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테크·로슈, 팽팽한 줄다리기 스타트 휘슬
잔여지분 인수제안 비토 불구 재오퍼 관측에 무게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8-14 10:42   수정 2008.08.19 07:17

제넨테크社는 자사의 이사회 산하 특별위원회가 신중한 검토 끝에 전원일치로 로슈社의 제안을 거부키로 결정했음을 13일 공개했다.

찰스 A. 샌더스 특위 위원장은 이날 “특위 구성원들이 회사의 재무구조가 튼실하고 R&D 역량도 탁월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주주들의 이익향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분 보유구조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제넨테크가 로슈측과 성공적인 상호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로슈측은 미보유 제넨테크 지분 44%를 한 주당 89.0달러‧총 437억 달러의 조건으로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지난달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날 제넨테크측은 “특위가 로슈측 제안금액이 우리 회사를 지나치게(substantially) 평가절하한 수준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제넨테크측은 자사의 가치를 적절한 수준으로 재평가한 오퍼가 다시금 들어올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제넨테크측이 이번에 밝힌 비토 의사가 완전한 거부의 뜻을 표현한 것이라기보다 사실상 몸값 올리기를 시도하기 위한 전술의 일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팽팽한 수읽기 줄다리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스타트 휘슬에 다름아니라는 것.

한 애널리스트는 “제넨테크측이 밝힌 거부의사가 상당정도 예견되었던 일”이라며 “로슈측도 상향조정된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고, 충분히 그 만한 자금력을 갖춘 제약기업”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다른 애널리스트는 “로슈측이 새로운 조건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도 전통적으로 M&A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들 기미를 보일 때면 전가의 보도처럼 제시되어 왔던  50% 이상의 파격적인 프리미엄을 얹어줄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추후 1~2개월 이내에 새로운 협상이 착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로슈측이 한 주당 104달러 정도의 수준으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다면 성공적인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관측에도 불구, 현재 로슈측은 지난달 제시했던 조건이 공정하고 합당한 수준의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제넨테크측은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인센티브 프로그램(employee retention program)이 내부 검토위원회의 승인을 얻었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톡옵션을 대신한 현금 보너스 지급과 퇴직수당 인상, 의료보험 적용범위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어 재직자들의 불안감과 동요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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