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의약품 한해 320억弗 상당 유통
10개당 1개 꼴 효과없는 "무늬만 의약품"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6-29 17:20   수정 2004.07.02 12:07
전 세계가 넘쳐나는 무늬만 의약품인 가짜약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위치한 저개발국가의 어린이들이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의 보건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의약품 10개당 1개 꼴로 이른바 "짝퉁"(fake) 제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런 효과도 없는 "무늬만 의약품"인 가짜약들이 한해 320억 달러(260억 유로) 상당이나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추정.

심지어 전문가들은 저개발국들의 경우 유통 중인 전체 의약품 가운데 4분의 1 가량을 가짜 의약품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992년에는 방글라데시의 어린이 233명이 파라세타몰 시럽을 삼킨 뒤 사망한 바 있다. 이 시럽에는 헤로인이 함유되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보다 2년 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109명의 어린이들이 유사한 케이스로 사망했다.

아프리카 중부에 소재한 니제르에서는 뇌막염이 창궐하던 지난 1995년 인접한 나이지리아로부터 수입된 백신을 접종받았던 어린이들 2,500여명이 안타깝게도 생을 접어야 했다. 나중에 이 제품은 가짜인 것으로 판명났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는 품질이 확보된 충분한 양의 백신이 공급될 경우 매년 말라리아로 인해 사망하는 어린이 20만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HO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유통되는 전체 의약품의 38%가 아무런 유효성분도 함유하지 않은 가짜"라고 밝히고 있다. 또 중국, 나이지리아, 舊 소련권 일부 국가들이 가짜 의약품 생산의 온상으로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프랑스 의사로 가짜 의약품 퇴치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브 쥘레 박사는 "가짜 의약품을 만드는 것은 마약을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지역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문제의 국가들로 꼽히고 있는데, 유럽연합(EU) 회원국의 확대로 가짜 의약품들이 국경을 넘나들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한편 선진국가들의 경우 바코드 시스템과 전자칩 부착방식 등을 도입해 환자들이 가짜 의약품들로 인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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