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회계강화 움직임에 유럽제약사 당혹
CEO·CFO에 재무제표 정확성 보증토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8-13 07:06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주식이 거래 중인 유럽계 제약회사들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이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9일 보도했다.

새로운 법에 따라 미국시장에 상장된 외국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 재무책임자(CFO)들은 앞으로 자사 재무제표 내역의 정확성을 보증토록(vouch) 요구받는 상황에 직면케 될 전망이기 때문이라는 것.

CEO와 CFO가 이 같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최고 500만달러의 벌금과 20년형이라는 엄중한 문책을 받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뉴스'는 덧붙였다.

'블룸버그 뉴스'는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새 법안에 서명했음에도 불구, 미국에 진출해 있는 유럽의 대기업들은 아직까지 새 법의 정확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16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네덜란드계 ABN 앰로증권社와 스위스 네슬레社 정도만이 새 법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결정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들 14개 기업들 가운데는 제약기업인 노바티스社와 석유회사 브리티시 피트로리엄社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블룸버그 뉴스'는 밝혔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미국계 로펌 레이텀&왓킨스社의 주식전문 변호사 알렉스 코헨은 "증권감독위원회(SEC)가 이와는 별도로 이미 947개 미국기업들에 대해 14일까지 재무제표의 정확성을 보증하는 서류를 제출토록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코헨은 또 "기업측의 착오로 재무제표 내역을 수정발표할 경우 CEO와 CFO가 최근 1년 동안 수령한 상여금을 반납토록 하는 등의 보완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법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회계부정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성을 회복시켜 투자심리를 되돌리는데 목적을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계부정 스캔들은 제약업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머크社의 계열사 매출 부당계상, 임클론社의 내부자 거래, 엘란社의 분식회계 의혹 등이 속속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석유회사 로얄 더치·셀 그룹의 제네럴 카운슬러 롭 반 데르 블리스트는 "새 법이 외국기업들에까지 미국의 자국기업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뉴욕증시(NYSE)에 주식공개를 추진 중인 기업들은 좀 더 신중히 상장(上場) 여부를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이 같은 혼란은 아시아系 회사들에도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적잖은 혼란이 일자 SEC의 대변인 존 하이네는 "오는 29일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서도 일부 기업들은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社는 "미국법이 요구한다면 CEO와 CFO가 매년 재무제표 내역을 보증토록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노바티스社 미국 투자상담 사무소의 실케 젠트너도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측이 요구한다면 결국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블로그 유튜브 텔레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