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멀티버스] 우리 대표님이 ‘리센느’를 모르면 안 되는 이유
씨드·시리즈 투자부터 기술이전까지…기회 오기 전부터 시장과 접점 쌓아야
"파도는 예고 없이 온다. 준비된 바이오텍만 투자와 기술이전 기회 잡는다"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31 06:00   수정 2026.07.31 06:01
(왼쪽부터)아이돌 리센느 원이, 미나미.©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바다에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데뷔한 신인 아이돌에게는 출발부터 바람이 분다. 막대한 자본과 방송·미디어 네트워크가 돛을 밀어준다. 반면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한 아티스트의 바다는 고요하다. 무대도, 노출도, 대중의 시선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아쉽게도 글로벌 바이오 산업에서 한국 바이오텍은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한 아티스트에 가깝다.

대기업이 내놓은 신약 후보물질이나 세계적인 석학이 창업해 든든한 후광을 얻은 바이오텍에는 설립 초기부터 투자자들이 돈을 들고 줄을 선다. 언론과 시장도 빠르게 반응한다. 기술 수준과 개발 단계가 비슷해도 누가, 어디에서 만들었는지에 따라 첫 평가와 기업가치, 향후 성공 확률까지 달라진다.

반면 대기업이나 유명 석학의 후광이 없는 바이오텍은 기술이 좋아도, 연구 결과가 뛰어나도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내가 어느 대학 교수이고, 논문을 몇 편 썼다”는 이력도 시장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결국 시장의 관심을 얻고 투자자의 검토 테이블에 오르는 것 자체가 첫 번째 관문이다.

최근 걸그룹 리센느(RESCENE)가 열풍에 가까운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대 기획사가 막대한 자본으로 밀어 올린 팀이 아니라,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해 끊임없이 음악과 무대, 특히 수천편의 콘텐츠를 쌓아 올린 끝에 음원차트 1위까지 오른 과정에 대중이 반응한 것이다.

처음부터 바람을 등에 업은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불 때까지 쉼 없이 노를 저었고, 마침내 정상에 닿았다. 그 서사가 사람을, 시장을 움직였다.

바이오텍도 죽어라 노를 저어야 한다. 우리 대표님이 리센느의 성공 스토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바이오텍이 젓는 노의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동물실험과 임상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증명하고, 경쟁 기술과의 차이를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연구실에서 데이터만 쌓는다고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를 확보했다면, 국내외 학회, 투자 포럼, 기업설명회, 언론 홍보를 통해 기술의 존재와 가치를 리센느처럼 집요하게 반복해서 알려야 한다. 실제로 본인조차 언제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학회 발표나 인터뷰 기사 하나를 계기로 기술 거래가 시작됐다는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좋은 기술이면 투자자가 알아보고 빅파마가 먼저 찾아온다”는 믿음은 낭만에 가깝다. 투자자와 빅파마는 세상의 모든 기술을 알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기술은 검토 대상에도 오르지 못한다. 좋은 데이터가 있어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그 가치는 시장에 전달되지 않는다.

씨드와 시리즈 투자 유치도, 대형 기술이전도 같은 궤적을 그린다.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특정 타깃이나 모달리티가 주목받는 순간, 준비된 기업은 즉시 데이터와 사업 전략을 꺼내 든다. 반면 노를 놓고 있던 기업은 파도가 왔다는 사실조차 뒤늦게 알아차린다.

바람은 통제할 수 없다. 투자시장의 온도도, 빅파마의 선택도 마음대로 만들 수 없다. 그러나 노를 젓는 일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물이 들어온 뒤에야 노를 젓기 시작해서는 늦다. 바이오텍은 바람이 불지 않을 때부터, 아직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부터 죽어라 노를 저어야 한다.

오늘 우리 회사 대표님과 임원들에게 가볍게 리센느 이야기를 꺼내보면 어떨까. “내가 대표인데 리센느를 안다?” 그렇다면 성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을지도 모른다.

[바이오 멀티버스]는 제약바이오 이슈를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하고, 일상 속 비유로 쉽게 풀어낸 칼럼입니다.©ChatGPT(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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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개
  • 게시판 댓글 아이콘
    부탁함   2026.07.31 17:47
    제발 지상파에서 활동 하지 마세요

    춘주맨이 진행하던 예능에 출연해서

    원이의 에드리브로 통과함

    원이님이 아니면
    사투리가
    ㅇㅂ라고
    인증시키는 것이 지상파 입니다..

  • 게시판 댓글 아이콘
    RECENE ZZANG   2026.07.31 16:03
    노를 저을수록 수렁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죠. 아예 노를 저을 생각도 할 수 없구요. 자본이란 게 그렇습니다. 될성부를 떡잎에 물을 주는 건 당연한 자본의 이치죠. 리센느는 이른바 운이 좋은 경우였습니다. 유튜브에 나온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갸루가 기폭제가 됐죠. 그러나 영세한 제약바이오기업은 미나미가 쏘아 올린 공, 그 공 조차 살 돈이 없으며 누구도 공을 사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권 기자님 기사에 “좋은 기술이면 투자자가 알아보고 빅파마가 먼저 찾아온다”는 믿음은 낭만에 가깝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리센느는 이제 낭만이 됐으니 노를 저은 끝에 성공했다는 신데렐라 신화가 적용되지만 정작 이곳에는 낭만은 없습니다. 노를 젓다가 지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합니다. 신화까지는 아니어도 서사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성공적 서사는 그닥 목격되지 않네요. ps> 전직 제약바이오 선배기자의 하릴없는 노젓는 소리였습니다. 권 기자님 기사는 잘 보고 있다는 점 알아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