 약국은 현재 관리약사 8명과 전산요원 4명이 근무하고 있다.

관리약사들에 대한 임금으로 약 2,400만원, 전산요원 임금으로 약 600만원, 약국 임대료가 약 1,500만원이 지출된다.

또한 총 약제비 4.3%에 달하는 세금이 약 1,000만원, 전체 60%이상이 결제되는 카드수수료부담이 200만원을 상회한다.

여기에 직원 보험료와 잡비 등을 계산하면 총 지출액이 약 6,800만원이다.

이 약국 약사는 "약국 고정지출부분도 문제지만 문전약국간의 치열한 경쟁과 분업안정에 따른 처방전분산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할 말은 아니지만 진짜 주변 경쟁약국 하나가 폐문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며 "인수할 사람이 있다면 하루빨리 약국을 정리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A약국 지출내역분석>


수익

지출

비고

매출액

7,200


전년대비 약20%감소

인건비


3,000

12명

임대료


1,500


세  금


1,000

총 약제비 4.3%

카드수수료


200

수수료율 2.7%

잡  비


400

ATC포장지, 소모품 등

직원보험료


700(추정)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7,200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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