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생산직,기초 현장직무 함께하되 성장트랙 분리하라"
"생산직 종사 인원 증가율 두드러져...사무직과 다른 특성 고려해야"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11-29 06:50   수정 2016.11.29 08:39

제약회사에서 생산직 수 증가 추세와 생산직 특성


최근 한국제약협회에 따르면 제약사에 근무하는 인력은 2015년에 842개 업체, 94,500명으로 나타났다. 4년 전에 비해 업체 수가 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근무 인력은 27% 가량 증가하였는데, 이는 절대적인 고용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생산직과 연구개발직 종사 인원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는데, 그 중 생산직 인원은 23,500명에서 31,700명으로 34% 증가했다.

제약회사의 생산직들은 어떤 특성을 갖는가를 살펴보자. 소위 화이트칼라와 달리 블루칼라로 대변되는 생산직은 사무직과는 다른 특성들이 있다.

첫째, 사무직은 처음 취업을 하고 난 이후에도 타 기업, 그리고 심지어 동종이 아닌 다른 산업의 기업으로도 이동이 수월한 편이지만 생산직은 그렇지 않다. 생산직은 특성 상, 고정된 작업장, 설비에 국한하여 숙련도를 쌓아 올리며 근무하게 된다.

따라서 개인이 확보한 회사 특유의 기술(Firm-specific Skill)은 오히려 전직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최근의 제약회사의 생산직 고용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이에 반해 침몰하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의 생산직으로 종사하고 있다면 함께 가라 앉을 수밖에 없다. 최근의 해운업 현장직을 보라.

둘째, 생산직은 이직을 하게 되면, 새로 숙련도를 쌓아 올려야 하므로 기존의 숙련도를 인정받지 못하고 낮은 호봉에서, 혹은 최초의 호봉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몸값을 올리며 전략적으로 이직하기도 하는 사무직과는 크게 다른 입장이다.

셋째, 생산직은 그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입사하는 일이 잦아, 공장의 지역적 위치(Location) 상 근무지 자체를 쉽게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제약회사의 공장이 지역사회의 고용을 창출하며 존재하기 때문에 대개 지역사회의 주민이나 관공서 자체가 기업에 있어서는 주요 이해관계자가 된다. 사업장으로서 한번 터를 잡게 되면, 공장 이전이나 폐쇄, 축소가 용이하지 않은 이유이다.

넷째, 한국기업에서 생산직은 사무직과 생산직의 직급체계를 이원화하는 경우가 많으나 제약산업은 동일한 직급체계를 쓰는 곳이 많다. 즉, 표준화된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 등의 호칭을 사무직, 생산직 모두 그대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

생산직 인사제도 고민과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무분석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직무가 우리 회사에서 상대적 가치가 높은지, 그리고 다기능 생산직에 적합한지 명문화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형제' 공장 내에 과립, 타정, 코팅, 포장 등의 직무가 있다면, 전문성이나 기계적인 지식까지 필요한 과립과 타정 직무의 상대적 가치가 높다 할 것이다.

반면, 포장 등의 몇 공정은 상대적 가치가 낮은 바, 내부화할 수도 있지만, 아웃소싱하여 도급화 할 수도 있다. GMP의 엄격성에 따라 공장 자체는 표준화가 잘 되어 있으나 효율적 인력 운용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생산현장 특유의 인재 육성을 고안한다. 생산직에 있어서 초창기 3-5년은 고졸이나 대졸이나 처음부터 일을 배워야 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다만, 숙련도가 증가하면서 현장 업무 외적인 SOP작성 등 상세한 사무적인 일을 익혀야 한다.

일을 능숙하게 하려면 대졸자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현장 경험이 필요하고, 따라서 최초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직무들을 규정해 두고 다음 단계 직무들을 연계하여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했다. 대졸자라고 현장을 안 겪으면 몰라서 주눅들고 헤매게 된다. 팀 당 일정 규모 이상의 대졸 혹은 고졸 유망주를 두어 키워 내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하겠다.

셋째, 다기능공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예를 들어 주사제 공장이 1,2,3팀이 있다 하면 매일 상황을 보아 유연하게 인력들이 팀을 오가며 생산하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정마다 인력을 더 두어야 하므로 비효율이 발생한다.

넷째, ‘생산전문직군’으로의 트랙을 만들고 특정 직급 이후 개인에게 직군 선택 및 검증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고려한다. 이것은 다양한 학력보유자들이 섞여 일하는 현장에서의 직급, 승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된다.

예를 들어, 주임 직급에서 승진 시 ‘생산관리직군’으로 이동을 희망하는 자는 팀장과의 면담을 통해 직군 전환을 신청하도록 하고, 직원은 경력개발계획서에 역량 개발 노력 및 경력 목표를 작성하게끔 하는 것이다.

팀장은 추천서를 작성하되 관리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심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직군 전환 및 직무 조정을 한다. 혹은 그대로 ‘생산전문직군’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때는 직무가 루틴하고 안정적이지만 대신 급여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고, 특정 직급까지만 승진이 이루어진다. 아래 [그림 1]은 그 예이다.

[그림 1] ‘생산전문직군의 직급과 호칭 차별화

 

한편 공용으로 사용하던 직급이 트랙에 따라 이원화됨에 따라 수행 가능한 직무를 세분화하여 매칭할 수도 있다. 아래 [그림 2]는 생산팀의 예이며, 현장의 다양한 팀이나 공정에서 적용할 수 있다.

[그림 2] 경력개발의 차별화


다섯째, 보상체계는 인건비에 대한 관리 용이성을 고려하여 직급별 상한선을 둔다. 직급별 최고값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직급 내 장기체류자에 대한 지속적인 임금 상승 부담이 큰 회사들이 많은 바,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 3]과 같다.

[그림 3] 직군별 급여 상한선 차별화

여섯째, 생산직 평가에 있어 공통직군과 생산전문직군의 경우에는 평가등급을 3단계로 축소하여 평가자에게는 평가판단의 용이성을 부여하고, 피평가자에게는 평가결과 수용성을 제고한다. 생산직을 5단계까지 세분화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 또한 회사마다의 문화가 있어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FMASSOCIATES(에프엠어소시에이츠)와 약업신문이 공동으로 특별기획 한 “제약산업에서의 인적자원관리” 기고(총 6회)를 마친다. 시리즈를 통해 향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제약산업의 각 기업들에서 더욱 큰 경쟁력 확보와 고용창출이 이뤄 질 단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문의= info@fma-consulting.com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