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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신약 수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LG화학이다. 2003년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로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받고 기술수출에 성공했으며, 2012년 출시한 당뇨신약 ‘제미글로’는 시장에서 효능과 차별점을 인정받고 해외 여러 나라에서 판매 중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1981년 세워진 럭키 유전공학사업부가 전신이다. 이후 1989년 안진제약을 인수합병해 럭키제약이 됐고 1991년 럭키 의약품사업부로 합병됐다. 1995년 LG화학의약품사업부를 거쳐 LGCI로, 2002년 LG생명과학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 2017년 현재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로 합병됐다.
LG화학은 20년전, 자체 후기임상과 개발로 FDA 문턱을 넘은 경험이 있다. 바로 팩티브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FDA가 품목허가를 승인한 해외 국가는 10개국에 불과해 LG화학의 첫 승인은 국내 제약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다만 기대만큼 상업적으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는 아쉼움도 있지만, LG화학은 당시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미국 신약 허가 승인에 이르는 전 분야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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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티브의 아쉬움은 제미글로가 해소했다. 제미글로는 ‘제미글립틴타르타르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국내 개발신약으로 인슐린 분비 작용을 방해하는 분해효소(DPP-4)를 저해해 혈당을 조절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LG화학은 200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한국, 인도 등 국내외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9년만인 2012년 대한민국 19호 신약 허가를 받았다.
제미글로는 DPP-4 효소에 대한 선택적 작용이 우수하고, 하루에 한번 복용하기 적합한 반감기와 함께 뇨배설과 간대사의 균형있는 약물소실 기전이 특징이다.
모든 제2형 당뇨 환자에게 식사유무에 관계없이 1일 1회 50mg 단일 용법으로 사용 가능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켰다는 게 회사 얘기다.
회사에 따르면 임상 3상시험에서 단독요법으로 52주까지 우수한 혈당강하 효능을 보였을 뿐 아니라, 빠르고 강력한 혈당강하 효능과 췌장 베타세포 기능개선 효능 등을 나타냈다.
LG화학이 개발한 제미글로 기반 제품은 총 4개로, 제미글로, 제미메트(2013년 허가, 메트포르민 복합제), 제미로우(2017년 허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제미다파(2022년 허가, 다파글리플로진 복합제)가 있다.
제미글로 제품군은 2019년 국산신약 최초로 1000억원 연매출을 달성했으며, 2020년 1190억원, 2021년 1350억원, 2022년 1430억원, 2023년 1440억원으로 지속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유비스트 원외처방 매출 기준)
특히 2023년에는 DPP-4 저해제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기록, 외산약들을 제치고 국내 최고 당뇨약으로 올라섰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LG화학은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2017년 태국 진출을 시작으로 2019년 필리핀, 멕시코, 2023년 페루 시장 문을 두드렸다.
LG화학의 제미글로 해외사업 전략은 동남아, 중남미 등 이머징마켓 내 타깃 시장만을 집중 공략하는 니치(niche) 전략으로, 올해 200억원 이상의 수출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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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글로 제품군의 주요 수출 지역은 태국으로, LG화학은 태국시장 성공적 진출 요인으로 태국 판매법인을 통한 직접판매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LG화학은 태국법인 내 의약품 영업마케팅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태국시장에서 제미글로 점유율이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기존 제미글로 수출 국가에 신규 복합제 제미다파를 추가 선보일 계획이며, 기존 4개국에 이어 브라질,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으로 해외 진출 국가를 지속 확장해 나갈 전략이다.
올 초에는 또 다른 소식이 전해졌다. LG화학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첫 기술수출의 주인공이 된 것. 먹는 유전성 희귀비만증 치료제 개발권을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에 약 4000억원 규모로 판매한 것인데, 1981년부터 신약 연구를 시작한 LG화학이 4000억원 규모가 넘는 기술수출 성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의 글로벌 개발·판매권을 이전하는 내용의 3억500만달러(약 4014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이 조건 없이 확보한 선급금은 1억달러다. 계약 성사 직후 4000만 달러는 현금으로, 2000만달러는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리듬파마 주식으로 받는다. 나머지 선급금 4000만달러는 1년6개월 뒤 추가 로 받는다. LB54640이 시판 허가를 받을 때까지 단계별로 2억500만달러를 더 받는다. 매출의 일정 비율도 로열티로 받을 수 있다.
희귀비만증은 포만감 신호를 주는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유전자 등의 변이 탓에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어릴 때 증상이 시작되는데, 비만이 점차 심해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LB54640은 MC4R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도록 돕는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했다. 임상 1상에서 매일 한 번 28일간 복용해 최대 3% 체중이 줄어드는 등 신약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FDA은 이 물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현재 상용화된 희귀비만증 치료제는 주사제인 임시브리 밖에 없다. LB54640은 같은 계열의 세계 첫 먹는 약이다. 임시브리로 희귀비만약 시장 선도 기업이 된 리듬파마가 LB54640 개발에 나서면서 상용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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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비만증 치료제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는 지난해 기준 7000만 달러(약 900억원) 수준이던 희귀비만증 시장이 올해 1억2300만 달러, 2025년 2억700만 달러로 매년 급성장해 2030년에는 11억52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처음으로 조 단위 매출을 달성했다. LG화학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과학본부 매출액은 1조183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이다.
올해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 회사는 향후 당뇨 치료제, 성장호르몬, 신장암 치료제 등 주요 제품의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내 시장 선도 제품의 지속적인 성장과 해외 출시 제품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1조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게 회사 계획이다.
LG화학은 변함없이 신약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현재 3개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통풍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는 3상 환자 등록을 완료하고,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는 사용 범위 확대를 위한 병용 임상 3상 중인데 곧 결과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경부암 치료제 ‘파이클라투주맙’은 임상 3상에 진입해 환자 투여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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