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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함께 배뇨장애 치료에서도 바이오 기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갑작스러운 요의를 참기 어려운 과민성방광부터 요실금, 소변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는 저활동성 방광까지 배뇨 기능 저하는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문제다.
노화가 배뇨장애의 단일 원인은 아니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방광과 요도의 조직 구조와 신경조절 기능이 달라진다. 여성에서는 에스트로겐 감소, 남성에서는 전립선비대에 따른 방광출구폐색이 영향을 준다. 당뇨병과 신경계 질환, 복용 약물도 배뇨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요실금과 과민성방광 유병률도 연령과 함께 높아진다.
치료는 행동요법과 골반저근운동, 항무스카린제와 β3 아드레날린 수용체 작용제 등 약물치료, 보툴리눔 톡신 주입, 신경조절술 등을 환자의 증상과 선호, 부작용 위험에 맞춰 선택하거나 병용한다. 문제는 약물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이어가기 어려운 환자다. 저활동성 방광처럼 근본적인 약물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영역도 남아 있다.
유전자·세포치료제는 이 치료 공백을 겨냥한다. 기존 치료 상당수가 증상 조절에 집중했다면 차세대 바이오 신약은 방광 평활근의 흥분성을 유전자 수준에서 조절하고, 손상된 요도괄약근과 방광 조직의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한다.
보툴리눔 톡신, 배뇨장애 바이오의약품 대표 상용화 사례
배뇨장애 영역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실제 치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사례는 애브비의 ‘보톡스(BOTOX, onabotulinumtoxinA)’다.
보톡스의 주성분인 오나보툴리눔톡신A는 보툴리눔 톡신 A형이다. 방광 배뇨근에 주입하면 신경말단의 아세틸콜린 방출을 억제해 과도한 배뇨근 수축을 줄인다. 미국에서는 항콜린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성인 과민성방광 환자와 신경학적 질환에 동반된 배뇨근 과활동성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 임상시험에는 총 1105명이 참여했다. 보톡스 100단위 또는 위약을 배뇨근에 주입한 결과, 두 주요 임상시험 모두 12주 시점에서 보톡스군의 일일 요실금 발생 횟수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줄었다.
한 임상에서는 하루 요실금 횟수가 기저치 5.5회에서 평균 2.5회 감소했다. 위약군은 0.9회 감소했다. 다른 임상에서는 각각 3.0회와 1.1회 줄었다. 재투여 기준 효과 지속기간 중앙값은 약 19~24주였다.
다만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만큼 요폐와 요로감염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이상반응 관리가 중요하다. 보톡스는 바이오의약품으로 방광 기능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지만 반복 투여와 부작용 관리 부담이 남는다.
유전자로 방광 평활근 흥분성 조절…URO-902, 2a상서 가능성 확인
방광 평활근의 이온통로를 직접 조절하는 유전자치료도 개발됐다. 유로반트 사이언스가 임상 개발한 ‘URO-902’는 대표적인 사례다. URO-902는 대전도성 칼슘활성화 칼륨채널(BK·Maxi-K)의 α소단위를 암호화하는 인간 유전자를 플라스미드 벡터에 담은 비바이러스성 유전자치료제다.
방광 평활근에서 Maxi-K 채널 발현을 높이면 세포막의 칼륨 흐름이 증가해 평활근의 과도한 흥분성이 낮아진다. 수용체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기존 약물과 달리 방광 평활근의 전기적 흥분성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40~79세 과민성방광·절박성 요실금 여성 80명을 무작위 배정한 2a상에서는 이 가운데 74명이 실제 치료를 받았다. 환자들은 URO-902 24mg, 48mg 또는 위약을 방광 배뇨근에 1회 투여받았다.
12주 시점 하루 배뇨 횟수는 24mg군과 48mg군에서 각각 2.3회, 2.4회 감소했다. 위약군은 0.8회 줄었다. 48mg군에서는 하루 절박뇨 횟수도 3.4회 감소해 위약군 1.1회보다 감소폭이 컸다. 환자 전반적 변화평가(PGI-C) 반응률은 48mg군 58%, 위약군 31%였다.
그러나 이 임상 결과가 후속 개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스미토모파마는 2023년 URO-902의 과민성방광 자체 개발을 중단하고 기술이전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2a상 결과는 2025년 국제학술지에 정식 게재됐지만, 2026년 현재 후기 임상 진입은 확인되지 않았다.
URO-902 사례는 초기 임상 효능만으로 후기 개발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발비와 투여 편의성, 기존 경구제·보툴리눔 톡신 대비 차별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요도괄약근 기능 회복 겨냥…일타미오셀, 수술 후 재발 환자 3상 추적
세포치료는 요실금 치료를 증상 억제에서 조직 기능 회복으로 넓히는 접근이다.
미국 쿡마이오사이트(Cook MyoSite)가 개발하는 ‘일타미오셀(iltamiocel, AMDC-USR)’은 환자 자신의 근육에서 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뒤 요도괄약근에 다시 주입하는 자가 근육유래 세포치료제다. 약화된 요도괄약근 기능을 회복해 여성 복압성 요실금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여성 복압성 요실금 환자 311명이 참여한 무작위 임상에서 12개월째 요실금 발생 횟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일타미오셀군 52%, 위약군 53.6%였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1차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이전에 복압성 요실금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치료 신호가 나타났다. 선행 임상에서는 요실금 발생 횟수가 75% 이상 감소한 비율이 일타미오셀군 40%, 위약군 16%였다. 이후 두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의 수술 경험 환자 92명을 통합 분석한 결과에서도 12개월째 75% 이상 감소율은 각각 44.3%, 16.1%로 차이가 확인됐다.
쿡마이오사이트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 대상을 수술 후에도 지속되거나 재발한 복압성 요실금 환자로 좁혔다. 96명을 목표로 한 3상 ‘CELLEBRATE’는 환자 등록을 마쳤으며 현재 추적관찰 단계다. 미국 FDA는 일타미오셀의 여성 복압성 요실금 적응증에 재생의학첨단치료제(RMAT) 지정을 부여했다.
선행 임상에서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군의 치료 신호를 확인한 뒤 해당 환자군에 후기 개발을 집중한 사례다. 바이오 신약 개발에서 환자선별이 임상 성패를 가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미래셀바이오, 줄기세포로 손상된 방광 조직 회복 도전
국내에서도 배뇨장애를 겨냥한 세포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셀바이오의 ‘MR-MC-01’은 인간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동종 세포치료제다.
먼저 간질성방광염 환자에서 임상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5년 발표된 1/2a상에는 허너병변을 동반한 간질성방광염 환자 22명이 참여했다. 1상 6명에서는 최대 5000만개의 세포를 투여했고 용량제한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2a상에서는 12명이 MR-MC-01, 4명이 위약을 투여받았다. 치료군에서 간질성방광염 증상점수와 통증·절박뇨·빈뇨 관련 지표가 기저치 대비 감소했다. 다만 주요 증상점수의 군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야간배뇨 횟수는 3개월과 6개월 시점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다. 방광경 검사에서는 치료군 12명 가운데 8명에서 허너병변 크기가 줄거나 병변이 사라졌다.
대조군이 4명에 불과한 초기 탐색 임상인 만큼 치료 효과를 확증하기에는 이르다. 더 큰 규모의 무작위 임상에서 효과 크기와 지속성을 확인해야 한다.
미래셀바이오는 MR-MC-01의 적용 범위를 저활동성 방광으로 넓히고 있다. 저활동성 방광은 느린 요속과 배뇨지연, 복압배뇨, 불완전 배뇨감 등을 특징으로 하는 증상군이다. 배뇨근 수축력이 떨어지는 배뇨근 저활동성은 주요 병태 가운데 하나다. 노화와 당뇨병성 신경병증, 신경계 이상, 장기간의 방광출구폐색 등이 관련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근본적인 약물치료 선택지가 제한돼 일부 환자는 도뇨나 배뇨 보조 치료에 의존한다.
MR-MC-01은 국내에서 저활동성 방광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최대내약용량, 탐색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1/2a상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과민성방광처럼 방광 수축이 지나친 질환이 아니라 배뇨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세포치료로 기능 회복을 시도한다는 점이 다르다.
재생의학 분야 석학인 앤서니 아탈라 웨이크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 소장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Aging Cell’에 게재된 ‘Replacement-Based Ageing Interventions for Systemic Rejuvenation’ 발표를 통해 “대체(replacement)는 노화에 대응하는 가장 유망한 해법 가운데 하나"라며 "실제로 요실금 환자의 요도괄약근에 세포를 주입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재생의학은 노화로 약해진 조직과 장기의 기능을 회복해 치료 선택지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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